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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군사충돌] 국제유가, 4년 만에 110달러 돌파…중동 전쟁 확산에 공급 대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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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군사충돌] 국제유가, 4년 만에 110달러 돌파…중동 전쟁 확산에 공급 대란 우려

이란 국기와 원유 배럴 모형.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란 국기와 원유 배럴 모형. 사진=로이터
중동 전쟁 격화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섰다. 투자자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과 중동 산유국들의 생산 축소가 겹치며 수주 동안 공급 차질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9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경제전문 CNBC방송에 따르면,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 선물은 이날 전거래일에 비해 약 30%(27달러) 오른 배럴당 117달러로 폭등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 선물은 약 25% 오른 배럴당 110달러로 뛰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한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022년 2월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급등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중동 지역 긴장이 급격히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중동 주요 산유국들이 주말 사이 생산 축소에 들어가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더욱 커졌다.

시장에서는 특히 호르무즈 해협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수송의 핵심 통로로 평소 글로벌 공급의 최소 5분의 1이 이곳을 통과한다.
최근 이란의 유조선 공격으로 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 충격이 커지고 있다.

밥 맥널리 라피단 에너지 그룹 창립자는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간 폐쇄될 가능성을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지금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 중동 산유국 감산 확산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이라크·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들도 생산을 줄이거나 일부 유전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원유 생산이 계속되면 저장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으로 유조선 운항이 막히면서 걸프 지역에서 생산된 원유가 수출되지 못하고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의 원유 생산은 이미 미국 제재로 장기간 감소한 상태였지만 전쟁 이후 수출도 급격히 줄었다.

중동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주말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유전이 드론 공격을 받았고, 하루 생산량 약 100만 배럴 규모의 샤이바 유전을 겨냥한 공격도 있었다.

◇ 호르무즈 장기 봉쇄 가능성에 시장 긴장


에너지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장기 봉쇄 가능성이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마이클 알파로 갤로 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해협을 통한 석유제품 이동이 대부분 중단된 상태며, 핵시설 확보를 위한 특수부대 투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레바논과 러시아·중국 등이 다양한 방식으로 분쟁에 연루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유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이 이달 내내 감소한 상태가 이어질 경우 휘발유와 경유 등 정제연료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유가는 이미 지난주 기록적인 상승을 보였다. WTI는 지난주 36% 급등하며 배럴당 90.90달러(약 13만3300원)까지 올랐고, 브렌트유도 92.69달러(약 13만5900원)를 기록했다.

올해 초만 해도 두 유종 모두 배럴당 약 60달러(약 8만8000원) 수준이었다.

에너지 시장에서는 전쟁이 확대되거나 이란 최대 원유 수출 거점인 카르그섬이 공격받을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 충격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