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고용 엇갈린 신호 속 정책 균열…파월 “이사로 잔류” 선언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내부 이견이 30여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인플레이션과 고용 지표가 엇갈리는 가운데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균열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이하 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연준은 기준금리를 3.5~3.75% 범위에서 유지하기로 전날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시장 예상과 일치했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내 표결이 8대 4로 갈리며 이례적인 분열 양상을 보였다. 위원 4명이 반대 의견을 낸 것은 1992년 이후 처음이기 때문이다.
스티븐 미란 연준 이사는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했고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금리 동결에는 동의하면서도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정책 문구에 반대했다.
이들은 성명서에 포함된 ‘추가 조정’ 표현이 금리 인하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여전히 높은 물가를 고려할 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준은 성명에서 “최근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중동 전쟁과 관세 정책 여파로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다만 고용 시장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3월 비농업 고용은 17만8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4.3%로 낮아졌다. 노동시장 둔화 우려가 일부 완화되면서 정책 판단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 파월 “이사로 남겠다”…연준 권력 구조 변화 변수
파월 의장의 임기는 다음달 중순 종료되지만 이사 임기는 오는 2028년까지다. 통상 의장이 교체되면 이사회에서도 물러나는 관행과 달리 잔류를 선택한 것이다.
이는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의 정책 방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워시는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하며 인준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파월 의장은 “의장 역할은 한 명뿐이며, 워시가 취임하면 그가 의장을 맡게 될 것”이라며 향후 회의에서 ‘건설적인 참여자’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 ‘물가 vs 경기’ 충돌…정책 불확실성 확대
이번 회의는 연준이 직면한 정책 딜레마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다. 물가는 목표치인 2%를 웃도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경기와 고용은 둔화 조짐과 회복 신호가 혼재돼 있다.
특히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자극하면서 정책 판단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통상 일시적 충격으로 간주되던 요인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유지하며 상황을 관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