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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 베트남 6.7억 달러 투자 확대… 애플 공급망 탈중국 가속화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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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 베트남 6.7억 달러 투자 확대… 애플 공급망 탈중국 가속화 분석

박닌 '풀리안' 공장 2.87억 달러 추가 수혈… 누적 투자액 6억 6800만 달러 돌파
단순 조립 넘어 반도체·고정밀 부품 수직 계열화… 럭스셰어와 10억 달러대 증설 경쟁
2026년 하반기 '메이드 인 베트남' 애플 공세 본격화… 글로벌 IT 지형도 재편 예고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 있는 폭스콘 본사안에 새겨진 폭스콘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 있는 폭스콘 본사안에 새겨진 폭스콘 로고. 사진=로이터


미·중 갈등 장기화로 글로벌 IT 제조 지형이 요동치는 가운데, 애플의 최대 협력사인 대만 폭스콘(Foxconn·훙하이정밀공업)이 베트남을 차세대 전략 기지로 확정하며 대규모 자본 투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투자는 단순히 생산 라인을 이전하는 차원을 넘어, 베트남을 고부가가치 부품과 반도체 후공정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제조 허브’로 격상시키겠다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베트남 현지 매체 안 코이(Anh Khôi)의 지난 28일(현지시각) 보도와 대만 증권거래소 공시, 업계 전문가들의 취재를 종합하여 폭스콘의 베트남 투자 확대 배경과 향후 전망을 정밀 분석했다.
데이터로 증명된 폭스콘의 ‘베트남 올인’… 자본금 9.4조 동 확충

폭스콘의 베트남 핵심 법인인 ‘풀리안 정밀 기술 부품(Precision Technology Component Fulian·이하 풀리안)’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몸집을 불렸다.

대만 증권거래소와 베트남 국가기업정보포털에 따르면, 폭스콘은 싱가포르 법인인 인그라시스(Ingrasys)를 통해 풀리안에 2억 8710만 달러(약 4330억 원)를 추가로 출자했다. 이번 증액으로 풀리안의 누적 투자액은 약 6억 6800만 달러(약 1조 원)에 이르며, 자본금은 9조 4570억 동(약 3억 5970만 달러)으로 급증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투자를 두고 폭스콘이 싱가포르를 금융 거점으로 활용하여 자금을 직접 수혈함으로써 글로벌 유동성을 최적화하는 전형적인 ‘정밀 재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폭스콘은 해당 법인의 지분 100%를 유지하며 베트남 내 독점적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단순 조립 탈피… 반도체·부품 수직 계열화로 체질 개선


폭스콘의 행보는 박닌성을 필두로 박장성, 광닌성을 잇는 이른바 ‘북부 IT 삼각 벨트’ 구축을 완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폭스콘은 현재 박장성 꽝쩌우 산업단지에 8000만 달러 규모의 반도체 집적회로(IC) 보드 공장을 건설 중이며, 광닌성에도 5억 5100만 달러를 투입해 스마트 시스템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이는 과거 중국 중심의 공급망 모델을 베트남에 그대로 이식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중국계 경쟁사인 럭스셰어(Luxshare-ICT)가 박장성 공장에 3억 30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하며 애플 워치와 에어팟 생산량을 늘리자, 폭스콘은 ‘반도체와 고정밀 부품’이라는 차별화된 카드로 초격차를 유지하려는 모양새다.

IT 업계 관계자는 "폭스콘과 럭스셰어의 투입 자금 규모를 합치면 이미 10억 달러를 상회한다"며 "베트남 북부 지역은 이미 글로벌 웨어러블 및 PC 생산의 '제1 전선'이 됐다"라고 전했다.

축구장 140개 규모 ‘슈퍼 팩토리’… 글로벌 공급망 중심축 이동


이번 증액의 주 무대인 박닌성 풀리안 공장은 그 규모부터 압도적이다. 부지 면적과 건축 연면적을 합쳐 100만㎡(약 30만 평)가 넘는 이 시설은 축구장 140개를 합친 것보다 크다. 단순한 제조 라인을 넘어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와 자체 에너지 인프라를 갖춘 ‘슈퍼 팩토리’의 위용을 갖췄다.

현재 이곳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공급할 통신 장비와 라우터, 고정밀 부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미 6000명 이상의 현지 인력을 흡수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2026년 하반기 주요 시설이 풀가동 될 경우, 전 세계 애플 기기의 상당수가 중국이 아닌 베트남에서 출하되는 공급망 대전환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IT 산업 지형의 결정적 전환점


폭스콘의 전방위적 투자는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베트남이 가장 효율적인 생산 대안임을 입증하는 상징적 지표다. 다만 급격한 팽창에 따른 현지 인력 수급난과 전력 인프라 부족은 글로벌 제조사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베트남의 제조 역량 고도화는 국내 IT 부품사들에게도 새로운 공급망 편입 기회와 동시에 경쟁 압박을 안겨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폭스콘이 주도하는 이번 투자는 2026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IT 공급망의 무게중심이 동남아시아로 완전히 이동하는 ‘결정적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