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카, 아우크스부르크 본사 560개 일자리 줄이고 핵심 혁신 동력 중국 이전
메디아그룹 인수 10년 만에 기술 유출 가속화, ‘비주얼 컴포넌트’ 통한 디지털 트윈 시장 집중
중국 내수 점유율 57% 달하는 현지 로봇 군단과 협동 로봇 시장 주도권 경쟁 심화 예고
메디아그룹 인수 10년 만에 기술 유출 가속화, ‘비주얼 컴포넌트’ 통한 디지털 트윈 시장 집중
중국 내수 점유율 57% 달하는 현지 로봇 군단과 협동 로봇 시장 주도권 경쟁 심화 예고
이미지 확대보기독일 프랑크푸르트 Allgemeine Zeitung(FAZ)의 지난 18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쿠카는 역대 최고 수준인 42억 유로(약 7조 3336억 원)의 주문 잔고를 기록했음에도 생산 효율성 제고와 디지털 전환을 이유로 독일 아우크스부르크 본사의 인력을 대폭 감축하기로 확정했다.
글로벌 로봇산업의 중심축이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와 아시아 제조 허브로 급격히 이동하는 가운데, 이번 조치는 하드웨어 중심의 유럽 로봇 공학이 직면한 구조적 고충을 투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사 인력 감축과 중국 중심의 자원 재배치
쿠카의 이번 대규모 구조조정은 아우크스부르크 본사에서 근무하는 560개의 전임 일자리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금전적 손실을 감수하는 조건으로 오는 2029년까지 경영상 이유로 인한 강제 해고를 유예하는 고용 보장 협약을 독일 금속노조(IG Metall)와 체결했다.
이러한 인력 절감 움직임은 메디아그룹이 지난 2016년 5월 18일 쿠카 인수를 공식 발표할 당시 약속했던 '독립 경영 및 고용 유지' 기조가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음을 방증한다.
인수 당시 팡홍보(Fang Hongbo) 메디아그룹 회장은 하노버 산업박람회에서 "지극히 정상적인 기업 인수합병"이라고 선언했으나,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핵심 기술의 동양 이전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실제로 미국 경제연구기관들이 지난 2018년 발간한 정책 보고서에서는 메디아그룹의 쿠카 인수가 중국 국책 금융기관들의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진 국가 주도형 프로젝트였음이 입증된 바 있다.
디지털 트윈 결합, 400억 달러 시장 선점 가속화
조직 슬림화와 동시에 쿠카는 자회사 비주얼 컴포넌트(Visual Components)를 앞세워 소프트웨어 중심의 시뮬레이션 자동화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쿠카는 공장을 실제로 짓기 전 컴퓨터 화면에서 로봇 동선과 병목 현상을 검증하는 가상 시운전 시스템을 전면에 배치했다.
미코 우르호(Mikko Urho) 비주얼 컴포넌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접근법은 제조사가 설계 초기 단계에서 레이아웃과 로봇 개념을 검증해 오류를 수정하고 공정 효율을 극대화하도록 돕는다"라며 "생산 자산의 설치와 초기 가동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수정 비용을 대폭 줄이는 효과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통합의 유용성은 실제 제조 현장에서도 확인된다. 독일 정밀 부품 기업 프로이덴베르크 실링 테크놀로지(Freudenberg Sealing Technologies)의 알렉산드라 크룹(Alexandra Krupp) 공정개발 총괄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의 도입으로 대규모 설비 투자의 시각화가 가능해졌다"라며 "기계적 자동화와 디지털화가 지닌 잠재력을 더 빠르고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뒤처진 협동 로봇 시장, 아시아계 기업과 정면충돌
로봇산업 전문가들은 쿠카가 틸 로이터(Till Reuter), 페터 모넨(Peter Mohnen)을 거쳐 현재 소프트웨어 전문가 출신인 크리스토프 쉘(Christoph Schell)로 경영진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중소형 협동 로봇(Cobot) 시장의 태동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대형 제조용 로봇에 안주하는 사이 누라 로보틱스(Neura Robotics) 같은 신생 도전자들에게 시장 주도권을 일부 내어주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쿠카의 세계 로봇 시장 점유율은 10% 안팎에 머물러 있는 반면, 중국 현지 제조사들은 정부의 강력한 보조금 인프라와 내수 공급망을 무기로 중국 자국 시장의 57%를 점유하며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 기반 시뮬레이션 역량을 극대화해 공정 단가를 낮추지 못한다면 가성비와 독자적 하드웨어로 무장한 아시아계 로봇 군단과의 장기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