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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니케이지수, 5만4000 돌파…다카이치 70% 지지율로 2월 조기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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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니케이지수, 5만4000 돌파…다카이치 70% 지지율로 2월 조기총선

취임 후 10% 급등했지만 엔화 약세로 달러 투자자 수익 절반만
미 국채 1조1500억 달러 보유 세계 1위…자국 채권으로 이동 조짐
도쿄 증권 거래소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쿄 증권 거래소 로고. 사진=로이터
일본 주식시장이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리 취임 이후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배런스는 14(현지시각) 니케이225 지수가 54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신기록을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후 니케이 지수는 10% 이상 올랐다. 그러나 엔화 약세 탓에 미국 투자자들의 실제 수익률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70% 지지율 바탕 조기 총선 추진


다카이치 총리는 70% 안팎 지지율을 발판 삼아 2월 조기 총선 카드를 꺼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10일 다카이치 총리가 오는 23일 개회하는 정기국회 초반에 중의원을 해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민주당(자민당) 사무총장 스즈키 슌이치는 오는 19일 구체적인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자민당은 현재 중의원에서 일본유신회와 연정으로 233석을 확보해 간신히 과반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참의원에서는 야당이 주도권을 쥔 여소야대 구조다. 다카이치 총리로서는 높은 지지율을 활용해 중의원과 참의원 양쪽 모두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자민당 내부 조사에서는 단독으로 260석 이상 확보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조기에 국민 신임을 묻는 승부수를 던져 정권 기반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중일 갈등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선거 승리로 구심력을 높여 중국에 대응할 필요성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엔화 약세가 수익률 반토막


다만 일본 증시 호황에도 불구, 미국 투자자들의 실질 수익률은 엔화 약세로 크게 축소됐다. 배런스에 따르면, 지난해 222일 니케이 지수가 1999년 최고치를 회복한 이후 이번 주까지 약 40%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를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순수익은 약 20%로 절반 수준이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 수익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엔화는 미국 달러 대비 역대 최저 수준 근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본 정부채권(JGB) 수익률도 1990년대 후반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엔화는 글로벌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핵심 통화다. 투자자들은 일본에서 거의 제로 금리로 자금을 빌려 미국 주식, 귀금속, 디지털 화폐 등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를 활용한다.

이 캐리 트레이드는 글로벌 주식 시장 상승을 견인했지만, 동시에 변동성도 키웠다. 일본 재무성이 엔화 급락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수조 엔 규모로 개입하면서 시장이 출렁이기도 했다.

미 국채 최대 보유국, 자국 채권으로 이동 조짐


일본은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다. 중앙은행과 연기금, 투자회사를 통해 약 11500억 달러(1686조 원)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보유액은 약 7270억 달러(1065조 원)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그러나 일본 자국 채권 시장이 점점 매력을 더하고 있다. 경제 성장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개선되고,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시그널과 물가 상승 압력으로 국채 수익률이 불과 몇 년 전보다 훨씬 높아졌기 때문이다.

인구의 3분의 1 가까이가 은퇴 연령에 있거나 가까워지면서 안정 투자 수익을 찾는 수요도 늘고 있다.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에서 자국 채권으로 자금을 이동한다면 미국 국채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80년대 버블 교훈 주목


일본은 1980년대 후반 세계에서 가장 역동하고 경쟁력 있는 경제로 평가받았다.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일본 기업들은 규모와 역량 면에서 미국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소비재와 산업 전자 부문에서 일본의 기술력은 독보적이었다.

그러나 정책 오류와 환율 변동, 일본은행의 긴축 정책이 '잃어버린 10'을 초래했다. 당시 세계 2위 경제 대국이었던 일본은 장기 침체에 빠졌고, 이제야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배런스는 "일본의 회복 스토리는 훌륭하지만, 미국 정책 입안자들은 일본의 쇠퇴에서 더 많은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에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부채와 재정 적자로 '경제를 뜨겁게 운영'하려 하며, 정부 지원 기관을 통해 주택시장을 부양하려 한다는 점에서다.

배런스는 "미국 경제 규모나 체질이 일본과 다르고, 일본식 장기 침체가 미국에서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그럼에도 일본 경제가 지금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