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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진짜 전쟁' 일어난다면…에너지·곡물 값 급등, 공급망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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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진짜 전쟁' 일어난다면…에너지·곡물 값 급등, 공급망 차질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노볼루한스케시 인근 최전방 진지에서 우크라이나 군 병사가 참호를 따라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노볼루한스케시 인근 최전방 진지에서 우크라이나 군 병사가 참호를 따라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
코로나 위기 속에 시름하고 있는 글로벌 사회는 이제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하는 전쟁 공포로 인해 한층 더 시름에 빠져들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진짜 전쟁으로 전개되면 세계 경제는 어떻게 될까? 주가와 통화, 채권은 폭락하는 반면 에너지와 광산자원, 곡물 가격은 상승하고 세계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한층 높아져 각국 기업들의 실적은 악화될 것이다.
다행스럽게 전면전이 아니고 국지전이나 전쟁이 회피되더라도 각국 제재로 공급망 불안은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2021년 세계 부채 규모는 총 300조 달러다. 전쟁을 겪는 과정에 부채가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수 있다. 전쟁은 밀집 접촉을 초래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물론 동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가 더 심해질 수도 있다.

빌 게이츠가 밝혔듯이 코로나 외 새로운 전염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 러시아에서 생화학전을 펼칠 우려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인류가 축적한 지성이 힘을 잃고 전쟁이 발발하면 우크라이나가 갖는 지정학적 위치는 향후 미국 주도의 자유진영 가치에 대한 도전이 일어나 경제는 물론 국제질서의 전반에 심대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원유, 천연가스 공급망 차질과 가격 상승


우크라이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맹하는 국가와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독립국가공동체(CIS) 사이에 끼워져 있다. 중앙아시아에서의 영향력 강화를 목표로 하는 중국도 우크라이나에 중요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힘과 힘이 충돌하고 있다.

거기에 천연가스나 원유 등 자원 공급도 얽혀 우크라이나 정세는 매우 복잡하다. 앞으로 세계 경제에 상당한 파급 영향이 불가피하다.

과거 전쟁은 세계 금융시장 폭락을 야기했다. 시장은 불확실성을 가장 두려워한다. 주식, 통화, 채권의 가치는 하락했다. 만일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우크라이나 문제 긴박화가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긴축 조치가 더 가속화될 수도 있다. 미국 통화당국은 전쟁이 야기할 파장을 추가로 계산하고 통화정책을 펼쳐야 한다.

가난한 나라들은 달러가 더 빨리 빠져나갈 수가 있다. 더 혹독한 시간을 보내야 할 수도 있다. 각종 물가의 상승은 가난한 나라와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큰 부담을 준다.

EU는 천연가스의 약 40%를 러시아에 의존한다. 유럽 ​​각국에서는 탈탄소를 가속화하기 위해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 수입을 늘려왔다. 지난해 유럽 각국은 풍력 등 재생에너지 생산이 차질을 보이면서 유례가 없는 전력 공급 불안정을 경험했다.

현재 EU는 중동과 미국에서 천연가스 수입을 늘리고 있지만 절대량이 부족하다. 전쟁으로 사태가 장기화되면 EU는 에너지 난에 봉착하게 된다. 안정적인 천연가스 공급을 위해 러시아와 협력이 필요하지만 전쟁은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탈원전을 추진하는 독일은 두 개의 파이프라인으로 러시아에서 천연가스를 수입한다. 하나는 우크라이나를 경유한다. 다른 하나는 우크라이나를 우회하는 ‘노드 스트림’(발트 해저를 경유하여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이다. 천연 가스가 원할하게 공급되지 않으면 독일 경제는 코로나 기간 침체된 어려웠던 경제 시간을 더 연장해야 한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노드 스트림 2는 끝’이라고 경고했다. 만약 ‘노드 스트림 2’가 정지하면 천연가스와 원유 가격은 상승할 것이다.

서방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를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문제로 인해 세계 경제는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금융시장 대혼란, 광산자원과 곡물 가격 상승


1939년 구소련이 폴란드를 침공했을 때 뉴욕 주가는 10%대 이상 급락했다. 또한 1953년 구소련 스탈린이 사망했을 때 소련체제 전환이 진행 되면서 동유럽 등 사회주의국가 정세가 불안정지자 세계 주가는 폭락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침공하면 세계 주가는 ‘폭발적으로’ 하락할 것이다. 투자자들은 가격 변동 위험이 높은 주식을 팔 것이며, 상황에 따라 신흥국 주식 중 주요 투자 대상이 되어 온 기업의 가치가 크게 하락할 전망이다.

위험 회피의 움직임이 급증함에 따라 세계 통화시장도 혼란에 빠질 것이다. 러시아 루브르와 우크라이나의 그리브냐의 가치는 폭락할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진짜 전쟁이 일어나면 에너지와 곡물 갑이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석유비축기지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진짜 전쟁이 일어나면 에너지와 곡물 갑이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석유비축기지 모습. 사진=로이터

지리적으로 가까운 헝가리 등 동유럽 통화와 유로에도 매출 압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채권시장에서도 채무 잔고가 증가한 신흥국 정부와 기업 채권 가격이 하락할 전망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급속한 자금 유출에 직면해 경제 전체에서의 자금 이체가 없어져 IMF 금융지원을 요청하는 나라가 늘어날 수도 있다.

한편 에너지와 광산자원에 더해 밀 등 곡물 가격은 상승할 것이다. 세계적 물가 상승 압력은 한층 높아져 각국에서 기업 실적이 악화될 전망이다.

EU가 난민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전쟁에 의해 평화나 법에 의한 질서는 무너진다. 경제와 사회의 운영을 뒷받침해 온 가치관은 붕괴되고 혼란이 세계에 파급된다. 그 영향은 헤아릴 수 없다.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에 제재를 발동하고 러시아가 이에 보복 조치를 하는 경우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세계 공급망 제약을 악화시킨다.

우선,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네온 가스’의 공급 감소가 우려된다. 네온은 반도체 제조 공정 내의 노광 공정(기판에 광 등으로 회로 패턴을 전사하는 공정)에서 사용된다. 반도체 회로의 미세화에 의해, 네온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대부분이 생산되고 있다. 러시아가 수출을 제한하면 지금도 부족한 반도체 부족을 더 심화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