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회가 미국의 국경조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환율조작국 이슈와는 달리 주식·채권·외환시장 등 금융시장 전반은 물론 실물 경기에도 커다란 파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경조정세가 도입되면 수입제품에 대한 세제혜택이 사라지며 미국 전체 수입품 중 26.7%와 20.3%를 차지하는 소비재와 산업재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소매업체와 수입업체들이 국경조정세 도입을 반대하고 해외 수출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제조업체들이 환영하는 이유다.
국내 산업의 경우 전체 대미 수출의 50%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무선통신기기·자동차부품·반도체 업계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대미 주요 수출품목 중 1위를 차지한 자동차의 경우 미국 내 판매가격이 약 8%(2500달러 수준)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기관 바움앤드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대수는 국경조정세 도입으로 200만 대 정도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경조정세 도입으로 국내 수출이 당장 큰 폭으로 둔화되지는 않겠지만 미-중 통상마찰 확대로 인한 간접적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미국이 국경조정세를 도입할 경우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연간 460억 달러(전체 상품 수출의 10%)가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우리나라 총 수출도 0.36% 동반 감소한다고 밝혔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