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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남부 방산 기둥 자처한 그리스의 승부수… 한화오션 협력 모델 지중해 전면에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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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남부 방산 기둥 자처한 그리스의 승부수… 한화오션 협력 모델 지중해 전면에 띄운다

- 그리스조선협회, 2027년 하반기 유럽연합 의장국 수임 앞두고 7대 방산 조선 전략 만장일치 채택
- 70% 자국 부가가치 법제화와 25조 원대 안보기금 재배분 요구… 1만 2000개 일자리 창출 목표
- 미국과 대서양 조선 협약 체결 제안… 오넥스와 한화오션 '트라이던트' 협력을 민간 모범 모델로 제시
그리스조선협회(EEN) 이사회가 2027년 하반기 유럽연합(EU) 이사회 의장국 수임을 앞두고 1만 2000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내건 방산 조선 7대 전략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미지=제미나이4이미지 확대보기
그리스조선협회(EEN) 이사회가 2027년 하반기 유럽연합(EU) 이사회 의장국 수임을 앞두고 1만 2000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내건 방산 조선 7대 전략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미지=제미나이4

그리스조선협회(EEN) 이사회가 2027년 하반기 유럽연합(EU) 이사회 의장국 수임을 앞두고 1만 2000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내건 방산 조선 7대 전략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그리스 안보 전문 매체 지오폴리티코 그리스는 2026년 10월 17일(현지시각) 파노스 크세노코스타스 협회장이 그리스 방위장비투자총국(ΓΔΑΕΕ) 주관으로 열린 유럽집행위원회 특별 대표단 회의에서 해당 정책 제안서를 공식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구상은 유럽연합 방산 조달 규정을 정비해 그리스를 유럽 해양 안보의 남부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며, 현지 조선소 오넥스와 한화오션이 맺은 협력 체계를 민간 생태계 차원의 참고 모델로 전면에 세웠다.

15년 국가 계획 법제화와 70% 국산화 의무화 요구

그리스조선협회는 유럽 방산 조선 산업 주권을 확립하기 위해 단기 처방을 끝내고 중장기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튀르키예, 한국, 이탈리아, 프랑스가 15~20년 장기 계획을 바탕으로 조선 산업을 키워왔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15년 단위 국가 조선 프로그램 법제화를 요구했다. 현재 8개 부처로 흩어진 조선 관련 행정 권한을 미국 해사청 모델처럼 단일 장관급 조정관 체계로 일원화하자는 방안도 함께 내놨다.

협회는 기존 유럽연합 국방 조달 지침(2009/81/EC)을 대체할 신규 규정에 국가안보 목적의 최소 국내 부가가치 기준을 신설하고, 그리스의 경우 이를 70%로 못 박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기준이 제도화되면 전국에 걸쳐 1만 2000개 일자리가 생기고 협회가 직접 파악한 200개 이상 현지 중소기업이 조선 생태계에 합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방부 특별위원회가 상업 선박 건조 실적까지 함께 평가하는 공정한 인증을 맡겨 정부 보조금에 기대 연명하는 부실 조선소가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안전장치도 담았다.

단순 하청 탈피와 25조 원대 유럽 기금 구조 개편


그리스 조선소가 선체 철판만 용접하는 하청 업체에 머물지 않고, 초기 설계부터 해상 시운전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주계약자 지위로 올라서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유럽국방기금(EDF)과 유럽안보기금(SAFE) 지원 기준을 손질해 선박 구매 지원뿐 아니라 드라이독, 선박 인양기(싱크로리프트) 같은 필수 생산 인프라 구축에 자금이 투입되도록 길을 터달라고 요청했다. 미사일 체계, 전투관리체계(CMS), 3차원 레이더, 전자전 장비, 추진 엔진을 그리스 안에서 공동 생산하고 정비하는 역량을 갖추겠다는 계산이다.

현행 유럽안보기금 운용 방식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협회는 기금 예산 가운데 60~70%가 우주 분야에 쏠려 있으며, 150억~170억 유로(약 22조 5543억~25조 5615억 원)에 이르는 미집행 자산이 조선업 밖으로 겉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2027년부터 2035년까지 가동할 미래 조선소 전용 기금을 새로 만들고 유럽안보기금의 25%를 조선,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민군 겸용 항만 시설에 의무 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서양 조선 협약 구상과 기술 중심 협력 활로


여섯 번째 전략으로 제시된 미국과의 대서양 조선 협약(Transatlantic Shipbuilding Pact) 구상은 한국 조선 업계의 글로벌 사업 모델과 맞닿아 있다. 협회는 대형 방산·상선·에너지 프로젝트에서 미국과 공동 생산 라인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히며, 그 구체적 사례로 오넥스와 한화오션의 '프로젝트 트라이던트'를 협회 전체 생태계가 활용할 민간 모델로 지목했다.

서방 진영의 해양 연대를 통해 중국을 중심으로 편중된 아시아권 건조 물량 가운데 33%를 서방 공급망으로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리스가 추진하는 협약 구상이 실제 유럽연합 제도권에 반영될 경우, 한국 조선업계는 현지화 70% 규제에 맞춘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

단순 완성형 블록이나 기자재의 직접 수출은 제약을 받을 수 있지만, 현지 조선소 현대화 엔지니어링, 선형 설계 라이선스 공여, 특수선 건조 기술 이전 등 기술 기반 제휴를 통해 지중해 해양 안보 시장에 진입하는 활로를 넓힐 수 있다. 미국과의 대서양 협약 트랙을 타고 지중해 미 해군 함정 정비 협력이 가시화되는 동시에 유럽연합 기금 기반의 나토 표준 함정 사업 참여 기회도 엿볼 수 있다.

향후 전개의 최대 시험대는 2027년 하반기 그리스가 유럽연합 의장국을 맡는 시점에 이 제안이 공식 입법 과제로 채택되는지다. 자국 조선소를 우선 보호하려는 프랑스와 독일의 반발을 어떻게 넘어서느냐에 따라 그리스의 남부 해양 안보 구상과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 보폭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