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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꺾인 中 여객기"… 美 부품 수출 제한에 코맥 'C919' 또 납품 지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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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꺾인 中 여객기"… 美 부품 수출 제한에 코맥 'C919' 또 납품 지연 위기

美 상무부, 대중 무역 협상 지렛대 삼아 항공기 핵심 부품 수출 허가 '의도적 지연'
코맥(COMAC) 1,000대 넘는 수주에도 지난해 15대·올 1분기 3대 인도 그쳐 생산 차질 심각
GE-사프란 합작 CFM 'Leap-1C' 엔진 공급 난항… 보잉 200대 주문 연계 빅딜도 표류
중국 자체 제작 여객기 C919.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자체 제작 여객기 C919. 사진=로이터
보잉과 에어버스가 양분해 온 글로벌 민항기 시장의 독점 판도를 깨기 위해 중국이 국가적 역량을 쏟아부어 개발한 첫 국산 중형 여객기 'C919'가 미국의 핵심 항공 부품 수출통제라는 강력한 암초를 만나 또다시 인도 지연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 상무부가 최근 몇 주간 중국 국영 중국상업항공기공사(COMAC·코맥)의 핵심 부품 비축을 차단하고 향후 대중 무역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민간 항공기 부품 수출 허가 승인을 의도적으로 늦추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맥은 중국 국유 항공사들로부터 1,000대 이상의 C919 주문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엔진, 항공전자(항전) 장비, 정밀 유압 시스템 등 핵심 3대 부품의 서방 의존도를 극복하지 못해 지난해 목표치(75대)의 20% 수준인 15대 인도에 그쳤으며, 올해 1분기에는 단 3대만을 인도하는 등 극심한 양산 병목을 겪고 있다.

10월 3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우주 전문가들은 미국의 부품 수출 조이기가 장기화할 경우 중국의 민항기 국산화 로드맵 전반이 상당 기간 지체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美 상무부 '수출 허가 지연'… 코맥의 선제적 부품 비축 차단 표적


로이터 통신의 익명 소식통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최근 몇 주 동안 대중국 항공기 부품 수출 허가 발급 절차를 대폭 지연시켰다.

이번 조치는 코맥이 미국의 추가 제재에 대비해 핵심 부품을 사전 대량 비축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고, 교착 상태에 빠진 양국 간 통상 협상에서 워싱턴의 협상 지렛대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비행기 조종면과 착륙 장치를 제어하는 데 필수적인 고성능 항공용 유압유(Hydraulic Fluid) 등의 선적을 손쉽게 차단할 수 있는 새로운 규제 옵션까지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항공우주 전문 컨설팅사 에어로다이내믹 어드바이저리의 리처드 아불라피아(Richard Aboulafia) 전무이사는 "미국의 최근 공급 지연 조치는 지난 몇 주 사이에 불거진 일"이라며, "지난 6개월간 C919의 인도가 거의 이뤄지지 못했던 근본 배경에는 코맥 자체의 제조 결함과 내부 공정 지연 등 복합적인 요인이 이미 자리 잡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코맥이 서방의 안전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생산 속도보다 품질 관리에 치중하고 있다고는 하나, 핵심 서방 부품의 도입마저 막히면서 이중고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GE-사프란 'Leap-1C' 엔진 난항… '보잉 200대 빅딜'도 수면 아래로


C919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항공기의 심장인 엔진이다. C919는 미국 GE 에어로스페이스와 프랑스 사프란(Safran)의 합작사인 CFM 인터내셔널이 생산하는 'Leap-1C' 터보팬 엔진을 전량 장착하고 있다.

독립 항공 산업 분석가인 리한밍(Li Hanming)에 따르면, GE 에어로스페이스는 기존 최대 고객사인 에어버스와 보잉에 엔진을 납품하는 것이 마진율과 관리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중국으로의 엔진 수출에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 당시 CFM과 중국 간의 신규 엔진 공급 계약 체결이 최종 불발됐다.

중국 측은 지난해 미국의 임시 부품 금수 조치에 강력히 반발하며 CFM 엔진 공급 보장을 미국 보잉 항공기 추가 구매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당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기간 동안 200대에 달하는 보잉 여객기 대규모 구매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이후 무역 갈등이 다시 고조되면서 본계약은 여전히 체결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시진핑 주석의 워싱턴 방문에서도 보잉 여객기 수주나 항공 부품 수출 재개와 관련된 새로운 합의는 일체 언급되지 않았다.

국산 엔진 CJ-1000A 개발 중이나 시간 걸려… "자립 자극할 것"


중국 정부는 서방의 부품 통제에 맞서 국가 주도로 '부품 완전 국산화'를 서두르고 있다.

중국항공기엔진공사(AECC)가 C919 전용 국산 엔진인 'CJ-1000A' 터보팬 엔진의 인증 및 시험 비행을 진행 중이며, 특수 항공 실란트, 내열 도료, 고장력 체결 볼트 등 서방산 소모품을 대체하기 위한 국산 연구개발(R&D)을 전방위로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우주 전문가들은 상용 항공기 부품이 수만 시간의 안전성 비행 검증과 국제 감항 인증을 통과해야 하는 만큼, 서방산 엔진과 항전 장비를 완전 대체하는 데에는 수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베이징의 국제화 싱크탱크(CCG) 부주임 빅터 가오(Victor Gao)는 미국의 수출 통제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납품 차질을 초래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중국 항공 산업계의 독자 개발을 촉진하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항공 부품 수출 통제가 가져올 유일한 결과는 중국이 민항기 전 부품의 완전한 기술적 자립을 달성하도록 등을 떠미는 것뿐"이라며 코맥의 장기적인 시장 생존을 자신했다.

미국과 유럽의 징벌적 관세 및 공급망 압박 속에서 민간 항공기 부품까지 미·중 통상 전쟁의 인질로 잡히면서, 보잉·에어버스의 2강 구도를 깨뜨리려던 중국의 '상용 항공기 굴기'는 혹독한 검증의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