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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차기 연준 의장에 워시 지명…기준금리, 2.5%까지 인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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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차기 연준 의장에 워시 지명…기준금리, 2.5%까지 인하 가능성

대차대조표 6조6000억 달러 축소·민간은행 규제 완화 천명…은 가격 30% 급락
AI 생산성 혁명으로 저물가 성장 기대…반도체·방위산업 집중투자 유효
케빈 워시 연준 의장 후보 지명 직후 금과 은,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시장 재편 조짐이 뚜렷하다. 사진=EPA/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케빈 워시 연준 의장 후보 지명 직후 금과 은,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시장 재편 조짐이 뚜렷하다. 사진=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케빈 워시(Kevin Warsh)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면서 향후 2년간 미국 금융시장에서 대규모 금리 인하와 함께 생산성이 주도하는 저물가 성장이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워시 지명 직후 금과 은,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시장 재편 조짐이 뚜렷하다.

CNBC와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30일 워시가 오는 5월 제롬 파월 현 의장의 임기 만료와 함께 연준 의장직을 승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워시는 지난해 1116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연준의 비대한 대차대조표 축소, 은행 규제 완화, 인공지능(AI) 생산성 향상을 통한 저물가 정책을 골자로 하는 개혁안을 제시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워시 체제 출범으로 미국이 AI 경쟁에서 중국을 압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향후 2년간 정책금리가 현재 3.75%에서 2.5~2.75% 수준까지 100bp(베이시스포인트) 이상 인하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연준 개혁 4대 과제…대기업 위주 지원체제 전환


워시는 지난해 11WSJ 기고문 '연방준비제도의 망가진 리더십'에서 파월 체제 연준이 고물가를 초래한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그는 "물가가 오르는 이유는 경제가 너무 빠르게 성장하거나 노동자 임금이 너무 많이 오를 때가 아니라, 정부가 돈을 지나치게 많이 쓰고 화폐를 지나치게 많이 찍어낼 때"라고 지적했다.

워시가 제시한 4대 개혁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저성장과 고물가가 동시에 온다는 스태그플레이션 전망을 버려야 한다. 둘째, 연준이 보유한 자산 규모인 대차대조표를 대폭 줄여야 한다. 셋째, 은행 규제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넷째, 국제 금융규제 기준인 바젤 협약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재 6조6000억 달러(9628조 원) 수준인 연준 대차대조표를 상당 폭 축소하되, 그 과정에서 절감 비용을 가계와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낮은 금리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워시는 "월가의 대형 금융회사들은 너무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반면, 일반 서민과 중소기업들은 대출받기가 너무 어렵다""과거 금융위기 때 대기업을 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연준의 비대한 자산 규모는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워시는 또 2022년 말과 2023년 초 발생한 은행 예금 인출 사태가 연준의 규제 실패 탓이라며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소 은행들을 불리하게 만든 규칙을 개선해 실물경제로 자금이 더 잘 흐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하 전망에도 시장 반응 엇갈려

워시 지명 직후 금융시장 반응은 매파적 해석이 지배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명 발표 당일 은 가격은 30% 급락했고 금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국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시장은 워시의 대차대조표 축소 공약이 장기 국채 수익률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했다. 인베스코는 "워시 지명은 다소 매파적 선택으로 해석되며, 대차대조표 확대에 저항할 것으로 보여 달러 강세와 가파른 국채 수익률 곡선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증권가 일각에서는 이 같은 시장 반응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시 지명으로 미국이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금, , 암호화폐 같은 투기성 자산보다 AI 관련 산업 주식이 향후 2~6년간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I 생산성 혁명으로 저물가 성장 가능


시장 분석에 따르면 워시 체제에서 4가지 주요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첫째, 정책금리가 100bp 이상 인하될 수 있다. 현재 3.75%인 기준금리가 2.5~2.75% 수준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워시는 AI가 만드는 생산성 혁명으로 공급 능력이 커지면서 물가 상승 없이도 금리를 낮출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금리 인하 요구와 워시의 생산성 중시론이 결합될 경우 중립 금리 수준인 2%대 중반까지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둘째, 양적완화(QE) 대신 민간은행 규제가 완화될 수 있다. 워시는 연준이 직접 시장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가 시장을 왜곡한다고 비판해왔다. 대신 은행 자본 규제를 완화해 민간은행이 스스로 대출을 늘리고 국채를 매입하게 함으로써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금융권에서는 규제 완화로 은행의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이 확대될 경우 연준의 직접 자금 투입 없이도 시장 유동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셋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5%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민간은행이 규제 완화로 국채 매수 여력을 확보하고, AI로 인한 저물가 성장이 정착될 경우 10년물 금리가 3.5% 수준으로 안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책금리가 2.5%까지 떨어지면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크게 올릴 명분이 줄어든다. 다만 워시의 대차대조표 축소 의지가 강할 경우 일시적으로 장기 금리가 상승할 위험도 있어 시장은 단기 진통과 장기 안정 사이에서 변동성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넷째, 생산성 주도 저물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워시는 WSJ 기고문에서 "AI는 생산성을 높이고 미국 경쟁력을 강화하는 강력한 저물가 요인이 될 것"이라며 "생산성 개선은 실질 실수령 임금의 큰 증가로 이어져야 하고, 연간 생산성 성장률이 1%포인트만 높아져도 한 세대 안에 생활 수준은 두 배가 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AI 채택이 가속화될 경우 미국 생산성 성장이 개선되는 반면 임금 상승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수요 증가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기 어렵고, 양적완화가 없으면 원자재나 금, 암호화폐 가격의 급등도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AI 산업 성장에 필수적인 반도체 같은 원자재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대만 기술주 주목…선택과 집중 전략 필요


증권가에서는 향후 2년간 무차별적 유동성 확대와 전 자산군 가격 상승을 전제로 한 투자전략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1998~2000년 닷컴 버블보다는 1996~1998년 인터넷 확장기와 유사한 패턴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AI 산업 확대가 향후 2년간 미국 노동시장 과열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지속적인 수요 견인 물가 상승 압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강한 실적 성장, 금리 하락, 경제성장 가속화가 결합될 경우 향후 2년이 미국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AI 투자 시 매출 성장, 수익 성장, 미래 산업 내 경쟁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주요 투자 분야로 ▲반도체 ▲항공우주·방위산업 ▲AI 부문과 데이터센터 ▲바이오기술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항공우주·방위 부문은 미국 정부 정책과 지출 우선순위에 따라 변동성이 클 수 있어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향후 1~2년간 한국과 대만이 글로벌 기술 및 AI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한다. 다만 투자 결정 시 개별 기업의 경쟁력과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상원 인준 과정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톰 틸리스 상원의원이 연준 건물 리모델링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모든 연준 지명자 인준을 막겠다고 밝혀 연준 리더십 교체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