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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 부동산 '명암'…대도시는 활황, 저선 도시는 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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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중국 부동산 '명암'…대도시는 활황, 저선 도시는 침체

정부 지원·수요 업은 대도시 활황…2·3선은 가격 하락에 '신음'
과잉 공급·경제 부진에 지방 회복 난망…전문가들 "정상화 2026년 이후"
중국 부동산 시장이 대도시의 활황과 저선 도시의 침체로 '명암'이 갈리고 있다. 정부 지원과 수요에 힘입어 대도시는 회복세를 보이지만, 과잉 공급과 경제 부진에 시달리는 저선 도시는 회복이 난망하다는 분석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부동산 시장이 대도시의 활황과 저선 도시의 침체로 '명암'이 갈리고 있다. 정부 지원과 수요에 힘입어 대도시는 회복세를 보이지만, 과잉 공급과 경제 부진에 시달리는 저선 도시는 회복이 난망하다는 분석이다. 사진=로이터

중국 부동산 시장이 극명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등 1선 도시는 정부 지원과 수요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그 외 지역은 과잉 공급과 부진한 경제로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차이는 정부 정책과 시장 역학, 지역 경제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미국 경제 전문 매체 배런스는 분석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각) 배런스의 보도에 따르면 2025년 3월 베이징의 신축 주택 판매량은 2월 대비 125.6% 급증했고, 기존 주택 거래량도 61.4% 늘었다. 기술 허브인 선전 역시 같은 기간 신축 주택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5.1%, 기존 주택 거래량이 55% 각각 증가했다. 배런스는 이러한 회복세가 수요 진작을 위해 모기지 금리 인하, 계약금 요건 완화, 구매 제한 완화 등 정책 개입에 힘입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1선 도시의 토지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2025년 초 베이징, 상하이, 항저우에서는 50억 위안(약 9721억 원)을 넘는 대규모 토지 거래가 성사되었고, 일부 필지에는 100%가 넘는 높은 프리미엄(웃돈)이 붙었다. 핵심 입지에서 높은 프리미엄이 붙는 것은 투자자 신뢰 회복의 신호탄이다. 주택 구매자들의 심리 개선 또한 이들 도시의 시장 활동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 저선 도시는 가격 하락과 재고의 늪

반면, 저선 도시들은 전국적인 지원 노력에도 여전히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월 기준 2선 도시의 신축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4% 하락했고, 3선 도시는 5.7% 각각 하락했다. 주택의 초과 공급이 수요 부진과 맞물려 높은 미분양 재고로 이어졌고, 이는 가격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저선 도시 부진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2020년 이전의 급격한 건설 때문에 과잉 공급이 발생했으나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많은 신규 개발 주택이 미분양 상태로 남아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또한, 이 지역의 구매력 감소와 부진한 경제 여건 때문에 저선 도시 부진이 심화된다고 지적한다. 가격 인하 노력에도 수요 부진은 이어지고 있고, 상당한 회복은 적어도 2026년까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가들은 예측한다.

윈난성 시솽반나에 거주하는 루 양링(52)은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형제자매 소유 주택 3채 모두 최근 몇 년간 가치가 하락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부동산 활동이 전혀 없습니다. 정말로, 전반적으로 사업 활동도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추세가 소비 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그는 "물론입니다. 우리 돈은 집 안에 있습니다. 집값이 떨어지면 여행, 외식, 심지어 시내 친구들과의 만남 같은 것에 돈을 덜 쓰게 될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 정부 노력에도 회복은 '불투명'


베이징 당국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 필요성을 인지하고 부문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시행했다. 특히 주택 프로젝트 완공 보장을 위한 개발업체 재정 지원과 신축 주택 수요 증진을 위한 도시 재개발 프로그램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또한 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치에도 저선 도시의 회복은 불확실하다. 분석가들은 이 지역의 회복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며, 정상화는 아무리 빨라도 2026년까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S&P 글로벌의 에드워드 챈 신용 분석가는 "상위 도시는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뤄 정책 효과가 크지만, 소규모 도시는 장기적인 구조적 초과 공급 문제가 해결하기 더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핀포인트 자산운용의 장 지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소규모 도시들은 해결하기 더 어려운 장기적인 구조적 초과 공급 문제를 안고 있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 관점에서도 전망은 엇갈린다. 1선 도시는 당분간 완만한 가격 상승이 예상되지만, 저선 도시 시장은 여전히 취약하다. S&P의 챈 분석가는 저선 도시 투자 시 회복 전망이 좋은 지역의 고품질 부동산에 집중하는 등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