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돋보기] '위기를 기회로' 체질개선 이끈 현대해상 ‘조용일·이성재’ 대표

글로벌이코노믹은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고 있는 기업인과 금융인들의 주요 성과를 살피고, 사업 분석을 통해 투자자와 독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전달한다. 이를 통해 국가 경제와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길 기대하고 있다. 본지는 주요 최고경영자(CEO)의 활약과 기업의 성과를 집중 분석해서 소개하는 CEO돋보기 시리즈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현대해상 조용일(부회장)·이성재 사장

□ 실적 위기에서 취임 2년 만에 사상 최대 성과 견인

현대해상은 오랜 기간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유능한 CEO 2명이 회사를 쌍두마차처럼 이끄는 체제가 현대해상의 안정된 경영에 밑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다만 조용일 부회장과 이성재 사장이 취임했던 지난 2020년 당시 현대해상의 실적은 위기였다. 자동차·실손보험 손해율 상승, 저금리 기조 등에 따른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하던 해였다. 특히 대다수 보험사가 2~3년 갱신형 상품을 팔았던 반면, 현대해상은 7년 단위라 저금리 추세 속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더 컸다.
이 때문에 지난 10년간 현대해상을 이끌었던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이 용퇴하고 현 조 부회장과 이 사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으면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각각 ‘손익개선 집중 관리’, ‘자산운용 효율 극대화’ 등을 경영 목표로 내실 경영에 집중했다. 조용일 부회장은 영업전략을 세우고 채널별 영업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장기 손해율 개선을 위한 조직개편 등을 단행했다. 이성재 사장도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통한 업무혁신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강화 및 신성장동력 확보 노력 등을 통해 현대해상의 중장기적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취임 전인 2019년 250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현대해상은 2020년 3061억원, 2021년 4384억원, 작년 5609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새 회계기준 도입 첫해인 올해 역시 견고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이 78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감소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1.1% 증가한 289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5.4% 증가한 3963억원으로 집계됐다. 장기보험에서 보험계약마진(CSM) 상각 수익이 급증하고, 예실차 손실은 줄인 결과다.

앞으로 전망도 밝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현대해상의 내년도 추정 순이익은 1조2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할 것”이라며 “신계약은 꾸준한 성장세를 예상하며 2024년 예상 보장성 인보험 월납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122억원을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현대해상은 올해 초 도입한 IFRS17에서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CSM(보험계약서비스마진)을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현대해상은 2019년부터 줄곧 업계 4위에 머무르고 있다. 현대해상이 내건 승부수는 CSM 강화다. 현대해상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CSM전략TF를 신설하고 상품개발부장과 장기손익파트장을 거친 채형준 부장을 TF장으로 선임했다. 현행 제도 내에서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CSM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CSM은 미래에 보험계약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인식하게 될 미실현 이익이다. 아직 제공되지 않은 보험서비스 관련 손익은 ‘보험계약마진’으로 부채에 포함한 뒤 계약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상각해 이익으로 인식한다. 기존 보험계약에서 발생한 CSM은 기간 경과에 맞춰 상각 후 이익으로 산입되기 때문에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신계약 CSM이 꾸준히 유입돼야 CSM 총액이 증가해 순익이 늘어난다. 현대해상의 올 3분기 누적 CSM은 1조3970억원으로 메리츠화재(1조3190억원)보다 680억원 높다. TF는 보장성보험 판매 강화 등 여러 측면에서 CSM지표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할 예정이다.


◇조용일 부회장

1958년생. 경북고와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현대해상 법인영업지원부장, 일반보험업무본부 전무, 기업보험부문장 전무 및 부사장, 업무최고책임자(COO) 등 역임. 2020년 대표이사 선임 이후 부회장 승진.

◇이성재 사장

1960년생. 서울고와 서강대 경제학과 졸업. 현대해상 해상업무부장과 SOC공기업부장, 기업영업담당 상무, 경영기획본부장, 해외사업본부장, 기업보험부문장, 현대C&R 대표이사 역임 이후 2020년 대표이사 사장 승진.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