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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의 소규모 M&A, 전기차 업계 판도 바꿀 '태풍의 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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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의 소규모 M&A, 전기차 업계 판도 바꿀 '태풍의 눈' 될까

포드는 최근 소규모 충전업체 일렉트리파이를 인수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포드는 최근 소규모 충전업체 일렉트리파이를 인수했다. 사진=로이터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의 눈에 띄지도 않는 소규모 충전업체 일렉트리파이 인수가 훗날 전기 자동차 업계와 전력망 시장에 엄청난 판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포드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의 전기차 충전관리·모니터링 소프트웨어 업체 일랙트리파이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포드는 2025년까지 전기차 부문에 3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한 계획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인수금액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규모가 작은 것만은 틀림없다.

배런스는 그러나 19일 포드의 이 작은 한 수가 훗날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도 있는 큰 도약의 초석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수년 안에 전기차를 만드는 자동차 업체들과 충전부터 유틸리티에 이르기까지 전기차 인프라 관련 업체들이 전력망의 개념 자체를 뒤바꾸고 있는 이른바 '그리드 에지(grid-edge)' 기술에 관해 크게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첨단 전력망, 또는 전력망 끝단 정도로 번역이 가능한 그리드 에지는 컨설팅업체 우드매킨지 자회사인 그린텍미디어가 처음 만든 말이다.

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들어, 이를 전력망 업체에 넘기면, 전력망 업체들이 기업과 가정 등 일반 소비자들에게 분배하던 전통적인 일방향의 중앙집중식 방식과 달리 재생가능 에너지가 도입되면서 전력시장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 새로 생긴 단어다.

지금은 대단위 화력·원자력·수력 발전소들 뿐만 아니라 풍력·조력·태양광 발전단지 등 전력생산 업체들이 다변화했다. 더 이상 중앙집권화된 시스템이 아니다.
또 이전에는 최종 소비자였던 가정에서도 지붕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달아 남아도는 전기를 전력업체에 판다. 소비자와 공급자간 일방 통행 구조 역시 사라졌다.

그리드 에지는 이렇게 분권화(탈 중앙집권화)되고, 소비자와 공급자간 관계도 양방향이 된 전력시장에서 각 단계별로 이를 관리하고 개발하는 기술을 통칭하는 말이다.

포드가 인수하기로 한 일렉트리파이도 전기차 충전 업체로 이 그리드 에지 기술 업체 가운데 하나다.

일렉트리파이의 기술은 사실 단순하다. 배터리로 가득찬 대형 컨테이너를 동원해 전기차가 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 업체다.

전력 수요가 높은 여름철을 피해 겨울에 이 컨테이너의 배터리들을 충전해 여름에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업모델이다.

짐 팔리 신임 포드 최고경영자(CEO)의 주력 사업계획인 대단위 상용 전기차 망 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포드는 상용차 매출을 팬데믹 1년 전인 270억 달러에서 2025년에는 450억 달러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증가분 대부분은 포드의 풀사이즈 트럭, 밴보다도 마진이 높은 서비스 부문에서 나올 전망이다.

포드의 상용차 부문을 관장하는 포드프로 CEO 테드 캐니스는 보도자료에서 "상용차 고객들이 전기차를 운송단에 더하면서 매일 전기 상용차들이 제대로 충전돼 확실하게 가동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일렉트리파이 인수로 이들 고객의 요구를 확실하게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포드는 대형 상용차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같은 충전소 산업규모가 크게 확대돼 2030년까지는 트럭과 밴을 합해 60만대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포드의 전기차 충전 그리드 에지 기술업체 인수라는 작은 한 걸음이 포드를 전기차 업계의 거인으로 만들어주는 밑거름이 될지를 놓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한편 포드 주가는 올들어 68% 폭등해 시장 수익률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