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부동산 대기업 헝다(에버그란데) 그룹의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당국에 의해 전 CEO와 관계자들이 구금된 헝다 그룹은 25일 만기 도래된 40억 위안(약 7404억 원)의 위안화 채권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지불하지 못했다. 헝다 그룹의 경영 혼란은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
중국 언론 매체 등에 따르면 시아 하이준 전 헝다 CEO와 반 다롱 전 CFO 등 두 사람은 당국에 의해 구금됐다. 두 사람은 헝다 그룹의 자금을 부적절하게 유용한 혐의로 지난해 사임했다. 중국 당국은 이들의 자금 유용 내용을 조사하고 있다.
헝다 그룹은 25일 만기가 도래한 40억 위안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지급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헝다 그룹은 또 2024년 3월 23일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의 이자를 지불하지 못했다. 지급 불능은 위안화 채권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위안화 채권은 미국 달러 채권보다 우선 지불되어 왔다.
외신들은 헝다 그룹의 청산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회사의 사업 청산은 자칫 비즈니스 파트너와 주택 구매자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쳐 사회 전반적인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어 중국 당국이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
코다이 증권의 전략가 리 리시안은 "기업 청산은 최악의 시나리오이며, 그렇게 되면 채권자들의 원금 회수가 어려워져 중국 부동산 산업 전체의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헝다 그룹의 금융 혼란은 외화 표시 부채의 구조 조정에 대한 채권자들과의 회담이 반복적으로 연기되면서 가속화됐다.
헝다 그룹은 지난 8월 28일 "채권자들이 회사의 제안을 고려할 시간을 허용하기 위해" 같은 날로 예정된 협상을 9월 25~26일로 연기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헝다 그룹은 9월 22일 "주택 판매가 예상만큼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이를 다시 연기됐다. 24일에는 새로운 채권을 발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또다시 연기를 결정한 후 새로운 날짜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