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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 인사이트] 러시아 우크라 침공은 전기차 업체에 '양날의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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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 인사이트] 러시아 우크라 침공은 전기차 업체에 '양날의 칼'

국제유가 급등으로 전기차 경쟁력 높아져
니켈 등 배터리 소재 가격 올라 원가 압박

테슬라 충전기. 사진=로이터
테슬라 충전기. 사진=로이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업체들의 양날의 칼이 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국제 유가 급등세로 전기차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원료비 상승으로 가격 인상 압박이 심화하고 있다.
전기트럭 업체 리비안은 지난주 가격 인상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유가 상승 반사이익


8일(현지시간) 배런스에 따르면 테슬라를 비롯한 전기차 업체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로 러시아 석유 수출이 원활하지 않아 국제유가가 뛰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8일에는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 석유 수입 중단을 결정해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가격이 장중 배럴당 133 달러를 돌파하는 등 초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미국은 전체 석유수입 물량의 약 8%, 영국은 약 2%가 러시아산 석유여서 시장에 직접적인 충격의 강도는 그리 크지 않지만 석유시장 수급이 전쟁 이전에도 이미 빠듯한 상태였던 터라 충격을 비켜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같은 고유가 환경에서는 전기차가 상대적으로 돋보인다.

국제유가가 수년만의 최고치를 치솟는 환경에서 전기차 구매는 상당히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전기차 가격 상승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가뜩이나 심각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더 올라가도록 하는 압박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에 필수적인 리튬이온 배터리용 금속 가격이 치솟고 있어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비에 비해 전기차 생산비가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니켈이 특히 급격한 가격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니켈은 올들어 약 130% 가격이 폭등했다.

니켈 가격 폭등은 배터리 생산비 상승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니켈만 오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다른 금속들 역시 가격이 뛰고 있다.

리튬은 약 75% 값이 뛰었고, 코발트 가격도 10% 넘게 올랐다.

역시 가격이 오르고 있는 망간, 철도 배터리 생산 비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평균 2000 달러 인상


전기차 생산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이 치솟으면서 전기차 가격 역시 뛰고 있다.

배런스 추산으로는 금속 가격 인상 여파로 올들어 전기차 업체들이 가격을 대당 평균 2000 달러 인상했다.

GLJ의 고든 존슨 애널리스트는 배터리 가격 상승으로 전기차 업체들의 영업 마진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존슨이 이날 내놓은 분석노트에 따르면 테슬라 총마진은 니켈 가격 상승분 만으로도 2%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이같은 분석은 업체들이 일반적으로 맺은 장기계약에 따른 장기 공급가격이 아닌 현물가격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실제 충격과는 거리가 있다.

그렇지만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진퇴양난


리비안은 이때문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1일 기존 예약구매분까지 포함해 대규모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가 투자자들의 뭇매를 맞았다. 당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가 1.9% 올랐지만 리비안 주가는 13.5% 폭락했다.

결국 리비안 경영진은 1일 이전 계약물량은 기존 가격으로 인도하기로 한 발 물러섰다.

이같은 후퇴는 또 다시 투자자들의 실망을 불렀다. 주가가 11.5% 더 폭락했다.

리비안의 가격 인상을 둘러싼 몸살은 전기차 업체들이 인플레이션 속에 마진에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임을 예고하는 불길한 징조로 해석되면서 전기차 업종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