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없는 ‘초간단’ 웨어러블 유력…애플 신화 주역과 합작 ‘하드웨어 승부수’
“아이폰보다 평온한 경험”…실패 잇따른 ‘AI 전용 기기’ 시장서 성공할지 주목
“아이폰보다 평온한 경험”…실패 잇따른 ‘AI 전용 기기’ 시장서 성공할지 주목
이미지 확대보기악시오스는 19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크리스 르헤인 오픈AI 글로벌 담당 부사장이 이 같은 출시 계획을 공식화했다고 보도했다.
2026년 하반기 베일 벗는다…“순조롭게 개발 중”
오픈AI가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 르헤인 부사장은 다보스 포럼 기간 중 열린 ‘악시오스 하우스’ 행사에서 “첫 번째 기기 공개를 2026년 하반기로 계획하고 있으며 현재 개발 과정이 순조롭다”고 밝혔다.
르헤인 부사장은 구체적인 기기 형태나 사양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으나, 2026년이 오픈AI에 있어 ‘기기의 해’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2026년 후반에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실제 제품 판매 시점에 대해서는 “진척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기술적 완성도와 대량 생산 준비 태세에 따라 출시 일정이 유동적임을 뜻한다.
이번 발표는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올트먼-아이브’ 동맹의 결과물이 가시화했음을 의미한다. 올트먼 CEO는 지난해 5월 조니 아이브가 이끄는 디자인 회사 ‘러브프롬(LoveFrom)’과 협력 관계를 맺고 새로운 AI 기기 개발에 착수했다. 아이브는 아이폰, 아이패드, 에어팟 등을 디자인하며 애플의 전성기를 이끈 인물이다.
화면 사라진 ‘AI 비서’…스마트폰 중독 대안되나
업계 관심은 이 기기가 어떤 형태를 띠느냐에 쏠린다. 현재까지 알려진 정보를 종합하면, 오픈AI 첫 기기는 화면이 없는 소형기기, 즉 ‘웨어러블(착용형)’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올트먼 CEO는 평소 “스마트폰보다 더 평온하고 자연스러운 기기를 만들겠다”고 강조해 왔다. 끊임없이 알림을 울리며 사용자의 주의를 빼앗는 스마트폰과 달리, 필요할 때만 AI와 음성으로 소통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영화 <her>에 등장하는 AI 이어폰이나 옷깃에 다는 핀(Pin) 형태와 유사할 수 있다.
실제로 실리콘밸리 일각에서는 오픈AI가 오디오 중심의 인터페이스를 구축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용자가 복잡한 메뉴를 터치하는 대신, 자연어로 명령하면 AI가 맥락을 파악해 우버를 호출하거나 일정을 조율하는 식이다. 르헤인 부사장이 구체적 형태를 묻는 말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점은 파격적인 기기 형태 실험이 진행 중임을 방증한다.
하드웨어의 무덤 넘을까…‘제2의 휴메인’ 우려도
시장 반응이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소프트웨어 기업이 하드웨어 시장에서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 특히 앞서 출시된 AI 전용 기기들이 잇달아 고배를 마신 점은 오픈AI에 부담이다.
애플 출신들이 설립한 스타트업 ‘휴메인(Humane)’의 ‘AI 핀’과 ‘래빗(Rabbit)’의 ‘R1’은 출시 직후 혹평을 받았다. 느린 반응 속도, 짧은 배터리 수명, 발열 문제 등으로 “스마트폰을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월가 투자자들은 오픈AI가 이러한 물리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화면 없이 항상 주변 소리를 듣거나 영상을 촬영하는 기기는 사생활 침해 논란을 부를 수 있다. 독일 등 유럽 규제 당국이 최근 AI 기기의 데이터 수집 방식을 두고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한 것도 변수다.
성패는 결국 ‘압도적인 AI 성능’과 ‘조니 아이브의 디자인’이 얼마나 시너지를 내느냐에 달렸다. 아이폰이 ‘멀티터치’라는 직관적인 기술로 모바일 혁명을 일으켰듯, 오픈AI가 음성 기반의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열 수 있을지 전 세계 IT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오픈AI는 2026년 기기 공개를 기점으로 AI 서비스 기업에서 종합 IT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을 시도할 전망이다. 이번 기기가 성공한다면 스마트폰에 종속된 현재의 앱 생태계가 AI 에이전트 중심으로 재편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