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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넥쏘, 미 수소차 시장서 '고전'…지난해 단 5대 판매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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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넥쏘, 미 수소차 시장서 '고전'…지난해 단 5대 판매 그쳐

인프라 부족·고가 정책에 판매량 95% 폭락… 수소경제 '빨간불’
하이브리드차, 역대 최고 실적 기록하며 시장 대세로 안착
차세대 넥쏘·HTWO 그리드로 인프라 정면 돌파… 시장 반전 노려
현대자동차의 수소 SUV '넥쏘(Nexo)'가 미국에서 2025년 판매 5대로 최악의 인기 모델로 전락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의 수소 SUV '넥쏘(Nexo)'가 미국에서 2025년 판매 5대로 최악의 인기 모델로 전락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차(FCEV) '넥쏘(Nexo)'가 단 5대 판매되는 데 그치며 최악의 성적표를 거뒀다.

USA 투데이가 지난 23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현대차의 혁신 기술이 집약된 넥쏘는 부족한 충전소와 높은 가격 문턱을 넘지 못하고 미국 내 최저 판매 모델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연간 판매량 95% 폭락… 캘리포니아에 갇힌 수소차의 한계


현대자동차가 발표한 2025년 미국 판매 실적을 보면 엘란트라(14만 8200대), 투싼(23만 4230대), 싼타페(14만 2404대) 등 주력 모델들이 전년 대비 고른 성장세를 보인 것과 달리 넥쏘의 부진은 두드러졌다.

넥쏘는 지난 2024년 94대가 팔렸으나, 지난해에는 판매량이 95% 급감하며 사실상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이러한 부진의 일차적인 원인으로는 극도로 제한된 판매 지역이 꼽힌다. 켈리 블루 북(Kelley Blue Book) 자료를 보면 넥쏘는 토요타 미라이(Mirai)와 마찬가지로 수소 충전 인프라가 갖춰진 캘리포니아주에서만 한정 판매되고 있다.

단일 주에서만 판매된다는 한계가 있으나, 전년 대비 판매량이 10분의 1 수준으로 토막 난 점은 단순한 지역 제한 이상의 원인이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6만 달러 넘는 고가와 충전 난항… 소비자 외면 불러


자동차 업계에서는 넥쏘가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로 경제성과 편의성 부족을 지목하고 있다. 넥쏘의 기본 가격은 약 6만 3000달러(약 91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이는 현대차의 인기 중형 SUV인 싼타페 가솔린 모델의 최상위 트림 '캘리그래피' 가격인 4만 7600달러(약 6900만 원)보다 2000만 원 이상 비싼 수준이다.
가격은 높은 반면 연료 공급은 훨씬 어렵다. 캘리포니아 내에서도 수소 충전소는 여전히 희귀하며, 최근 일부 충전소가 운영을 중단하거나 수소 가격이 급등하는 등 유지 관리 환경도 악화됐다.

자동차 전문 매체 카바즈(CarBuzz)는 "전기차 세제 혜택 축소와 차량 가격 상승으로 전기차 시장조차 주춤한 상황에서, 충전 인프라가 훨씬 열악한 수소차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소차 지고 하이브리드 뜨고… 자동차 시장 재편 가속


수소차의 부진은 현대차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쟁 모델인 토요타 미라이 역시 지난해 미국에서 210대 판매에 그치며 전년(499대) 대비 57.8%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가교역할을 하는 하이브리드차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으며, 포드 또한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년 대비 21.7% 증가한 22만 8072대 판매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소비자들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수소차라는 '모험' 대신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하이브리드를 선택하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신형 넥쏘와 'HTWO 그리드'로 수소 생태계 정면 돌파


현대차는 이러한 판매 부진을 씻어내기 위해 올 상반기 7년 만의 풀체인지 모델인 '올 뉴 넥쏘(가칭)'를 전격 공개하며 수소차 리더십 탈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차세대 수소 SUV 콘셉트인 '이니시움(INITIUM)'을 기반으로 한 신형 모델은 주행거리를 650km 이상으로 대폭 늘리고 모터 출력을 201마력까지 끌어올려 주행 성능과 실용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단순한 차량 보급을 넘어 현대차는 수소 생산부터 충전, 활용까지 전 주기를 통합 관리하는 'HTWO 그리드(Grid)' 솔루션을 가동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동식 수소 충전소 도입과 폐기물 활용 수소 생산 기술을 통해 인프라 제약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승용차뿐 아니라 수소 트럭·버스 등 상용차 시장의 규모를 키워 인프라 수익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수소차 시장의 대중화를 견인하려는 현대차의 '수소 생태계 통합 전략'이 향후 시장 반전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