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 3050억 보상금 수령…"역사상 최악 세금 낭비" 정치권 공방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국영 철도공사 키위레일(KiwiRail)은 현대미포조선과 체결한 아이렉스(iReX) 페리 프로젝트 종료를 위해 1억4400만 달러(약 2000억 원)의 최종 합의금을 지급했다고 제이슨 데일(Jason Dale) 최고재무책임자가 밝혔다. 이전 지급금액을 포함해 현대미포조선이 받은 총 보상금은 2억2200만 달러에 이른다.
◇ 5억5100만 달러 계약, 정치적 결정으로 파기
아이렉스 프로젝트는 키위레일의 노후 인터아일랜더(Interislander) 함대를 대체하기 위해 2021년 시작됐다. 현대미포조선은 당시 5억5100만 달러(약 7600억 원) 규모로 두 척의 대형 철도연계 페리 건조 계약을 체결했으며, 각각 2025년과 2026년 인도 예정이었다.
이 계약에는 웰링턴과 픽턴 항만의 주요 인프라 업그레이드도 포함되어 있었다. 새 페리는 승객 1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선박으로 뉴질랜드 북섬과 남섬을 연결하는 핵심 교통수단 역할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뉴질랜드 연립정부는 지난 2023년 12월 이 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윈스턴 피터스(Winston Peters) 철도부 장관은 "재무부가 페리 관련 비용과 항만 업그레이드 필요성에 대해 경고했다"며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계약 취소 과정에서 외교적 결례도 발생했다. 뉴질랜드 정부가 공식 발표 1시간 전 문자메시지 2통으로만 한국 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 총 6억7100만 달러 청산비용 확정
전체 아이렉스 프로젝트의 최종 비용은 6억7100만 달러(약 9300억 원)에 달한다고 키위레일이 발표했다. 이는 현대미포조선 보상금 2억2200만 달러 외에 항만 인프라 업그레이드와 프로젝트 관리비, 프로젝트 종료 비용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피터스 장관은 "프로젝트 아이렉스 취소 결정은 현대자동차에 대한 반영이 아니었기 때문에 1억4400만 달러의 최종 합의금은 공정하다"며 "현대자동차와 글로벌 공급업체가 부담하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초 약 3억 달러(약 4100억 원)가 아이렉스 약정 종료 비용으로 마련되었으나 실제 지급 비용이 낮아짐에 따라 다른 정부 프로젝트에 더 많은 자금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피터스 장관은 또한 "파멸론자들은 계약을 취소하면 납세자에게 5억5100만 달러의 계약 가치 전액이 손실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들은 2021년 승인 당시 14억5000만 달러(약 2조 원)에서 2023년에는 40억 달러(약 5조5600억 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프로젝트를 받아들인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 여야 정치권 책임공방 격화
니콜라 윌리스(Nicola Willis) 재무장관은 "이번 합의가 이전 정부의 왕실 장부 관리 부실에 대한 또 다른 안타까운 장을 끝냈다"며 "충분한 항만 인프라 고려 없이 두 척의 대형 새 페리 구입을 계약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프로젝트 비용이 취소될 때까지 "거의 4배로 늘어났다"며 "어떤 정부도 2023년 총선 이후처럼 당선되면 주요 인프라 프로그램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폭발에 대해 통보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윌리스 장관은 "저렴한 가격으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쿡 해협 서비스를 보장할 수 있는 보다 실용적인 솔루션이 마련되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반면 노동당 교통 대변인 탕기 우티케레(Tangi Utikere)는 "인터아일랜더 페리에 대한 이전 계약 취소는 니콜라 윌리스 재무장관의 끔찍한 의사 결정"이라며 "1억4400만 달러의 해약 수수료는 이미 현대차에 지불된 금액에 더해 내셔널이 쏟아부은 납세자의 돈이 2억2200만 달러로 늘어났다"고 반박했다.
우티케레는 "총리와 윌리스가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며 "그들이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고 낭비한 납세자의 돈은 그들이 무언가를 감당할 수 없다고 말할 때마다 조롱을 한다"고 비난했다.
녹색당 공동 대표 교통 대변인 줄리 앤 겐터(Julie Anne Genter)도 "현대 페리 계약 탈퇴는 연립정부의 낭비와 단기적 사고를 보여준다"며 "이 무책임한 정부가 아니었다면 내년까지 새로운 페리를 갖게 되었을 것이고 중요 인프라에 지출할 수 있는 수백만 달러가 남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겐터는 두 척의 새로운 철도 지원 페리에 대한 5억5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이 "뉴질랜드가 서명한 최고의 계약 중 하나"라며 "이 연립정부는 그것을 찢어버렸고 장단기적으로 우리를 더 나쁘게 만드는 협정에 서명하도록 강요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뉴질랜드 정부는 페리 홀딩스(Ferry Holdings Ltd)를 설립해 2029년까지 두 척의 새로운 페리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새 페리는 길이 약 200미터, 폭 28미터로 승객 1,5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승용차와 트럭, 철도 화차를 수송할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중형선박 건조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 석유화학제품운반선, 컨테이너운반선, 액화가스운반선, 자동차운반선, 카페리 등 다양한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