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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하늘 띄우는 ‘비행 풍력 발전소’ 첫 비행 성공… 에너지 패러다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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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하늘 띄우는 ‘비행 풍력 발전소’ 첫 비행 성공… 에너지 패러다임 바꾼다

고도 2,000m서 헬륨 비행선으로 전기 생산… 지상 터빈보다 풍력 밀도 최대 6배
30분 비행에 385kWh 전력 수확… AI 인프라 전력난 해소할 ‘게임 체인저’ 주목
사진=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이미지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이미지 생성
에너지 가격 급등과 AI 인프라 확대로 인한 전력 수요 폭증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이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비행형 풍력 터빈’ 시험에 성공했다.

20일(현지시각) 폴란드 언론 안티베브(Antyweb)에 따르면, 중국의 에너지 기술 기업 ‘베이징 린이윤촨’이 개발한 실험용 비행선 발전 시스템 ‘S2000’이 최근 쓰촨성 상공에서 성공적인 시험 비행을 마쳤다.

이는 지면에 고정된 전통적인 풍력 발전기에서 벗어나 하늘 위 강한 바람을 직접 수확하는 새로운 에너지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받는다.

◇ 60m 거대 비행선에 터널 12개 배치… 물리학적 한계 넘어서


S2000은 길이 60m, 높이와 너비가 각각 40m에 달하는 거대한 헬륨 비행선 구조로, 내부에는 최대 12개의 풍력 터빈이 배치되어 있다. 이 시스템은 긴 케이블로 지상과 연결되어 구조를 안정시키는 동시에, 생산된 에너지를 전력망으로 즉시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쓰촨성 시험 비행에서 S2000은 고도 2,000m까지 상승해 단 30분 만에 385kWh의 전력을 생산했다. 이는 일반 가정 한 가구가 약 2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이다. 개발팀은 이 시스템의 최종 용량을 기존 대형 지상 터빈과 맞먹는 3MW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 고도 높을수록 바람은 ‘6배’ 강력… 해상 풍력 뛰어넘는 효율성


비행 발전소의 핵심 논거는 고도에 따른 바람의 질이다. 옴니데아(Omnidea)의 분석에 따르면, 해발 100m에서 2,500m 사이의 풍력 밀도는 지표면보다 최대 6배 높으며 평균 풍속은 15m/s에 달한다.

이는 아무리 거대한 해상 풍력 터빈이라도 도달할 수 없는 효율성이다. S2000은 지상 인프라 구축이 어려운 국경 검문소나 오지 연구 기지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 기존 풍력 단지를 보완해 지상과 바다, 공중에서 동시에 에너지를 얻는 ‘3차원 발전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 항공 안전 및 유지보수 리스크는 과제… 유럽·일본 등 관심


혁신적인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하다. 공중에 노출된 2km 길이의 케이블은 항공기 운항에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 있어 엄격한 공역 허가가 필수적이다.

또한, 전통적인 터빈과 달리 고장 시 전체 구조물을 지상으로 내려야 하는 등 유지보수 물류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도 상용화의 걸림돌로 꼽힌다.

그럼에도 국토가 좁아 대규모 육상 단지 조성이 어렵거나 해상 풍력 여건이 열악한 유럽 국가들과 일본 등은 이 기술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 韓 에너지 안보 및 전력 기자재 업계 ‘신시장’ 선점 기회


중국의 비행 풍력 발전 성공은 재생 에너지 비중 확대를 추진 중인 한국 경제와 전력 기자재 산업에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 표준 선점’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던진다.

고도 2,000m 상공에서 생산된 고압 전력을 지상으로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초경량·고전도 테더(Tether) 케이블’ 기술은 LS전선 등 국내 전선 업계에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이 될 수 있다. 특히 극한의 기상 조건과 장력을 견뎌야 하는 비행 발전소용 케이블은 기존 해저 케이블 이상의 고난도 기술을 요구하므로, 관련 R&D 투자를 통한 시장 선점이 시급하다.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자체 발전소 건설을 검토하듯, 한국 내에서도 급증하는 데이터 센터 전력 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비행 발전 기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산지가 많은 지형적 특성상 대규모 풍력 단지 조성이 어려운 국내 환경에서, 특정 고도 이상을 활용하는 비행 발전은 주민 수용성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카드가 될 수 있다.

비행선을 띄우는 헬륨 관리 기술과 경량 복합재료, 터빈 제어 시스템 등은 국내 항공우주 및 수소차 부품 업체들의 기술력과 맞닿아 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주도의 비행 풍력 생태계에 부품 공급사로 참여하거나, 독자적인 한국형 모델을 개발한다면 미래 에너지 시장에서 새로운 수출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항공 안전 규제 등 법적 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샌드박스 도입 논의가 병행되어야 할 시점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