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토·비야디·니오·샤오펑 등 자체 칩 개발 본격화
글로벌 완성차, 엔비디아·호라이즌 로보틱스 의존도 대폭 축소 시도
대중형 모델까지 스마트 주행 급격히 민주화… 마진 방어 위한 생존책
글로벌 완성차, 엔비디아·호라이즌 로보틱스 의존도 대폭 축소 시도
대중형 모델까지 스마트 주행 급격히 민주화… 마진 방어 위한 생존책
이미지 확대보기16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리오토(Li Auto)가 자율주행용으로 독자 설계한 5나노미터 AI 칩인 '마하(Mach) M100'을 전격 공개했다.
이 칩은 리오토의 플래그십 SUV인 신형 'L9 Livis' 모델에 탑재될 예정이며, 단일 유닛 기준 초당 1,280조 연산(TOPS)이라는 경이적인 처리 속도를 자랑한다. 리오토 측은 데이터 플로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설계되어 단일 칩만으로도 실제 데이터 처리 효율(이용률)을 82%까지 끌어올렸다고 강조했다.
고성능 연산 능력 경쟁, 4~5나노미터급 자체 칩 쏟아져
리오토의 이 같은 발표는 중국 내 경쟁사들의 잇따른 기술 돌파구에 뒤이어 나온 것이다. 불과 몇 주 전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BYD는 현재 대량 생산 단계에 진입한 중국 최초의 4나노미터 스마트 주행 칩 '선지(Xuanji) A3'를 선보였다.
3단계(L3) 및 4단계(L4) 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하는 이 칩은 차량 내에서 3개의 유닛을 상호 연결할 경우 무려 2100 TOPS 이상의 총 연산 능력을 발휘한다.
연산 능력을 뜻하는 TOPS 수치가 높을수록 차량의 컴퓨터가 라이다(LiDAR), 레이더, 카메라 등 다양한 센서로부터 들어오는 방대한 실 데이터를 즉각 처리해 순식간에 안전한 운전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외에도 니오(NIO)는 자체 5나노미터 기반의 'NX9031' 칩을 플래시십 모델뿐 아니라 대중형 서브 브랜드까지 확대 배포하고 있으며, 샤오펑(Xpeng) 역시 차세대 지능형 주행 시스템과 대형 AI 모델, 로봇 공학 등에 통합 적용할 독자적인 '튜링(Turing)' 칩 개발 및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엔비디아 의존 탈피와 스마트 주행의 급격한 '민주화'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처럼 수천억 원의 비용을 들여 자체 칩 설계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러한 자립 추진은 중국 전역에서 스마트 운전 기술이 급격히 대중화되는 '민주화 현상'으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호라이즌 로보틱스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능형 운전자 보조 기능이 탑재된 승용차의 보급률은 2025년 기준 67.6%에 달했다.
특히 고속도로 및 도시 자동 조종(NOA) 시스템을 포함한 중·고급 자율주행 시스템이 장착된 신형 스마트 차량의 비율은 전년(21.6%) 대비 두 배 가까이 폭증한 42.6%를 기록했다.
과거에는 고급 럭셔리 모델에만 국한되던 고성능 자율주행 기능이 이제는 20만 위안(약 4470만 원) 미만의 보급형 차량 구간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더 저렴하면서도 효율적인 컴퓨팅 하드웨어를 수급해야 하는 강력한 압박을 받게 되었다.
부품 단가 획기적 절감으로 지독한 가격 전쟁 속 이익률 방어
결국 자체 칩 전환은 지독한 가격 전쟁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원가 절감 전략과 직결된다.
골드만삭스 분석가들에 따르면, BYD는 고성능 도시형 NOA 기능이 포함된 '갓스 아이(God's Eye) B' 시스템을 모든 모델에서 1만2000위안의 옵션으로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지능형 주행 기능이 탑재된 보급형 모델(시걸 등)의 진입 가격을 7만8800위안까지 끌어내렸다. 해당 저가 모델에서 옵션 선택률은 무려 60%를 상회한다.
이러한 저가 공세가 가능한 이유는 하드웨어 내재화를 통한 마진 방어 덕분이다. 엔비디아와 호라이즌 로보틱스는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각각 75%와 65%에 달하는 높은 총이익률을 누려왔다.
반면 화타이증권 등 시장 분석가들은 니오가 자체 칩인 NX9031을 차량에 직접 탑재하면서 차량당 부품 원가(BOM)를 약 1만 위안(약 223만 원) 가까이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자체 설계 칩은 장기적인 부품 비용 절감 외에도, 차량의 하드웨어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간의 유기적 결합을 최적화하고 향후 독자적인 제품 로드맵을 주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거대한 이점을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자체 칩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쥔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이 스마트 주행 능력의 상한선을 계속 높이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을 더욱 옥죄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과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흔들어 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