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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구호가 삼킨 에어컨 대란”...유럽 폭염 속 중국산 가전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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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구호가 삼킨 에어컨 대란”...유럽 폭염 속 중국산 가전 열풍

전례 없는 가마솥더위에 중국산 냉방 장비 품귀 현상
EU, 저가 中 수입품에 소규모 포장세 도입하며 장벽 높였으나 시민들은 생계 현실에 집중
올해 1분기 대중 무역 적자 2022년 이후 최고치… 전기 장비 및 기계류가 수입 상위권 독점
한 사람이 6월 24일 프랑스 파리 에펠탑 근처 분수대에서 식고 있다. 유럽의 폭염은 교통을 방해하고 가뭄을 촉발했으며, 대륙 전역에서 수천 명의 초과 사망자를 초래했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한 사람이 6월 24일 프랑스 파리 에펠탑 근처 분수대에서 식고 있다. 유럽의 폭염은 교통을 방해하고 가뭄을 촉발했으며, 대륙 전역에서 수천 명의 초과 사망자를 초래했다. 사진=AP/뉴시스
글로벌 첨단 기술 제재와 지정학적 보호무역주의 관세 폭포가 전 세계 경제의 숨통을 죄는 가운데, 유럽 대륙을 덮친 사상 최악의 기습 폭염이 EU 지도부의 반중 무역 정책 펜스와 일반 시민들의 생계 현실 간의 혹독한 괴리를 여과 없이 폭로했다.

유럽연합(EU) 수뇌부가 대중국 무역 적자를 차단하기 위해 규제 빗장을 단단히 걸어 잠그는 사이, 기록적인 더위 족쇄에 묶인 유럽인들은 생존을 위해 중국산 에어컨을 사들이는 모순적 유통 흐름이 가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와 서방 통상 매크로 가액 지표 분석에 따르면, 대륙 전역에 발령된 적색경보 속에서 가뭄과 교통 인프라 마비, 수천 명의 초과 사망자가 속출하자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 유럽 소비자들은 수입 냉방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극심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현지에서는 중국산 에어컨을 두고 “포켓몬 카드보다 희귀하다”는 탄식이 흘러나오며, 실시간 재고 추적 웹사이트까지 개설되는 등 전례 없는 품귀 랠리가 장부에 기록됐다.

도시 규제 우회하는 중국산 휴대용 에어컨 인기… 엘리트 서사와 민심의 분기점


특히 외벽 개조 등 엄격한 도시 역사 보존 규정 탓에 실외기 설치가 원천 금지된 유럽 도심 가구들 사이에서 최소 설치 요건만 요구되는 중국산 휴대용 에어컨 유닛이 독점적 해법으로 안착했다.

이 같은 구매 열풍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도 증명되어, 중국의 유명 배우 류예가 프랑스 니스에 거주하는 아내를 위해 에어컨을 구수해 선물한 일화가 뜨거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EU 지도부의 시선은 이러한 민생 현실과 완연히 동떨어져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달 초 소규모 소포 물량에 대한 신규 세금 가이드라인을 도입하며, 저가치 수입품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산 제품 탓에 현지 소매업체들이 불공정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전격 선언했다.

딩춘 푸단대학교 유럽연구센터 소장은 이에 대해 “유럽 엘리트 수뇌부는 내부 결속을 촉진하고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과잉 생산 능력이나 ‘위험 완화(디리스킹)’ 같은 특정 정치적 내러티브 구축에만 매몰되어 있다”며, 일반 시민들이 체감하는 생활비 위기와의 심각한 분리를 정직하게 지적했다.

최홍젠 베이징외국어대학 연구원(전 외교관) 역시 주류 정치인들이 대중의 현실적 필요를 외면하면서, 전통 주류 정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극우 정치 세력의 급속한 성장을 견인하는 약점 결과로 이어졌다고 날카롭게 경고했다.

대중 무역 적자 2022년 이후 최고치… ‘차이너 쇼크 2.0’ 펜스 뒤에 숨은 유럽


유럽연합과 중국 간의 자본 불균형 장부는 계속해서 심화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EU의 대중 무역 적자는 무려 980억 유로(약 169조 원)를 기재하며 지난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의 대폭락을 마크했다. 수입 품목 장부의 최상위권은 에어컨을 포함한 전기 장비 및 기계류가 압도적으로 독점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지난달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등 친환경 하이테크 분야에서 중국의 독주 랠리를 경계하는 이른바 ‘차이나 쇼크 2.0’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긴급 회동을 가졌으며, 연간 3,600억 유로(약 621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무역 적자 전쟁을 피하고자 우선 중국 당국과 3개월간의 시한부 통상 협정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기로 간신히 합의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역 불균형의 근본적 원인이 중국의 불공정 공세가 아닌 유럽 내부의 제조업 경쟁력 황폐화와 하이테크 혁신 부족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딩 소장은 “유럽은 녹색 리더십 사수와 중국발 단가 경쟁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동시에, 국내 생활비 위기와 미국의 지정학적 압박이라는 가혹한 이중 족쇄를 헤쳐 나가야 하는 복잡한 고차방정식에 갇혔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촉발한 통상 균열, 중국을 희생양 삼아”... 심리적 장벽 깨야 생존


최 연구원은 특히 브뤼셀이 미국이나 여타 경제국과의 막대한 무역 흑자 장부는 철저히 묵인한 채 오직 중국만을 타깃으로 설정하는 이중적 태도를 꼬집었다.

그는 현 유럽의 대중 적자 폭증이 본질적으로 미국의 일방적인 무역 제재와 보보 관세 폭탄 이후, 갈 곳을 잃은 중국산 첨단 컴퓨터 및 전기 기계 자산의 수송 흐름이 대거 유럽 회랑으로 우회 전환된 데서 비롯된 결과라고 정직하게 확증했다.

미국 수뇌부가 촉발한 거시경제적 타격을 EU가 고스란히 뒤집어쓴 뒤, 이에 대한 불만을 중국에 전가해 경제적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매커니즘 분석이다.

결국 서방의 인위적인 무역 차단 펜스는 단기적인 정치적 구호로 작동할 뿐, 공급망의 실리주의적 역동성을 바꿀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최 연구원은 유럽이 소모적인 저항을 폐기시키고 중국이 다수의 차세대 미래 산업에서 완연한 선도자(리더)임을 냉정히 인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나아가 상생을 위한 협력 통로를 발굴하고 베이징의 모범적인 대량 생산 및 공급망 관리 효율성 사례를 수용할 의지를 보여야 하지만, 현재 유럽 엘리트 정치가 처한 심리적 방해 장벽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덧붙였다.

뜨거운 가마솥 폭염 속에서 화폐를 들고 중국산 에어컨을 구수하려는 유럽 민심의 수송 흐름과 이를 규제 펜스로 가두려는 EU의 가혹한 관세 도박은, 하반기 유라시아 대륙 통상 지형을 뒤흔들 가장 상징적이고 치명적인 거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