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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통합 넘어 조직 융합으로… 대한항공, 아시아나 흡수 시너지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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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통합 넘어 조직 융합으로… 대한항공, 아시아나 흡수 시너지 시험대

물적 결합 넘어 '화학적 융합'이 성패 좌우… 조직·운영 체계 정렬 급선무
인사·노조·서비스 기준 차이 해소가 숙제… "대한항공 중심 상향 평준화 전망"
직무별 단계적 통합과 갈등 관리 역량 관건… 노선 효율화로 수익 구조 개선 기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대한항공이미지 확대보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내부 통합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하면서 일원화 연착륙과 함께 통합 시너지가 제대로 발휘 할 수 있을 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외형적 결합을 넘어 조직과 운영 체계를 얼마나 빠르게 정렬하느냐에 따라 통합 성과가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업은 서비스와 운항, 인력 운영 체계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산업 구조를 갖고 있어 단순한 시스템 통합만으로는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 브랜드와 시스템이 통합되더라도 조직 간 융합이 지연될 경우 비용 절감이나 효율 개선 효과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내부 통합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핵심 과정’으로 보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내부 통합은 전체적인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 과정으로, 양사가 합쳐지며 나타나는 긍정적 파생 효과가 바로 시너지”라며 “인사 체계와 급여 등 내부 결합은 PMI의 첫 단추이자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통합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황 교수는 “30년 이상 다른 체제를 유지해온 만큼 통합 과정에서 이견과 진통이 불가피하다”며 “노조 문제는 제삼자가 예측하기 어려운 난제로, 완전 통합 이후에도 별도 노조 체계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조직 문화와 서비스 기준 차이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 교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기내 서비스와 운영 프로세스 등 물적 서비스 영역에서 차이가 존재해 왔다”며 “화학적 결합은 하나의 항공사로서 운영 기준과 마인드를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통합 방식과 속도 역시 중요 변수다. 이 교수는 “양사의 기준을 모두 반영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크게 들기 때문에 대한항공 기준으로 통합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서비스 체계는 상향 평준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영역에서 일괄적인 통합이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조종사와 정비사 등 전문성이 높은 영역은 단기간 통합이 어렵고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직무별로 다른 타임라인을 갖고 통합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 역시 변수다. 이 교수는 “갈등과 의견 표출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이를 통해 기준을 맞춰가는 것이 필요하다”면서도 “이런 과정이 억눌렸다가 한 번에 표출될 경우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선과 시스템 측면에서는 보완적 시너지 가능성도 제기된다. 황 교수는 “노선 배분을 효율화하고 중복 노선을 조정하면 수익 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아시아나의 예약 시스템과 대한항공의 물류 경쟁력을 결합하는 것도 통합 시너지의 중요한 축”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통합의 성패는 속도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조직과 시스템을 융합시키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조직과 서비스, 노사 구조까지 복합적으로 맞물리는 항공 산업 특성상 통합 속도와 방식이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초기 통합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서비스 편차와 조직 적응 속도 차이를 얼마나 빠르게 해소하느냐가 단기 성과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통합 이후 안정적인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내부 갈등을 관리하는 능력이 지속적인 수익성과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지현·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unda9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