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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에 글로벌 경제 '발목' 우려…美성장 전망 하향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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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에 글로벌 경제 '발목' 우려…美성장 전망 하향 조정

세계 각국 지배종 차지하며 불확실성 가중
골드만삭스 내년 1분기 美성장 전망1%p 낮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계속 확산하는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한 트레이더들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계속 확산하는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한 트레이더들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이 글로벌 경제의 회복을 위협하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했다. 글로벌 경제가 오미크론 때문에 어느 정도 타격을 입을지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렇지만, 역대 변이 중에서 전파력이 가장 강한 오미크론이 세계 각국에서 지배종 자리를 차지하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미국 등 세계 주요국 투자자들은 오미크론 확산을 막기 위한 각국 정부의 새로운 봉쇄 조처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네덜란드가 전국 단위의 봉쇄령을 내린 것을 신호탄으로 주요 국가들이 여행 제한, 음식점 등의 영업시간 단축,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 대책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무엇보다 소비가 급감한다. 특히 세계 각국에서 소비 지출이 가장 많은 연말 쇼핑 시즌에 오미크론이 퍼지고 있어 상황이 심각하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붕괴 사태가 일부 개선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오미크론 사태가 터졌다. 이 때문에 공급 병목 현상이 다시 심각한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감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공급난이 인플레이션을 더욱 악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US 뱅크의 최고 투자책임자인 에릭 프리먼은 미국의 NPR 뉴스에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누구도 향후 시장 진로를 알 수 없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의 치명률과 확산 속도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데다 이것이 경제에 미칠 파장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 무디스, 글로벌 투자기관 제퍼리즈는 미국의 내년 경제성장 전망치를 잇달아 낮췄다. 오미크론 확산에 더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1조7500억 달러(약 2016조원) 규모 사회복지 인프라 예산 법안('더 나은 재건 법안')이 집권 민주당 조 맨친 상원의원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경제 전망이 더욱 어두워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무디스 애널리스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일 트위터를 통해 “정부 지출 법안이 무산되고, 팬데믹이 다시 심각해지면 경제 회복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미크론 확산과 더불어 재건 예산안이 부결되면 미국의 실질 경제 성장률이 1% 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이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연율 기준 미국 성장률이 올해 4분기 6%에서 내년 1분기에 4%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성장률은 올해 5.6%에서 내년 3.9%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제퍼리즈는 오미크론 감염이 확산하면 2020년 12월 당시처럼 고용위축을 촉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2022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분기 2%, 2분기 3%, 3분기 2.75%로 예상했다. 이는 직전 전망치인 1분기 3%, 2분기 3.5%, 3분기 3%에서 각각 1%포인트, 0.5%포인트, 0.25%포인트 낮춘 것이다.
그렇지만, 글로벌 경제는 오미크론에 앞서 지배종이었던 델타 변이 확산 당시에 급속한 회복력을 보였다. NPR 뉴스는 “델타 변이가 처음 등장했을 때 글로벌 마켓이 곤두박질쳤으나 하강 국면이 오래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오미크론이 미국의 증시에서 거래량이 급감하는 연말에 등장했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뉴욕 증시에서는 전통적으로 성탄절 전후에 거래량이 급격하게 줄어들기 때문에 최근에 나타난 폭락 장세를 지나치게 과대평가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거래량이 줄어들 때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부풀려져 보이게 마련이다.

골드만삭스 출신의 유명 주식 분석가인 짐 크레이머는 CNBC 방송에서 “오미크론 변이 공포 탓에 투매를 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오미크론과 관련된 주가 하락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신을 맞았으면 위중증으로 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증시는 곧 회복될 것”이라며 “이번 매도 장세가 저가 매수를 위한 기회”라고 주장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