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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백금, 금마저 추월…귀금속 ETF ‘역대급’ 랠리에 자금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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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백금, 금마저 추월…귀금속 ETF ‘역대급’ 랠리에 자금 몰린다

은 142%·백금 144% 폭등하며 금 수익률 압도…SLV·PPLT 투자자 미소
글로벌 ETF 유입액 930억 달러 돌파…부채·지정학 위기가 안전자산 수요 견인
산업용 수요 결합된 은·백금 ‘저평가 매력’ 부각…2011년 고점 재현 기대감
올해 귀금속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역사적인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금, 은, 백금 펀드 모두 투자 수요 급증에 힘입어 엄청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올해 귀금속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역사적인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금, 은, 백금 펀드 모두 투자 수요 급증에 힘입어 엄청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올해 귀금속 시장에서 은과 백금이 금을 제치고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하며 귀금속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전례 없는 훈풍이 불고 있다.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요 귀금속 펀드들은 역사적인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은·백금의 역습…수익률 ‘금’ 압도


23일(현지 시각) 글로벌 금융정보 사이트 ETF닷컴에 따르면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iShares Silver Trust-SLV)는 은 가격이 사상 처음 온스당 70달러를 돌파함에 따라 연초 대비 142%라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SPDR 골드 셰어즈(SPDR Gold Shares-GLD)도 금값이 온스당 4500달러에 육박하며 70% 가까이 상승했지만, 은의 기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백금의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다. 애버딘 피지컬 플래티넘 쉐어즈 ETF(abrdn Physical Platinum Shares ETF-PPLT)는 백금 가격이 2200달러를 넘어서며 2008년의 역대 최고가(2250달러) 턱밑까지 차올랐다. 이 영향으로 PPLT는 올해 144% 급등하며 귀금속 ETF 중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930억 달러 자금 유입…“2011년 랠리 재현”

ETF닷컴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귀금속 ETF로 유입된 자금은 약 930억 달러에 이른다. 이 중 금 펀드에 820억 달러가 집중됐으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은(100억 달러)과 백금(2억 달러 미만) 시장에도 실질적인 가격 상승을 이끌 만큼의 강력한 자금이 유입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랠리가 2011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의 급등세와 닮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과거 특정 금융 위기가 도화선이 됐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정부 부채 △지정학적 군사 충돌 △무역 전쟁 △지속되는 고물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 논란 등 복합적인 우려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저평가 매력에 산업용 수요까지 가세


금 가격이 상승 랠리의 문을 열었다면, 수익률을 끌어올린 것은 은과 백금의 ‘상대적 저평가’였다.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은과 백금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특히 산업적 용도가 다양한 두 금속은 경기 회복 및 공급망 불안과 맞물려 금보다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실제로 지난 11월 20일 이후 수익률을 비교하면 백금이 48%, 은이 39% 급등하는 동안 금은 10% 미만 상승에 그쳐 귀금속 시장의 주도권이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상승이 ETF 자금 유입을 부르고, 이것이 다시 가격을 밀어 올리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면서 "GLD, SLV, PPLT 등 귀금속 ETF 투자자들이 이번 랠리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고 말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