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파월에 '안도'...암호화폐 숏포지션 4억 달러 청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례 잭슨홀 연설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자 숏(매도) 포지션이 대거 청산되면서 극적 상승을 주도했다.
CNBC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이날 뉴욕 시장 후반 4885달러까지 치솟아, 2021년 11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4866.01달러를 넘어섰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한국 시각으로 23일 오전 6시21분 현재 전일 대비 15.56% 오른 4872.58달러에 거래됐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크립토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파월 의장의 연설 전후로 단 4시간 만에 약 4억 달러(5500억 원)에 달하는 기록적인 암호화폐 숏 포지션이 청산됐다.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특히 이더리움 숏 포지션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이날 파월 의장 발언 전후 청산된 이더리움 숏 포지션 규모만 2억1716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시장에서는 이날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매파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했고, 이번 주 내내 위험자산 규모를 줄이는 움직임이 활발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나 우려와 달리 “통화정책이 여전히 제약적인 영역에 있는 만큼, 기본 전망과 위험 균형의 변화에 따라 정책 기조를 조정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밝히며 예상보다 ‘비둘기파적’ 스탠스를 보였다. 이에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다음 달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면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위험자산에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했다.
에버코어의 크리슈나 구하는 “파월 의장이 잭슨홀 연설을 통해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명확하고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면서 “파월의 연설은 시장이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비둘기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암호화폐 거래회사 셀리니 캐피털의 조르디 알렉산더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오늘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트레이더들이 완전히 허를 찔렸다”면서 “특히 유동성이 약한 주말 동안 숏 포지션이 강하게 청산되면서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초반 큰 타격을 입었던 이더리움 보유에 집중하는 이더리움 재무 기업들의 주가도 이날 일제히 급등했다.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과 샤프링크 게이밍 주가는 각각 약 12%, 15% 급등했다. 솔라나에 특화된 재무 기업 디파이 디벨롭먼트(DeFi Development)는 21% 급등했고,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비트코인 연계 투자사 스트래티지 주가도 각각 6%씩 상승했다.
파월 의장 발언 이전 11만1700달러 근방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도 이후 강하게 반등하며 한때 4% 넘게 오른 11만7416달러까지 뛰어올랐다. 이번 비트코인 반등은 지난 14일 12만4500달러에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시작된 1주일간의 하락세에 이어 나타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날 강력한 반등을 비트코인 강세 전환 신호로 해석하기도 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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