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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3사, 33조 원 대 양극재 시장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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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3사, 33조 원 대 양극재 시장 뛰어든다

LG에너지솔루션-LG화학, 양극재 사업 확장 추진과 타 소재 사업 진출 검토
삼성SDI, 소재 전문 업체 에코프로비엠과 합작사 설립해 양극재 생산
SK이노베이션, 中배터리 업체 EVE, 소재 업체 BTR과 손잡고 양극재 시장 진출
(왼쪽부터)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진=각 사 홍보팀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진=각 사 홍보팀
'33조 원 대 양극재 시장을 잡아라'

2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 시장에 뛰어든다.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려면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등 4가지 소재가 필요하다.

리튬이온을 만드는 양극재는 배터리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며 전지 생산 원가의 40~45%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음극재는 양극재에서 나오는 리튬 이온을 보관하고 방출해 전기에너지를 만든다. 음극재는 배터리 생산원가의 약 20%를 차지한다.

이에 비해 분리막은 2차전지 내부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는 얇은 막으로 미세 가공을 통해 리튬이온만 들어오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분리막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약 40%를 차지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그동안 4가지 소재를 다른 소재업체로부터 공급 받아 왔다. 그러나 이들 업체가 핵심 소재인 양극재 제조에 진출하기로 한 것이다.

양극재 시장 전망도 매우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양극재 시장 규모는 2025년 296억 달러(약 33조 45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 LG에너지솔루션-LG화학, 양극재 생산능력 4년 내 약 7배 늘리기로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과 손잡고 양극재 생산능력을 현재 연 4만t에서 오는 2025년까지 26만t으로 늘릴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배터리 자회사다.

LG화학의 양극재 생산 규모는 국내 정상급 배터리 소재 업체 포스코케미칼의 2025년 목표 생산량(27만t), 2차 전지 양극재 전문업체 에코프로비엠의 2024년 목표 생산량(18만t)에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다.

LG화학의 양극재 생산 설비 증설이 꾸준히 이뤄지면 LG에너지솔루션의 양극재 자체 공급 비율은 현재 30%에서 최대 5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관계자는 "양극재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이 융합된 물질로 배터리 에너지 출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소재"라며 "LG화학 기술력을 토대로 고품질의 양극재가 LG에너지솔루션에 공급되면 전기차 배터리 성능이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 지난해부터 소재 전문업체와 양극재 사업 추진


삼성SDI는 에코프로비엠과 합작 법인 '에코프로이엠'을 설립해 지난해 11월 양극재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합작사 설립에는 에코프로비엠이 720억 원, 삼성SDI가 480억 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프로이엠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 공장에서는 양극재 연 3만1000t이 생산될 예정이며 2025년까지 투자를 늘려 양극재 생산능력을 6만t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는 합작사 에코프로이엠 외에 양극재 제조 자회사 에스티엠도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삼성SDI는 미래 먹거리인 양극재 사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중국 기업과 합작사 세워 양극재 사업 진출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배터리 기업 EVE에너지, 배터리 소재 기업 BTR 등과 손잡고 양극재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합작사는 연 5만t 규모의 양극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설립되는 합작사 지분은 SK이노베이션이 25%, EVE에너지가 24%, BTR이 51%을 보유하지만 세부적인 총 투자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까지 양극재를 자체 생산하지 않았고 엘앤에프 등 소재 전문 업체로부터 공급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가 저물고 친환경 전기차 시대가 활짝 열려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폭증하는 모습"이라며 "SK이노베이션도 4년 이내 33조 원 대에 이르는 거대한 양극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