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전문가들은 해외 사업의 성공 요건으로 상하공정의 균형, 현지 수요산업과의 연계 등의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26일 기업설명회에서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의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만들기 위해 하공정 설비 증설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생산하고 있는 슬래브와 후판만으로는 기반이 취약하다는 판단에서다.
동국제강, 포스코가 함께 지분을 투자한 CSP제철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상 사업 주도권을 가진 동국제강은 CSP제철소 건설과 함께 향후 하공정인 열연공장 증설에 대한 내부적인 검토와 중장기적인 밑그림을 마련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CSP제철소의 적자는 가동초기라는 점이 감안되고 있지만 슬래브 판매 사업만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동국제강의 경우 사용권한이 있는 160만 톤의 슬래브 중 100만 톤을 외부 판매로, 60만 톤은 국내 후판공장 가동을 위한 고급 소재로 사용할 계획이다. 글로벌 철강경기 부진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100만 톤의 판매에서 이익을 남기기는 쉽지 많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국내 조선업 몰락에 따라 후판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소재로 들여올 60만 톤의 슬래브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일지도 불투명한 국면이다. 하공정 증설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이유다.
◆ 미국 USP 실패 사례·일본 기업의 동남아 선점 등 현지 수요기반이 성패 좌우
해외 현지 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수요 기반 확보도 필수적인 요소로 인식된다. 일례로 동남아 시장은 사실상 신일철주금(NSSMC), JFE스틸 등 일본 철강사들의 텃밭으로 인식된다. 일본이 수십 년간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자동차 등의 수요 산업과 연계한 진출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아제강이 최근 미국 현지 강관사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확실한 수요와의 연결고리를 가져가야 할 것”이라며 “다수의 현지 강관사들이 부실에 빠져 있는 상태에서 수요 기반 마련이 없이는 성공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종혁 기자 jh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