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간 기업 아니다”…AI 인프라 수요 폭증에 시가총액 2400조원 증가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1990년대 닷컴 버블 시대를 대표했던 IT 대기업들이 인공지능(AI) 투자 붐을 타고 다시 월가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델 테크놀로지스와 시스코 시스템즈, 노키아, 레노버, 인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들 7개 기업 주가는 올해 평균 158% 급등했으며 시가총액 증가분만 합쳐 약 1조7000억달러(약 2461조3000억원)에 달했다.
과거 스마트폰 경쟁이나 닷컴 버블 붕괴 이후 존재감이 약해졌던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 속에서 다시 핵심 공급업체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AI 서버·메모리 수요 폭증
최근 AI 산업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와 AI 서버, 네트워크 장비, 저장장치,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 AI 칩 중심의 데이터센터 확장 경쟁이 벌어지면서 서버와 광통신 장비,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전력 장비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산운용사 노이버거버먼의 얀 타우 분 포트폴리오매니저는 블룸버그에 “AI 인프라 구축이 이제는 훨씬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다”며 “그동안 투자 부족 상태였던 이른바 ‘지루한 하드웨어 분야’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CPU와 네트워크 장비, 저장장치, 메모리까지 모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델·시스코·노키아 부활
가장 강한 반응을 보인 기업 가운데 하나는 델이다.
델 주가는 지난달 30일 하루 동안 33% 급등하며 사상 최대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다. AI 서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실적 발표 영향이었다.
블룸버그는 델이 “과거 개인용컴퓨터(PC) 제조업체 이미지에서 벗어나 AI 서버 핵심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스코 역시 AI 데이터센터용 네트워크 장비 수요 증가 수혜를 입고 있다. 올해 주가는 56% 상승하며 2000년 닷컴 버블 당시 기록했던 최고가를 처음 넘어섰다.
핀란드 기업 노키아도 AI 데이터센터 간 초고속 광통신 연결 수요 증가 덕분에 주가가 올해 124% 넘게 급등했다.
노키아는 한때 휴대전화 시장 강자였지만 스마트폰 시대 이후 급격히 쇠퇴했다. 이후 통신 네트워크 장비 기업으로 사업 구조를 바꿨고 최근 AI 데이터센터 확대 흐름 속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 인텔·마이크론도 AI 수혜
한동안 위기론이 제기됐던 인텔 역시 AI 반도체 시장 기대감 속에서 올해 주가가 211% 급등했다.
블룸버그는 엔비디아가 인텔에 50억달러(약 7조2390억원)를 투자하고 인텔 서버용 제온 칩을 일부 엔비디아 시스템에 사용하기 시작한 점이 시장 기대를 키웠다고 전했다.
마이크론은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의 대표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마이크론 시가총액은 최근 1조달러(약 1447조8000억원)를 돌파했다. 블룸버그는 마이크론이 AI 투자 붐의 대표적 수혜주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중국 레노버 역시 AI 서버와 기업용 AI 솔루션 사업 확대로 최근 1년 매출이 20% 증가했다. 올해 들어 주가는 159% 상승하며 홍콩 항셍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최고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 “AI 시대 새 승자”
블룸버그는 과거 ‘한물간 기업’으로 여겨졌던 IT 기업들이 AI 시대 핵심 인프라 공급업체로 재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I 산업 성장 과정에서 엔비디아 같은 최첨단 AI 칩 업체뿐 아니라 서버·메모리·네트워크 장비 기업들까지 수혜 범위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최근 급등세가 과열 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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