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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루이싱커피, 美 본토 첫 매장 열고 스타벅스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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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루이싱커피, 美 본토 첫 매장 열고 스타벅스 정조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에서 문을 연 루이싱커피 미국 1호점의 개점 첫날 모습.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에서 문을 연 루이싱커피 미국 1호점의 개점 첫날 모습. 사진=AP/연합뉴스

중국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 루이싱커피(Luckin Coffee)가 미국 본토에 첫발을 디뎠다.

뉴욕 맨해튼에 직영 매장 2곳을 연 이 업체는 모바일 앱 전용 주문 시스템과 이색 메뉴를 앞세워 스타벅스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NBC뉴스는 루이싱커피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각) 맨해튼 미드타운과 다운타운에 각각 매장을 열고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고 6일 보도했다.

개장 당일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기존 미국 커피 체인과 다른 분위기와 메뉴에 신선함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미드타운 매장을 방문한 뉴저지 거주자 사만다 코이는 “중국에서 마셨던 과일 커피를 미국에서도 다시 맛볼 수 있어 반갑다”며 “이대로 계속 영업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블러드 오렌지 콜드브루·코코넛 클라우드 라떼로 美 입맛 공략


루이싱커피는 중국에서 스타벅스보다 두 배 이상 많은 2만4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외 아시아권 외 지역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일과 알코올을 접목한 독특한 커피 레시피와 완전 무인 주문 시스템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존 졸리디스 쿼바디스캐피털 대표는 “루이싱은 중국에서 제품 개발력과 속도 면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기업”이라며 “블러드 오렌지 콜드브루나 코코넛 클라우드 라떼 같은 이색 메뉴가 미국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루이싱커피 미국법인은 이번 출점 외 추가 진출 계획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글로벌 확대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NBC뉴스에 따르면 루이싱커피는 앱 기반 주문 방식을 통해 재고 관리, 고객 맞춤 마케팅, 빠른 회전율을 실현하고 있다. 그러나 매장을 처음 찾은 일부 고객들은 오프라인 주문이 불가능하다는 점에 당황하기도 했다. 현장을 찾은 한 고객은 “처음엔 그냥 카운터에서 주문하려 했지만 다들 휴대폰만 보고 있어서 눈치를 챘다”고 말했다.

◇ 스타벅스 부진 속 기지개 켜는 신흥 브랜드…루이싱, ‘대중형 커피’로 정면 승부


루이싱커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당시 회계 부정 스캔들로 2020년 미국 나스닥에서 상장폐지된 뒤 2021년 미국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했으며 2022년 회생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반등에 나섰다. 2024회계연도 전 세계 매출은 전년 대비 38.4% 증가한 47억 달러(약 6525억원) 수준이었다.

반면, 스타벅스는 미국과 중국 모두에서 실적이 하락했다. 2024회계연도 기준 미국 내 동일 매장 매출은 2% 줄었고 중국에서는 8% 감소했다. 스타벅스는 최근 분기 보고서에서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중국 사업의 일부 매각을 추진하는 동시에 미국에서는 ‘제3의 공간’으로서의 브랜드 정체성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브라이언 니콜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고객 중심의 경험을 중시했던 스타벅스 본연의 방향에서 벗어난 것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졸리디스 대표는 “스타벅스가 고급 커피와 공간 경험을 강조한다면 루이싱커피는 저렴한 가격에 빠르게 즐길 수 있는 ‘대중형 커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며 “중국 시장에서 보여준 성장세와 수익성을 고려할 때 미국에서도 일정한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