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세 쿼터 47% 삭감·50% 징벌관세 7월 1일 본격 시행…K-철강 수출 경고등
미국 이어 유럽까지 '이중 통상장벽'…흑자 전환 초입에 직격탄
미국 이어 유럽까지 '이중 통상장벽'…흑자 전환 초입에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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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각) 독일 일간 슈피겔에 따르면, EU는 다음 달 1일부터 무관세 수입량을 연간 1830만t으로 제한한다. 이는 기존보다 약 47% 감소한 수치이다. 이 한도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기존의 두 배인 50%의 관세가 부과된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FTA 체결국과의 새 쿼터 협상을 7월 1일 시행 이전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국가별 쿼터 세부 배정이 아직도 공시되지 않아 기업들의 수출 계획 수립에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7월 전 의미 있는 협상 타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한국의 최대 철강 수출처 유럽의 문이 사실상 절반으로 닫힌다. 포스코·현대제철에 남은 시간은 20일이다.
열연·냉연·아연도금강판 '3대 주력품목' 직격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EU는 국내 철강 수출 물량의 13.4%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처다. 수치보다 더 심각한 것은 품목 구조다. 한국의 대유럽 수출 물량 중 절반을 차지하는 열연·냉연·아연도금강판이 이번 쿼터 축소의 직접 대상이다.
국가별 쿼터는 다음 달 발효 전까지 EU와 개별 협상으로 확정된다. 글로벌 쿼터 총량이 47% 줄어든 만큼, 기존 연간 약 263만t 수준의 무관세 물량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철강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포스코의 2025년 반기 기준 유럽 매출은 4811억 원으로 전체 수출의 8%를 차지한다. 중국 매출(1266억 원)의 약 4배이며 미국보다 비중이 높다.
자동차 강판·조선용 후판 납품 단가 하락은 현대차·기아, HD현대·한화오션 등 수요 산업 전반에 연쇄 충격을 줄 수 있다.
실적 회복 초입에 찬물…'도미노 충격' 우려
EU의 이 같은 조치는 실적 회복 초입에 있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찬물에 끼얹을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4.3% 늘어난 7100억 원을 기록했고, 현대제철도 157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간신히 살아난 실적 개선 흐름이 다시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부과 중인 미국 철강 50% 관세와 맞물려 포스코·현대제철에게 이중 부담으로 작용한다.
유럽 수출길이 막힌 다른 나라들의 철강 물량이 국내로 우회 유입될 경우 국내 시장 가격까지 동반 흔들릴 수 있다. 철강은 자동차·조선·건설 등 국가 기간산업의 핵심 소재인 만큼, 수출 위축은 협력사와 지역 경제로 파급될 수 있다.
산업통상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4일 셰프초비치 EU 집행위원에게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기반한 15년간의 교역 신뢰가 이번 조치로 훼손돼선 안 된다는 우려를 전달하고, 국가별 쿼터 배분에서 한국에 대한 특별한 고려를 강력히 요청했다.
철강산업, 이중관세·쿼터 축소·CBAM '3중 비용' 시대
이번 사안은 단순한 관세 인상을 넘어 철강 공급망 전반의 재편을 예고한다. 투자 판단에는 3중으로 겹치는 비용 구조를 함께 봐야 한다.
소재·생산 측면에서는 EU 수출 쿼터 소진 속도와 분기별 유럽 출하량이 핵심 변수다. 긍정적 시나리오는 GATT 협상을 통한 한국 쿼터 완화이며, 리스크는 쿼터 조기 소진 이후 3분기부터 50% 고관세 물량이 누적되는 구조다.
여기에 올해 1월부터 시작된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로 인한 추가비용이 더해진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인증서 구매 비용이 제도 실시 첫해 851억 원 수준에서 2034년 5589억 원 수준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물류·통상 측면에서는 쿼터 소진 물량의 제3국 우회 루트 확보 여부가 수익성을 가를 변수다. 수혜는 우회 루트 확대에 따른 해운·물류주 단기 반사이익이며, 리스크는 '원산지 용융·주조(melt & pour)' 증빙 의무화로 우회 루트 자체가 차단될 가능성이다.
친환경 측면에서 포스코·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8조 원을 투입해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전기로 기반 제철소를 공동 건설 중인 것은 중장기 탈탄소 대응 카드다. 수혜는 저탄소 강재 전환으로 CBAM 부담 경감이며, 리스크는 완공 전까지 수년간 고관세·고탄소 비용을 그대로 떠안는 구조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보호무역주의가 고도화되면서 '싸고 질 좋은 철강'을 파는 시대는 끝났다"면서 "정부의 외교적 총력전과 함께 저탄소 강재 전환 속도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려야만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