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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전망] 재무장 시대의 승자 조건…동맹 산업 진화한 한국 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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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전망] 재무장 시대의 승자 조건…동맹 산업 진화한 한국 방산

무기 판매에서 체계·유지·공동개발로 확장
한국 방산, 공급자에서 핵심 전력으로 이동
한화 필리조선소는 5개의 건조 시설(드라이 도크)을 갖추고 있다. 사진=한화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한화 필리조선소는 5개의 건조 시설(드라이 도크)을 갖추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2026년 방위산업과 조선업은 각각의 호황을 넘어 상호 연계되는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글로벌 재무장과 해양 안보 강화가 동시에 진행되며, 방산과 조선은 수요와 생산, 수출 구조 전반에서 서로를 끌어올리는 국면에 들어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방산 조달 환경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단순 무기 구매보다 장기 공급 계약과 유지·보수, 탄약 보충, 성능 개량까지 포함하는 체계 중심 계약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은 납기 이행 능력과 실전 운용 경험을 중시하며, 공급국의 산업 안정성과 정치적 신뢰까지 평가 기준에 포함하고 있다. 이는 기술력뿐 아니라 계약 이행 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구조로 시장이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변화는 한국 방산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 단기간 내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이미 실전 배치 경험을 통해 성능을 검증받은 무기체계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동맹국이라는 정치적 신뢰 요소가 더해지며 방산 수출 경쟁에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업별로 보면 올해 전략 변화가 보다 분명해질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상 무기와 항공 엔진, 탄약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수출 구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 장비 공급에서 벗어나 현지 생산과 후속 지원을 포함하는 계약 방식이 2026년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LIG넥스원은 미사일과 레이더, 전자전 분야에서 기술 고도화를 이어가며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성능 개량과 체계 통합 능력은 올해 방산 시장에서 중요성이 커지는 요소로, 장기 계약 중심 구조와 맞물려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한화시스템은 전투체계와 지휘통제시스템(C4I), 우주 방산 분야를 중심으로 방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방산 시장에서는 개별 무기 성능보다 통합 운용 능력과 상호운용성이 핵심 평가 요소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는 방산 기업들의 기술 경쟁 구도를 재편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 하나 주목할 키워드는 ‘지속성’이다. 방산 계약은 단발성 수주로 끝나지 않고 수십 년간 유지·보수와 성능 개량으로 이어진다. 올해 체결되는 계약의 구조와 조건이 향후 수익성과 기술 축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방산 기업들은 수주 규모보다 계약의 질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방위산업과 맞물린 조선업의 움직임 역시 2026년 산업 환경을 읽는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국내 조선사들은 해외 거점을 확대하고 생산 능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구조적 호황에 대응한다는 청사진도 공개되고 있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조선사의 미국 투자와 진출로 유지·보수·정비(MRO)를 비롯한 선박 관련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며 “2026년 국내 조선사들은 약 1100만CGT를 건조하고, 생산 능력에 맞춰 1100만~1200만CGT 수준을 수주하며 약 3.5년치 일감을 유지하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방위산업은 납기, 신뢰, 장기 협력 경험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한국 방산 기업들은 이 변화의 시험대에 서 있다. 올해는 한국 방산이 단순한 수출 산업을 넘어 글로벌 방산 공급망에서 지속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