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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경제, '중국 리스크'로 추락…경쟁 밀려 채산성 날로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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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경제, '중국 리스크'로 추락…경쟁 밀려 채산성 날로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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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조은주 기자] 대만 경제가 이른바 '중국 리스크'로 추락하고 있다. 주력 분야인 정보기술(IT) 제품 수출이 중국 경기 둔화로 줄어들면서 2016년 1분기(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은 전년 동기 대비 0.84% 감소,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또 기술력으로 무장한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고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제품 차별화를 주문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대만행정원 주계총처(통계청)의 왕슈주안 전문위원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열린 GDP 발표 기자회견에서 "세계 시장 수요가 부진하고, 특히 대륙(중국) 수출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만 GDP 총액에서 수출히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약 70%. 이 신문은 1분기 수출이 6년 만에 최저치(3.93% 감소)를 기록한 게 마이너스 성장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 기간동안 기업 설비 투자가 늘지 않아 투자와 주식 등 자본 형성이 전년 동기대비 2.48% 하락했다. 다만 올해 초 추위로 방한 도구 등 의류 판매가 늘면서 민간 소비는 1.84 % 늘었다.

대만은 지난해 총 수출 중 약 40%는 중국(홍콩 포함)이었다. 중국 공장들은 대만의 부품으로 스마트폰이나 PC를 제조해 전세계로 수출한다.

대만 경제는 이렇 듯 IT 기기용 부품과 부품 공급으로 성장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직격탄을 맞게 됐다. 여기에 중국 업체와의 경쟁은 대만 경제 악화에 '기름을 쏟아부은 격'이 됐다.

왕 위원은 수출 부진의 배경으로 '붉은 공급망'의 영향을 강조했다. 중국이 거국적으로 제조업 기술력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대륙의 '공급망 자주화(自主化)'에서 대만 기업이 배제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왕 위원은 그 예로 최근 잇따라 악화되고 있는 대만 IT기업의 실적을 제시했다.

스마트폰이나 TV 액정 패널을 제조하는 AUO는 올해 1분기 연결 영업 이익이 50억 대만 달러(약 176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90억 대만 달러(약 3177억 원) 흑자와 상반된 수치다.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의 판매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 신문은 현지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서 채산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AUO 측 관계자는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차별화하지 못하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위기감을 나타냈다.

스마트폰용 터치 패널 제조업체인 TPK도 중국의 공세에 밀려 1분기 매출이 30% 줄어들어 적자를 봤다.

하지만 반도체 부품 등의 재고 조정이 진행되면서 4월 이후부터는 서서히 회복할 것이란 견해도 나오고 있다. 대만 주요 싱크탱크인 중화경제연구원은 2016년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이 1.36 % 증가할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만 만일 이 시나리오대로 대만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2008년 리먼 쇼크 이후 지난해(0.75% 성장)에 이어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 IT 수요로 금융 위기 이후 성장 유지해온 대만 경제가 구조 전환이 필요한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은주 기자 ej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