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층에서 뛰어내린 기업가... 중국 4개월 새 4명 연쇄 비극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동안 중국의 저명한 기업가 4명이 잇따라 자살하면서 중국 민간부문의 위기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왔다.

에포크 타임스가 지난 8일(현지시각) 이 사실을 보도하면서 중국 내부의 경제 상황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고 전했다.

런던에 기반을 둔 중국 금융 전문가 샤오이(Xiao Yi)는 "오늘날 중국에서 더 큰 위기는 경기 둔화가 아니라 시스템 자체에 대한 믿음의 붕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샤오이는 업계에서 30년 경험을 가진 중국 관찰자로 에포크 타임스 중국판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 4개월간 기업가 4명 연쇄 자살... 모두 건물에서 추락
지난 4월 16일 금전자 방직 유한회사 창업자 비광군이 한 건물 28층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내부자들에 따르면 비광군은 중국의 신에너지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6월 2일에는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부동산 부문에 크게 의존하는 Xizi Elevator Co. Ltd.의 회장 Liu Wenchao가 건물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중국 국영 언론은 류가 평소 "야망이 있는 사람은 결국 상처를 입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7월 17일에는 주택 개조 체인 Liangjiaju Building Materials의 창립자 Zeng Yuzhou가 광저우의 고층 건물에서 뛰어내렸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그는 10억 위안(1395억 원)의 빚을 남겼고, 2000명 이상의 가족과 1000명 이상의 직원, 300개 이상의 공급업체에 영향을 미쳤다.

불과 10일 후인 7월 27일에는 거대 가정용 소매업체 이지홈 뉴리테일 그룹의 회장 Wang Linpeng이 경찰 구금에서 풀려난 지 불과 나흘 만에 건물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 왕은 반부패 수사 기간 동안 당국에 구금된 상태였다.

각 기업가의 자살 소식은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 최소 24시간 동안 삭제되고 차단됐다. 샤오이는 "이는 정권이 대중의 내러티브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 자금 조달 막막, 정책 불확실성 가중... 민간 기업 '숨통' 조여

샤오이는 4명의 사망 사건이 여러 부문에서 발생했지만, 현금 흐름 붕괴, 부채 증가, 정책 불확실성, 대중 신뢰 침식 등 중국 민간 부문을 질식시키는 공통된 근본적 압력을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의 지방 정부 부채 증가로 인해 민간 기업들이 돈을 빌리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샤오이에 따르면 국영 언론은 "실물 경제 지원"과 같은 슬로건을 옹호하는 반면, 자본은 국유기업에 불균형적으로 유입되어 민간 기업은 비공식적으로 대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채무 불이행을 두려워한 중국 은행들이 신용을 긴축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비광군의 회사가 막대한 손실을 입은 후 그의 은행은 지원을 제공하는 대신 대출을 삭감했다. Liangjiaju의 마지막 준비금 500만 위안(9억 6000만 원)은 은행에 의해 직접 압류되어 회사를 붕괴로 몰아넣었다.

2021년 이후 중국 부동산 시장은 신규 및 중고 주택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계속 추락했다. 샤오이는 "이것이 엘리베이터와 실내 장식에서 가전제품과 건축 자재에 이르기까지 관련 부문을 황폐화시켰다"고 말했다. Liangjiaju의 고객 지불 주기는 2주에서 6개월로 늘어났고, 개발자가 채무 불이행을 하면서 Xizi Elevator의 수익이 사라졌다.

샤오이는 이런 가운데 미국의 관세와 동남아시아 제조업 급증으로 인해 중국의 수출이 악화된 것은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비광군의 섬유 회사는 주문이 40% 감소하고 지불 조건이 두 배로 늘어났다.

◇ "신뢰 붕괴가 더 큰 위기"... 전문가 경고

샤오이는 중국의 기업가들이 과잉 규제와 예측할 수 없는 정책 변화의 환경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혹한 환경 벌금, 계좌 동결, 자의적인 감사는 하룻밤 사이에 기업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법적 감독 없이 개인을 구금할 수 있는 반부패 감시 기관의 권한이라고 샤오이는 지적했다. 왕 회장이 자백하도록 강압하고 누가 누구와 연결돼 있는지 '돈의 흐름'을 파악하려고 변호사도 없이 홀로 감금된 것"이라고 그는 전했다.

샤오이에 따르면 붕괴한 많은 회사는 선불, 연쇄 금융 및 개인 보증을 통해 신뢰 의존 모델로 운영됐다. 그 신뢰가 사라지면 시스템은 붕괴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Liangjiaju Building Materials의 경우 고객이 환불을 요구하고 공급업체가 항의했으며 직원들이 도망쳤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중국 법률에는 민간 기업에 대한 의미 있는 파산 보호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조직 개편 사건은 법원, 특히 자산 경량 기업의 경우 기각된다고 그는 분석했다. 회사가 무너지면 창업자의 개인적, 재정적 자유는 사라진다고 샤오이는 설명했다. 그들은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감시되고, 배척당하며, 두 번째 기회의 선택권이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샤오이는 중국의 온라인 담론을 관찰한 결과, 쩡의 죽음은 "정직하게 사업을 하는 것"의 실패로 여겨졌다고 전했다. 보류 중인 프로젝트를 완료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채권자들에 압도당했다고 그는 분석했다. 샤오이는 "그의 이야기는 오늘날 중국에서 믿음이 얼마나 쉽게 공격의 도구로 쓰일 수 있는지, 그리고 개인의 평판이 얼마나 빨리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왕의 경우, 대중은 그가 구금 기간 동안 지역 공무원과 재계 인사 간의 공모에 대한 민감한 정보를 공개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고 샤오이는 전했다. 그는 "왕의 세간의 이목을 끄는 추락은 비즈니스가 정치적 위험과 충돌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경고가 됐다"고 분석했다.

샤오이는 비씨, 류씨, 쩡씨, 왕씨의 죽음이 고립된 비극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는 시장 축소, 정책 예측 불가능성, 금융 배제, 사회 계약 붕괴 사이에 갇혀 있는 중국의 민간 기업가들에게 가해지는 압력이 커지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