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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창업' 화이자·모더나, 성공 요인은 '강한 성취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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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창업' 화이자·모더나, 성공 요인은 '강한 성취욕구'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이민자 기업인 관련 기사. 사진=HBR이미지 확대보기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이민자 기업인 관련 기사. 사진=HBR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이 발간하는 경영전문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이민자에게는 공통점이 한가지 있다.

이민자들이 토착민보다 기업을 일으키는 경우가 흔하고 성공하는 경우도 일반적으로 많다는 것. 그러나 그런 결과가 빚어진 근본적인 배경에 대해서는 분석이 이뤄진 적이 없다.

이런 가운데 이민자들이 기업 경영에 상대적으로 뛰어난 이유를 이해하는데 단초를 제공하는 연구보고서가 최근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고 HBR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해외에서 기업인을 영입하고 하는 경우나 외국의 고급인력을 발탁하려는 경우에 매우 참고할 만한 내용이라고 HBR은 강조했다.

화제의 보고서는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을 가르치는 피터 밴도르 교수가 세계 최대 온라인 저널 원문 데이터베이스인 사이언스다이렉트에 올린 ‘이민자 기업인의 개인적 특성에 관한’ 보고서.

밴도르 교수에 따르면 화이자, 바이오엔테크, 모더나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예방 백신을 선도적으로 개발해 전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모두 이민자 출신이 창업 또는 공동창업한 경우다.

◇기존 연구 결과


이민자 기업인과 관련한 종래의 연구 보고서들 가운데 글로벌기업가정신모니터(GEM)라는 연구기관이 지난 2012년 전세계 69개국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기반해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이민자들은 토착민보다 창업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전체 인구의 13.7% 가량이 외국 출신이고 전체 자영업자의 20.2%가 이민자 출신이며 스타트업 창업자의 25%가 이민자 출신인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미국정책재단(NFAP)이 2018년 펴낸 보고서에서도 미국의 주요 대기업 창업자 또는 공동창업자의 55%가 이민자 출신인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처럼 여러차례의 보고서를 통해 이민자들이 토착민들보다 창업에 과감하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확인이 됐지만 어떤 개인적인 특성이나 동기가 작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진 바 없다.

이민자에 대한 노동시장의 차별 등이 이민자의 창업을 부채질했을 가능성이 거론된 적은 있지만 더 이상 구체적인 분석에 이르지는 못했다.

◇최근 연구에서 확인된 점


그런 면에서 밴도르 교수가 사이언스다이렉트에 올린 보고서에는 한단계 진보한 내용이 담겼다.

그의 연구는 왜 이민자들이 유독 왕성하게 창업을 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숨겨진 동기나 배경을 파악하는데 초점을 뒀고 그 결과 그가 파악한 것은 ‘개인의 성격에 기반한 자기 선택적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

바꿔 말하면 이민자들은 제발로 이민을 떠나는 결정을 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창업에 따른 리스크, 회사 경영에 실패할 리스크를 두려워 하는 정도가 일반적인 경우보다 약하다는 것. 스스로 선택한 결정인만큼 더욱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의지가 강하다는 뜻이다.

특히 회사 경영에 실패할 리스크는 모든 기업인이 예외없이 느끼는 부담인데 이민자 출신 기업인들은 이 대목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는 얘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스타트업 성공률을 조사한 뒤 기존 보고서들에 따르면 스타트업이 창업 3주년을 맞는 경우는 60%에 달하는 반면, 7주년이 될 때까지 건재한 경우는 40%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과감히 리스크를 떠안는 태도

밴도르 교수에 따르면 리스크를 과감하게 떠안는 태도가 이민자 기업인과 여타 기업인을 구별짓는 결정적인 차이로 추정됐다.

그는 “위험성이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일수록 자발적으로 외국으로 이주해 창업을 하는 일이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일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그가 이같은 특이점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은 오스트리아 대학 2곳에서 공대와 경영대에 다니던 130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창업 계획과 해외 이주 계획 등 위험성이 있는 일을 벌일 가능성을 중심으로 통시적으로 추적 조사한 것. 2007년 1차 조사가 이뤄졌고 2019년 같은 내용으로 다시 조사가 실시됐다.

그 결과 리스크를 떠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은 그룹에서 해외로 이주해 창업한 경우가 훨씬 많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07년 학생이었던 조사 참여자 가운데 4분의 1 이상이 해외로 이주했고 이 중 상당수가 기업인이 됐다. 이민을 가지 않은 학생들 가운데서는 19% 정도만 창업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난 반면, 해외로 이주한 학생들 가운데 29%는 아직도 이민자로서 살고 있고 기업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을 갔다가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온 학생들의 경우에도 창업에 나선 비율이 43%나 됐다.

보고서는 “어려운 목표를 이루려는 성취욕구가 강한 사람일수록 해외 이주에 나설 가능성이 크고 창업에 나설 가능성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