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웰 GPU 탑재 '아이작 GR00T' 통합 시스템, 스탠퍼드·ETH취리히 등 4개 기관 도입
유니트리 협력에 이어 미국·유럽·한국 로봇 업체로 파트너십 확장 예고…상장 심사도 같은 날
유니트리 협력에 이어 미국·유럽·한국 로봇 업체로 파트너십 확장 예고…상장 심사도 같은 날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로봇 스타트업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의 H2 플러스 휴머노이드 로봇을 기반으로 한 연구용 통합 플랫폼이 공개된 것이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1일(현지시각) 미국 반도체 기업이 중국산 로봇 하드웨어를 자사 최첨단 칩과 소프트웨어의 공식 탑재체로 선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판도에 주목할 만한 변수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로이터통신은 1일 엔비디아가 중국 유니트리에 이어 미국·유럽·한국 로봇 업체들과도 연구용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익명의 엔비디아 임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랙웰 칩 품은 키 183cm 로봇, 대학 연구실로
이번에 공개된 '아이작 GR00T 레퍼런스 휴머노이드 로봇'은 유니트리의 H2 플러스 로봇 본체와 싱가포르 업체 샤파(Sharpa)의 5지 촉각 기계 손, 엔비디아의 젯슨 토르(Jetson Thor) 탑재 컴퓨터, 아이작 GR00T 소프트웨어·워크플로를 하나로 통합한 오픈형 레퍼런스 설계다.
젯슨 AGX 토르 T5000 온보드 컴퓨터는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성능 2,070 FP4 테라플롭스, 128GB 통합 메모리를 갖추고 있으며, 15Ah 배터리로 약 3시간 작동한다.
황 CEO는 이날 타이베이 컴퓨텍스 2026 기조연설에서 "이 플랫폼은 고등교육과 대학 연구자들을 위해 만들었다. 이런 시스템을 스스로 구축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며 직접 출시 의의를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레브 레바레디언(Rev Lebaredian) 피지컬 AI 시뮬레이션 부문 부사장은 이번 플랫폼이 "최첨단 휴머노이드 연구를 세계 최대 기술 기업과 AI 유니콘만의 영역에서 끌어내 모든 연구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움직임"이라고 밝혔다.
스탠퍼드 로보틱스 센터,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ETH Zurich), 시애틀 소재 AI2(Ai2),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대학교(UC San Diego) 첨단로봇제어연구소 등 4개 선도 연구기관이 이 플랫폼 도입을 확정했다.
중국 내 연구기관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유니트리 H2 플러스의 양산 출시는 2026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으며, G1 모델용 아이작 GR00T 레퍼런스 워크플로는 곧 깃허브(GitHub)와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 공개될 예정이다.
한국 포함 글로벌 파트너십 확장…두산로보틱스는 이미 협력 궤도
엔비디아가 중국산 로봇 하드웨어를 첫 번째 레퍼런스 탑재체로 선택한 데 그치지 않고 협력의 지평을 더 넓힐 것임을 시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황 CEO의 기조연설 직후 엔비디아 임원들은 유니트리와의 협력 방식과 유사한 연구용 로봇 개발을 미국·유럽·한국 로봇 업체들과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파트너사 이름은 아직 대외에 공개되지 않은 계획이라며 익명을 조건으로 전했다.
한국 로봇 업계에서는 두산로보틱스가 가장 앞서 엔비디아와의 협력 구도를 굳힌 상태다.
엔비디아 설립자 겸 CEO인 젠슨 황의 장녀이자 엔비디아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인 매디슨 황(Madison Huang)은 지난달 두산로보틱스 성남 이노베이션센터를 방문해 김민표 대표를 만나 두산의 에이전틱 로봇 운영체제(Agentic Robot Operating System)와 엔비디아의 시뮬레이션 도구 및 AI 학습 체계 통합 방안을 논의했다.
양사는 2027년 에이전틱 운영체제 기반 지능형 로봇 솔루션 공개, 2028년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를 목표로 한 로드맵을 수립했으며, 2027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공동 전시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와의 협력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매디슨 황은 지난 4월 28일 엘지(LG)전자 류재철 사장과도 만나 LG의 휴머노이드 로봇 'LG 클로이(CLOi)'와 아이작 플랫폼의 결합 방안을 논의했으며, 젠슨 황 CEO는 컴퓨텍스 기간 중 한국 파트너 기업들과 별도 면담 일정을 잡았다.
유니트리 기업공개 심사도 같은 날…실적 고공행진 속 수익성 둔화 변수
엔비디아와의 협업 발표가 유니트리 로보틱스로서는 전략적으로 절묘한 시점에 이뤄졌다. 상하이증권거래소 스타 시장 상장위원회가 유니트리의 기업공개(IPO) 신청을 심사하는 날이 6월 1일이었기 때문이다.
유니트리는 상장을 통해 42억 위안(약 9355억 원)을 조달해 기업가치 420억 위안(약 9조 3559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니트리의 2025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35% 늘어난 17억 800만 위안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674% 급증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매출 비중은 2024년 27.6%에서 2025년 1~9월 기준 51.5%로 올라서며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았다. 해외 매출 비중도 전체의 40%를 웃돈다.
다만 상장 전날 공개된 재무지표는 경계심을 자아낸다. 2026년 1분기 매출 증가율은 1년 전 332%에서 68%로 크게 낮아졌으며, 조정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2.55% 줄었다.
창업자 왕싱싱(王兴兴) CEO는 이를 단순 하드웨어 판매 회사에서 구현형 AI 인프라 플랫폼 회사로 사업 모델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과도기적 현상으로 규정했다.
보안 측면도 이번 협력의 핵심 축으로 부각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 임원들은 유니트리와의 공동 작업이 연구자용 로봇의 사이버 보안 강화를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봇 내부 하위 시스템에 대한 모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반드시 엔비디아 칩을 거쳐 코드의 진위가 검증되는 구조로 설계됐다는 것이다.
황 CEO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피지컬 AI를 세계 최대 산업에 접목시켜 수십조 달러 규모의 경제적 기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AI 연산의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잡은 쿠다(CUDA) 플랫폼에서 그랬듯, 아이작 GR00T를 통해 로봇 개발 생태계의 기준 체계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유니트리 협력을 발판으로 미국·유럽·한국으로 파트너십 저변을 넓히려는 엔비디아의 움직임이 한국 로봇 업계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