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1일 방송된 MBC주말극 '내딸 금사월' 43화 '나, 당신 같은 엄마 둔 적 없어'는 주말 늦은 저녁 시간을 1시간 내내 고성방가로 일관한 그야말로 소음 덩어리 그 자체였다.
물론 보금그룹을 빼앗기 위해 치매 걸린 장모를 화재로 사망하게 하고 장인 어른을 25년간 요양병원에 강제로 가둔 강만후의 죄가 가벼운 것은 아니지만 43화에서 신득예의 언행은 지난 25년간이나 왜 참아왔는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는 극적인 효과를 노린 것일 수는 있겠지만 보는 내내 시청자들은 불편했다.
금사월 역시 시청자들만큼 혼돈스럽기는 마찬가지. 시종일관 멍한 표정으로 감정을 추스르지를 못했다.
강제로 결혼식장에서 끌려나온 사월은 득예와 같이 차를 다고 가다가 도중에 내리고 길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오열하는가 하면, 뒤늦게 찾아온 친아버지 오민호(박상원 분)에게 "나한테 엄마는 오직 한사람 한지혜 한 분뿐인데 더 이상 그분 얼굴을 뵐 수 없다"며 부둥켜 안고 흐느꼈다. 오민호는 그동안 친딸을 몰라보고 구박해서 미안하다고 용서를 빌었다.
오민호가 "엄마(한지혜·도지원 분)가 널 기다리고 있다. 집으로 가자"고 하자 사월은 "제가 아줌마 얼굴을 어떻게 봐요. 전 염치 없어서 더 이상 못가요"라며 오열하다가 갑자기 "아빠. 저 왜 태어났어요"라며 거리로 뛰쳐나가다 마주 오는 트럭과 부딪혀 교통사고가 난다.
한편 병원을 나서던 득예는 한지혜와 마주친다. 지혜는 "니가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와. 사월이한테 그 정도 상처 줬으면 됐지 아직도 부족한 거니"라고 따지고 이에 득예는 "내가 너한테는 못할 짓을 했다"며 무릎을 꿇고 빈다.
그러자 지혜는 "낳기만 했다고 엄마니? 진짜 엄마는 자기 자신이 찢기고 골반이 썩어도 자기 자식이 괴로워하는 것은 차마 못 보는 법이야. 너 같이 무섭고 이기적인 사람은 엄마 아니야. 신득예. 나는 널 절대 용서 안 할 거야. 내 딸 사월이한테 상처준 거 절대 용서 못해. 니 복수에 내 딸까지 끌어들이지 마. 내 딸 너한테 절대 못주니까"라고 소리치고 돌아선다.
한편 신득예와 오월(송하윤 분)이 친아버지 주기황은 둘이 손을 잡고 강만후의 자금줄을 죈다. 결국 돌아오는 만기 어음을 막지 못한 강만후는 부도가 나고 살던 집에서도 쫓겨나고 온 가족의 카드까지 다 정지당하는 상태에 이른다.
방송 말미에 득예는 주기황을 오월이 사고 현장으로 데리고 온다. 강만후는 오월이를 밀쳤던 바로 그 사고 현장에 서고 득예는 그런 그에게 다가가 "이홍도(오월·송하윤 분) 떨어트린 자리에 다시 선 기분이 어때"라며 다가가 그의 목을 죈다.
복수로 인한 비극만이 충만한 상황에서 어떻게 새롭게 꿈의 집을 그려나가려는지 작가의 의도가 궁금하다.
MBC 주말극 '내딸 금사월'(연출 백호민·이재진, 극본 김순옥)은 토·일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김성은 기자 jade.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