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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주년 하이트진로, 3세 박태영 사장 전면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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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주년 하이트진로, 3세 박태영 사장 전면 나설까

박문덕 회장, 새로운 '백년대계' 강조…베트남 통해 글로벌 공략
3세경영 지분승계 완료단계…내부거래 비중·대법원 재판은 복병
16일 재계에 따르면 설립 100주년을 맞는 하이트진로그룹의 3세 오너 일가들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하이트진로 청담동 사옥과 박태영(박스) 하이트진로 사장.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16일 재계에 따르면 설립 100주년을 맞는 하이트진로그룹의 3세 오너 일가들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하이트진로 청담동 사옥과 박태영(박스) 하이트진로 사장.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올해 설립 100주년을 맞는 하이트진로그룹이 '소주세계화'를 통한 글로벌 시장공략에 나서면서 향후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박문덕 회장의 장남 박태영 사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경영전면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서다.

1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그룹은 오는 10월 설립 100주년을 맞는다. 하이트진로그룹은 해외 생산공장 건립 및 증류소 건설, 경영내실화 등을 통해 올해 새로운 도약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재계에서는 창립 100주년을 맞아 박문덕 회장의 장남 박태영 사장이 경영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소주세계화 전략을 통한 글로벌 시장공략의 선봉장으로 박 사장이 나섬으로써 경영성과를 보이며 3세경영체제를 구축할 것이란 관측이다.

하이트진로그룹은 현재 3세경영을 위한 지분승계가 일정수준 이상 진행된 상태다. 하이트진로그룹의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의 2대주주인 서영이앤티의 최대주주가 바로 박문덕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사장이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하이트진로그룹의 지주회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최대주주는 박문덕 회장(29.5%)다. 2대주주는 계열사인 서영이앤티로 지분 27.7%를 보유 중이다. 서영이앤티는 비상장사다.

주목할 점은 서영이앤티가 사실상 박문덕 회장 일가의 가족회사란 점이다. 서영이앤티의 지난 2022년 연결감사보고에 따르면 최대주주는 박태영 사장(58.4%)이며, 동생인 박재홍 부사장(21.6%), 아버지인 박문덕 회장(14.7%), 삼촌인 박문효씨(5.2%)가 뒤를 잇고 있다. 전체 지분의 99.9%를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지배구조로 인해 하이트진로그룹의 3세 승계가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박문덕 회장이 보유한 하이트진로홀딩스 지분을 아들들에게 증여할 경우 안정적인 3세 경영 승계가 가능해서다.

주류업계에서는 사실상의 후계승계구도를 이미 마무리한 만큼 하이트진로그룹이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한 명분쌓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창립 100주년을 맞아 글로벌 시장공략에서 성과를 낼 경우 3세 경영승계의 최적의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국내 주류업체들은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했다고 보고 있다. 맥주와 소주 시장으로 양분된 국내 주류시장에서 관련업체들의 매출과 성장률이 정체되고 있어서다. 국내 주류업체들이 해외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하이트진로그룹 역시 지난 2016년 '소주세계화'를 전면에 내걸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이미 소주·맥주·기타주류를 전 세계 80개국에 수출 중이다.

최근에는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 확보에도 나섰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사업단지 내에 소주 생산공장 설립 위한 토지를 확보한 것.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하이트진로베트남법인은 향후 동남아 시장을 비롯해 해외진출의 선봉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박태영 사장 앞에 꽃길만 펼쳐진 것은 아니다. 당장 본인이 최대주주로 있는 서영이앤티의 내부거래 비중을 줄여야 한다. 서영이앤티는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독점 수입하던 브랜드들을 매각한 바 있다. 동시에 지난 2022년 인수한 PB상품 제조업체 놀이터컴퍼니에 힘을 주고 있다. 놀이터컴퍼니는 쿠팡과의 협업을 통해 지난 2022년 1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일감몰아주기와 관련된 대법원 결정도 박태영 사장의 행보에 걸림돌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5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사장의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 1년3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박 사장 측은 상고를 결정했고, 검사도 상고해 대법원 재판을 앞두고 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