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디 미니미스(de minimis)’ 면세 제도를 전면 중단하면서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뿐 아니라 미국 내 대기업까지 연쇄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마켓워치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디 미니미스’는 미화 800달러(약 112만 원) 이하의 수입품에 관세를 면제해주는 제도로 지난 10여 년간 국제 전자상거래 성장의 핵심 축이었다.
이 제도를 통해 해외 저가 상품이 미국 내로 자유롭게 유입되면서 쉬인·테무 같은 중국계 패션·생활용품 플랫폼이 급성장했고 중소업체들도 물류비용 절감 효과를 누렸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봄 중국과 홍콩에서 들어오는 상품에 대해 먼저 면세 혜택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달 말부터는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들어오는 수입품에 대해 제도를 전면 중단했다. 이로 인해 미국 내 소규모 온라인 판매자뿐 아니라 루루레몬 애슬레티카 같은 의류 브랜드, 글로벌 물류 대기업 페덱스와 UPS까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실제로 업계 전반에서는 비용 증가와 통관 지연이 발생하고 있으며 공급망 운영에도 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조치로 인해 올해 페덱스와 UPS의 연말 항공 물류 성수기가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서는 “디 미니미스 종료가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국제 물류망의 효율성을 떨어뜨려 ‘부진한 항공 물류 성수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 내 소비자들은 해외 직구 제품을 구매할 때 추가적인 관세와 배송 지연을 감수해야 하며 이는 전자상거래 시장 전반의 성장세를 둔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저가 상품뿐 아니라 중견·대형 브랜드 제품까지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어 장기적으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켓워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가 국제 전자상거래뿐 아니라 미국 내 유통·물류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단기적인 혼란은 불가피하고, 기업들은 새로운 비용 구조에 적응하기 위해 전략을 재정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