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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외국산 휴대폰 3월 출하량 50% 급감…아이폰 포함 외국산 스마트폰 부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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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외국산 휴대폰 3월 출하량 50% 급감…아이폰 포함 외국산 스마트폰 부진 심화

지난 2023년 9월 13일(현지시각) 중국 상하이의 애플 매장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3년 9월 13일(현지시각) 중국 상하이의 애플 매장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시장에서 외국산 휴대전화의 입지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아이폰을 포함한 외국산 스마트폰의 3월 출하량이 전년 동월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중국 내 애국 소비 증가와 자국 브랜드의 약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외산 제품 전반이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2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 정보통신기술연구원(CAICT)은 이날 발표한 자료에서 외국산 브랜드 휴대폰의 지난 3월 출하량이 총 188만700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의 374만7000대에 비해 49.6% 감소한 수치다.

이번는 CAICT가 발표한 월간 시장 보고서를 바탕으로 로이터가 자체 계산한 결과다. CAICT는 개별 브랜드에 대한 세부 출하량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애플의 출하량 감소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아이폰은 그간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최근 들어 점유율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최근 들어 오포, 비보, 샤오미, 화웨이 등 자국 브랜드들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고성능 반도체 칩을 탑재한 신모델을 출시하며 고급폰 시장까지 공략하면서 애플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른바 ‘애국 소비’ 분위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민감한 분야에서 자국 브랜드를 우선 사용하자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으며 일부 국영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외국산 전자기기의 사용을 제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단순한 가격 경쟁력 이상의 문제로, 외산 브랜드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IDC도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애플의 2025년 1분기 중국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줄었다"며 "화웨이의 복귀와 중국 내 경쟁 브랜드들의 성장세가 아이폰 판매를 위축시키는 주요 요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내 점유율이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특히 젊은 소비자층 사이에서 ‘국산 선호’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한편, 중국 전체 휴대전화 출하량 중 외산 브랜드의 비중은 점점 줄고 있다. 중국의 연간 휴대전화 출하량은 2023년 2억6000만대 수준에서 최근 몇 년 사이 소폭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자국 브랜드의 비중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들은 “애플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등 다른 외산 브랜드에도 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중국 시장 의존도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