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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망해서 배터리 공장 개조했더니… 미 완성차 업계가 맞닥뜨린 초대형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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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망해서 배터리 공장 개조했더니… 미 완성차 업계가 맞닥뜨린 초대형 암초

미 데이터센터 주민 반발에 막힌 완성차 업계 에너지저장장치 사업 진출
75개 프로젝트 지연 속 전기차 과잉 생산 돌파구로 떠오른 배터리 전환
전력망 안정화 기대와 정치적 논쟁 우려 속 완성차 업계 직면한 과제
LG에너지솔루션 ESS.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LG에너지솔루션 ESS. 사진=연합뉴스


미국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해 배터리 공장 과잉 생산의 돌파구로 데이터센터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나,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지역 주민의 거센 반발로 정치적·사회적 부담에 직면했다.

디트로이트뉴스는 8월 30일(현지시각) 미국 내 데이터센터 사업이 주민 반대로 대거 지연 및 중단되는 가운데, 이를 고객으로 삼은 완성차 업계의 ESS 사업이 새로운 변수와 마주했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AI) 도구 수요 폭증으로 전력망 부담과 환경 파괴를 우려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사업 확장 경로가 시험대에 오른다.

사상 최대 규모로 지연되는 데이터센터


미국 전역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역 사회의 조직적 저항으로 인해 관련 건설 사업들이 전례 없는 타격을 입고 있다. 데이터센터워치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기준 최소 75개 사업, 약 130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가 지연 또는 중단됐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미시간주 오거스트 타운십에서는 주민투표로 데이터센터 건립 용도변경 안건이 부결됐으며, 랜싱과 워싱턴 타운십 등에서도 개발업체들이 계획을 자진 철회했다.

주민들은 전기 요금 인상과 물 부족, 소음, 지역 경관 변화뿐만 아니라 기술 도입에 따른 일자리 대체 우려까지 제기하고 있다. 미시간대학교 역시 주민 우려를 반영해 이실란티 타운십의 슈퍼컴퓨터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을 일시 중단했다.

이러한 반발 기류는 일부 지역 선거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며 완성차 업계가 진출하려는 전력 인프라 시장 전반에 정치적 부담을 드리우고 있다.

배터리 과잉 생산 뚫는 완성차 ESS


완성차 업체들은 세제 혜택 축소와 규제 환경 변화에 따른 전기차 수요 둔화 국면에서 배터리 공장의 용도를 유연하게 전환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포드는 자회사 포드 에너지를 통해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 공장을 개조해 내년부터 ESS 생산을 시작한다.

포드는 이 사업을 통해 손실을 내는 전기차 부문 '모델 e'를 2029년까지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세웠으며, 2027년 이후 연간 2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제너럴모터스(GM)도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테네시주 스프링힐 공장에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셀 생산에 돌입했다. 스프링힐 공장은 7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거쳐 생산을 시작했으며, 물량은 미국 ESS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버텍스로 공급된다.

GM은 스타트업 Peak Energy와 협력해 2028년부터 나트륨이온 배터리 셀 생산을 추진하는 등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계통 부담 완화와 정치적 리스크


완성차 업계의 ESS 진출은 데이터센터가 야기하는 전력망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긍정적 측면도 지니고 있다. 디트로이트 상공회의소 미시간오토의 글렌 스티븐스 이사는 전력 소비가 집중되는 데이터센터에 ESS를 연계하면 피크 타임의 계통 부담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저장 효율을 높여 지역 사회와의 상생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투자회사 웨드부시증권의 대니얼 아이브스 분석가는 ESS 사업이 완성차 업체의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경우, 데이터센터 논쟁과 맞물려 이들 기업이 정치적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처럼 이미 AI 인프라의 중심에 선 기업과 달리, 이제 막 시장에 발을 디딘 완성차 업체들은 규제와 여론의 검증 과정에서 새로운 정치적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