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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금지령 따른 암호 화폐 채굴업계 반응…포기와 탈출, 아니면 규제 완화 ‘희망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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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금지령 따른 암호 화폐 채굴업계 반응…포기와 탈출, 아니면 규제 완화 ‘희망고문’

중국의 암호화폐 채굴금지령에 따라 업계가 사업을 접거나, 해외로 탈출하거나, 규제 완화 ‘희망 고문’ 등 세 가지 반응이 나오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암호화폐 채굴금지령에 따라 업계가 사업을 접거나, 해외로 탈출하거나, 규제 완화 ‘희망 고문’ 등 세 가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암호 화폐 채굴 전면 금지 조치로 전 세계 비트코인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을 마비시킨 가운데 채굴자들이 절망 속에 기계를 버리거나 텍사스나 카자흐스탄 같은 곳에 피난처를 찾고 있다. 남서부 쓰촨성(四川省)에 있는 암호 채굴 농장 운영자인 마이크 후앙(Mike Huang)은 “많은 채굴자가 정부 정책을 따르기 위해 사업을 그만두고 있다”라고 말하면서 “채굴 장비가 고철처럼 팔리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신장(新疆)에 이은 중국 제2의 비트코인 채굴센터 쓰촨 지방정부는 일주일 전 암호 채굴 금지령을 내렸다. 중국 국무원(내각)은 5월 말 비트코인 마니아가 중국의 암호 화폐 투기거래를 부활시키자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 비트코인 거래와 채굴에 대한 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번 단속은 중국 중앙은행이 자체 디지털 통화를 시험하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중국 당국은 암호 화폐가 경제 질서를 교란하고, 불법 자산 이전과 자금세탁에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분석가들은 중국 정부도 ‘디지털 위안화’의 잠재적 경쟁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전력난이 환경을 해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요구에 따라 네이멍구(內蒙古) 신장(新疆) 윈난(云南) 쓰촨(四川) 등 중국 주요 암호 화폐 채굴 거점들이 구체적 사업 근절 방안을 내놨다.

이런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은 이번 주에 3만 달러 이하로 폭락했는데 이는 세계 투자자들이 지금까지의 대형 시장의 혼란을 우려한 가운데 최고치였던 4월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중국 남서부 윈난성의 채굴 사업 운영자인 류 훙페이(Liu Hongfei)는 “만약 정부가 암호 화폐 채굴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저는 그만둬야 한다”라고 말하며 “중국에서는 공산당하고 싸우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케이엑스 인사이트(OKEx Insights)의 선임 편집자인 애덤 제임스(Adam James)가 추정한 바에 따르면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 금지 조치로 중국 내 광산의 최대 90%가 오프라인 상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비트코인과 다른 암호 화폐는 전기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수학 퍼즐을 풀기 위해 고출력 컴퓨터, 즉 굴착 장치에 의해 만들어지거나 채굴된다.

암호 채굴 산업에 초점을 맞춘 컨설팅 회사 블록 브리지 컨설팅(Blocks Bridge Consulting)의 설립자인 니산트 샤르마(Nishant Sharma)는 중국의 대부분 채굴자가 “기계 가동을 중단하고 이를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이외의 모든 광산 운영자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채굴자들의 처리 능력 측정치인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전 세계 해시 레이트에 비례하는 그들의 채굴 보상이 자동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대 법학전문대학원(NYU) 윈스턴 마(Winston Ma) 겸임교수는 “중국의 암호 화폐 채굴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한편, 금지령이 내려진 후 중국 본토에선 채굴 장비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쓰촨의 한 채굴자는 “4월과 5월에 약 4,000위안이 팔렸던 기계 한 대를 이제 700~800위안에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 암호 화폐 채굴기 제조사인 비트 마이닝(BIT Mining)은 지난 월요일 미국, 캐나다, 호주, 러시아,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등 해외 고객들과 함께 품질 좋은 전력 공급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몇몇 대형 중국 채굴 업체는 이미 해외로 모험을 떠나고 있다. 비트 마이닝은 월요일 카자흐스탄에 1차로 채굴 장비 320대를 성공적으로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째와 세 번째 총 2,600대의 기계가 7월 1일까지 중앙아시아 국가에 인도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안펑 양(Xianfeng Yang) CEO는 성명을 통해 “대체 고품질 광산 자원을 위한 해외 개발을 가속화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 텍사스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암호화하는 데도 투자했다고 덧붙였다.

쓰촨(四川)에서 채굴농장을 운영하는 후앙 더지(Huang Dezhi) 부장은 카자흐스탄 등 해외 여행지도 탐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정책을 번복하지 않으면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중앙정부의 결정에 저항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신을 선 씨라고 밝힌 프로젝트 매니저는 러시아로 광부들이 이주하는 것을 돕겠다고 제안해왔지만, 지금까지 그의 서비스에 대한 요구는 미온적이었다고 말했다.

규제가 덜 엄격한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 새 전기 공급원을 찾고 있는 자신을 미스터 선(Mr. Sun)이라고 밝힌 사람은 “만약 기계를 해외로 옮기게 되면 사실상 자산 통제를 포기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큰 위험이 따른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광부들은 금지조치가 결국 완화되길 바라고 있다. 쓰촨에서 채굴사업을 하고 있는 왕 웨이펑 (Wang Weifeng)은 “전력 공급이 중단되었지만,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철거하라는 명령을 받지 못했다”라고 말하며 “그래서 우리는 관망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한 가닥 희망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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