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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3차 TV토론] 승패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접전 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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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3차 TV토론] 승패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접전 주’는?

한국시각 20일 오전 10시 힐러리와 트럼프의 마지막 TV토론이 펼쳐지는 가운데 선거 결과를 결정할 접전 주에서도 힐러리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뉴시스
한국시각 20일 오전 10시 힐러리와 트럼프의 마지막 TV토론이 펼쳐지는 가운데 선거 결과를 결정할 접전 주에서도 힐러리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11월 8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국시각 20일 오전 10시부터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3차 TV토론이 시작됐다.

각 여론조사기관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미국 정치 전문 웹사이트 리얼클리어 폴리틱스가 각 여론조사기관의 결과를 통계 낸 자료에 따르면 20일 오전 현재 힐러리 48.9%, 트럼프 41.9%로 7%포인트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나흘간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이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클린턴이 48%의 지지율을 기록해 37%에 그친 트럼프를 11%포인트 앞섰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같은 날 공개한 새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4%포인트에 그쳤고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14일 발표한 지지율 조사 결과는 힐러리 지지율이 44%로 37%인 트럼프를 7%포인트 차로 리드했다.

결국 지지율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미국 언론들이 “이제 접전 주에서 얼마나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는 이유다.

미국은 유권자가 직접 투표하는 방식이 아니라 대통령을 뽑는 ‘538명의 선거인단’을 뽑아 대신 투표하는 ‘간접선거’ 방식으로 대통령을 선출한다. 국민이 선거인단을 뽑을 때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 선거인단인지 알고 투표하기 때문에 선거 결과는 사실상 11월 8일에 결정된다.

12월 19일이 공식 대통령 선거일임에도 불구하고 11월 8일을 ‘미국 대통령 선거일’이라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특히 한 주에서 이긴 후보가 그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 모두를 가져가는 ‘승자독식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선거인단이 많이 배정된 큰 주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선거인단 숫자가 가장 많은 상위 6개 주는 캘리포니아 주(55명), 텍사스 주(38명), 뉴욕 주(29명), 플로리다 주(29명), 일리노이 주(20명), 펜실베이니아 주(20명)다.

◇ 접전 주 현황…여전히 민주당 힐러리 강세

6명의 선거인단이 할당된 ▲중서부 아이오와 주는 인구의 90% 이상을 백인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 후보자선거가 가장 먼저 진행되는 주로 알려져 있다.

2008년·2012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했지만 백인 저소득층을 비롯한 노동자층이 경제·고용정세 등에 불만을 표출하며 FTA 등 자유무역을 중단하고 자국민의 고용을 늘리겠다는 트럼프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

멕시코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히스패닉계 주민이 인구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서부 애리조나 주의 선거인단은 11명이다. 공화당이 강세를 보여 온 애리조나 주에서 이긴 민주당 후보는 1952년 대통령 선거 이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힐러리는 불법이민 노동자는 미국 경제에 공헌하고 있고 이민제도 자체를 개혁해야 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히스패닉계 여성을 중심으로 표심을 모으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만들어 1100만명에 달하는 불법이민자를 강제 송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이민정책에 불만을 가진 유권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중서부 위스콘신 주의 선거인단은 10명이며, 1988년 이후 대통령 선거에서 계속해서 민주당이 승리하고 있다.

위스콘신 주 최대 도시 밀워키는 과거 철강과 중공업 산업이 번창한 ‘러스트벨트’(rust belt)의 일부로, 트럼프는 노동자들에게 고용을 보장한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공화당 권력서열 1위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텃밭이기 때문에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트럼프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인구 1100만명으로 18명의 선거인단이 할당된 ▲중서부 오하이오 주는 인종 구성과 산업 분포가 골고루 배치돼 있어 ‘미국의 척도’라고 불리고 있다.

1964년 이후 대통령 선거에서 오하이오 주를 차지한 후보자가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있으며, 특히 공화당의 역대 대통령은 모두 오하이오 주에서 승리를 거두고 있어 “오하이오 주에서 떨어지면 당선은 불가능하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공화당은 올해 전국당대회를 오하이오 주에서 실시하는 등 두 후보 모두 오하이오 주를 핵심 주로 평가하고 현지 유세를 확대하는 등지지 확대를 꾀하고 있다.

▲서부 콜로라도 주는 9명의 선거인단이 할당돼 있으며 전통적으로 공화당에게 유리한 지역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하이테크 산업이 성장하면서 인구가 증가해 도심지역을 중심으로 무당파와 민주당 지지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중남미로부터 유입된 히스패닉계 주민이 20%를 넘어서 이들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승패의 열쇠를 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구의 70%가 백인인 ▲남부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15명의 선거인단이 할당돼 있으며 전통 보수 지역인 만큼 공화당이 유리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최근 금융 관련 기업이 증가하면서 미국 제2의 금융도시로 이름을 올렸고, 지난 2008년 선거에서 흑인 유권자층으로부터 지지를 모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는 28년 만에 승리를 거뒀다.

트럼프도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표심을 얻기 위해 현지 방문을 늘리거나 유세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힐러리를 지지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13명의 선거인이 할당된 ▲남부 버지니아 주는 수도인 워싱턴에 인접해 있어 정계 관계자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으며 흑인 인구도 20% 수준이다.

과거 대통령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강세를 보였지만 2008년 오바마 대통령 당선에 힘을 실으면서 양 당의 판세를 가늠하는 중요한 주로 떠올랐다.

버지니아 주는 팀 케인 민주당 부통령 후보의 텃밭이며 민주당 전 전국위원장이 주지사를 맡고 있어 힐러리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3번째로 많은 29명의 선거인단이 할당된 ▲남부 플로리다 주는 대통령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주다.

백인 부유층 거주율이 높고 관광지로도 유명하며 인구의 4분의 1을 중남미 출신 히스패닉계 유권자가 차지하고 있다.

트럼프는 플로리다 주에 리조트나 골프장을 경영하고 있어 지명도가 높지만, 최근 여론조사기관 지지율 조사 결과 힐러리가 트럼프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동부 펜실베이니아 주의 선거인단 수는 20명이며 기간산업인 기계나 전기·전자제품 등 제조업에 종사하는 백인 노동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노동조합의 영향력이 강한 펜실베니아 주는 최근까지는 민주당의 표밭이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양당의 승패를 좌우할 접전주로 주목받고 있다. FTA 등으로 미국의 제조업이 침체해 고용률이 하락했다고 생각하는 유권자가 많기 때문.

또한 빈부 격차가 큰 만큼 현 정권에 불만을 품고 있는 유권자가 많아 판세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 주목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선거에서 펜실베이니아 주가 선거 결과를 결정 짓는 핵심 주 중 하나가 될 가능성 높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두 후보 모두 펜실베이니아 주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현재 힐러리가 유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16명의 선거인단이 할당된 ▲중서부 미시간 주는 대통령 선거마다 민주당·공화당이 치열하게 접전하는 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지사를 비롯해 주 의회 상·하의원 모두 공화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는 제너럴모터스(GM)나 포드 등 자동차 업계의 본거지이지만 자동차 산업이 침체를 겪으면서 인구 유출이 이어져 2013년 재정 파탄을 선언하기도 했다.

2009년 14%를 넘어선 미시간 주의 실업률은 올 7월 4.5%로 대폭 개선됐지만 파트타임 근무 등 근무형태에 불만을 품고 있는 노동자가 많아 공화당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