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 2,767개 펀드 분석… 5,620억 달러 규모 롱펀드, 6월 이후 중국 주식 비중 확대
MSCI 차이나 12개월 선행 PER 10.2배로 매력적 밸류에이션… 美 국채 5.3% 고금리 속 '분산 대안'
"본격 강세 전환 아닌 '투매의 중단'"… AI 반도체·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클라우드 선별 집중
MSCI 차이나 12개월 선행 PER 10.2배로 매력적 밸류에이션… 美 국채 5.3% 고금리 속 '분산 대안'
"본격 강세 전환 아닌 '투매의 중단'"… AI 반도체·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클라우드 선별 집중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과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3% 안팎을 유지하는 등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극단적으로 저평가된 중국과 홍콩 증시의 자산이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매력적인 '분산 투자 피난처'로 재조명받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록과 UBS 등 글로벌 대표 자산운용사들 역시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물리적 AI', 첨단 제조 인프라를 중심으로 선별적 매수에 나서고 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를 글로벌 자본의 전면적인 '중국 강세장(Bullish) 복귀'로 해석하기보다는 끝없는 '매도 폭풍의 일단락(Pause in Selling)'으로 보아야 하며, 실질적인 대세 상승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BofA "5,620억 달러 펀드 비중 중립으로"… MSCI 차이나 PER 10.2배
이번 비중 상향은 2022년 이후 장장 4년간 이어졌던 글로벌 기관들의 구조적인 대중국 자금 이탈 행렬이 마침내 멈춰 섰음을 공식 확인한 지표로 평가된다.
현재 이들 펀드가 운용 중인 중국 주식 자산 규모만 5,620억 달러(약 756조 원)에 이른다.
실제로 자금 유출입 흐름에서도 뚜렷한 변곡점이 감지됐다.
중국과 홍콩 증시 추종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7월 19억 4,000만 달러의 대규모 순유출을 기록했으나, 8월에는 1,900만 달러 순유입으로 돌아서며 환매 압박이 확연히 잦아들었다.
가장 강력한 유인책은 역사적 바닥 수준으로 떨어진 밸류에이션이다.
MSCI 차이나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9월 말 기준 약 10.2배에 형성되어 있어, 지난 10년 평균치인 11.7배를 밑돌고 있다.
에버브라이트 시큐리티 인터내셔널의 케니 응(Kenny Ng) 전략가는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40조 달러에 달하는 연방 부채와 미 대선 및 중간선거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글로벌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홍콩과 중국 본토 주식은 극도로 낮아진 주가 덕분에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강력한 투자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블랙록·UBS "물리적 AI·첨단 제조 기회"… "대세 상승 아닌 투매 중단"
글로벌 운용 거인들도 중국 테크 하드웨어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최대 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은 4분기 글로벌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 주식 전반에 대해 '중립'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로봇과 자율주행 등 하드웨어와 AI가 결합하는 '물리적 AI(Physical AI)' 분야에서 독보적인 투자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위스 UBS 자산운용 역시 지난 1일 보고서를 통해 기술, AI, 첨단 제조업 등에서 매력적인 주가 수준을 포착했다며 중국을 여전히 "핵심적인 투자 기회 시장"으로 꼽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포지션 조정을 지나친 낙관론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필립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루이스 웡(Louis Wong) 전무이사는 "이번 자금 흐름의 전환은 대대적인 매수 랠리가 시작된 것이 아니라, 수년간 이어진 무차별적 투매가 비로소 멈춘 것에 가깝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투자자들이 달라진 점은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충분히 싸졌다는 데 동의했고, 중국 거시경제가 시장의 우려보다는 최악을 지나 선방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재·부동산 거르고 AI 칩·전력망·클라우드만 산다"
글로벌 자본의 선별 기준은 매우 까다롭고 정밀하다.
소비 둔화와 공급 과잉에 직면한 전통적인 소비재나 내수 부동산 기업은 여전히 기피 대상인 반면, AI 인프라 구축과 직결된 특정 하드웨어 밸류체인으로만 자금이 선택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루이스 웡 전무는 "글로벌 펀드들의 매수세는 전방위적인 시장 매수가 아니라 AI 반도체 및 장비,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한 전력 설비 및 전력망 인프라, 뚜렷한 클라우드 매출 성장을 입증한 소수의 최상위 인터넷 플랫폼에만 철저히 집중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3%에 달하는 상황에서 규제와 지정학적 위험이 잔존하는 중국 시장에 자금을 대거 투입하기에는 여전히 높은 문턱이 존재한다"며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점진적이고 완만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중국의 경제 회복 모멘텀이 다시 꺾이거나, AI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둔화될 경우, 혹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 및 위안화 추가 약세가 닥칠 경우 이 같은 유입세가 언제든 다시 후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왕치(Wang Qi) UOB 케이 히안 자산관리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위험 노출을 확대하려면 중국 중앙정부 차원에서 시장을 안심시킬 만한 실질적이고 파격적인 재정 경기 부양책이 실제로 집행되는지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바닥을 찍은 밸류에이션과 AI 하드웨어 생태계를 발판 삼아 4년 만에 '저비중의 늪'을 탈출한 중국 증시가, 글로벌 긴축과 지정학적 갈등의 파고를 넘어 지속 가능한 자본 유입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