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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인 개발 게임 '점핑랜드' 출시 김석현 디렉터… "브레이브 존 2탄 내놓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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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인 개발 게임 '점핑랜드' 출시 김석현 디렉터… "브레이브 존 2탄 내놓을 것"

넥스트플로어 김석현 디렉터. 사진=넥스트플로어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넥스트플로어 김석현 디렉터. 사진=넥스트플로어 제공
[글로벌이코노믹 신진섭 기자] 지난달 23일 넥스트플로어가 요상한(?) 게임을 출시했다. 아기자기한 캐릭터가 점프하고 미끄러지고 떨어지는 모바일 캐주얼게임 ‘점핑랜드(Jumping Land)’다. ‘드래곤 플라이트’, ‘브레이브존’으로 유명한 김석현 디렉터가 1인 개발해 넥스트플로어 자사 독립 스튜디오 ‘지하연구소’ 이름을 달고 내놓았다.

아이템 루팅도, 갓챠도 없다. 돈을 2배 획득하게 해 주는 아이템이 1.09 달러에 판매되는 것이 과금요소 전부다. 클 만큼 큰 개발사가, 업력이 될 만큼 된 디렉터가, 이름도 수상한 ‘지하연구소’에서 게임계의 주류를 거슬러 오르는 연어 같은 게임을 내놓았다. 만나보지 않을 수 없었다.서울 서초구 반포동 넥스트 플로어 본사로 찾아갔다. 다음은 김석현 디렉터와의 1문 1답.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19년차 개발자이자 디자이너 김석현이다.

-언제, 어떻게 게임 업계에 들어왔는지?
원래는 애니메이터가 되고 싶었다. 어릴적부터 그림을 좋아해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장당 500원 하는 동화 아르바이트로 뛰어들려고 했었다. 그런데 부모님이 환쟁이는 굶어 죽기 십상이라고 만류하셨다. 한국사회에서 대학 졸업장이 있어야 한다고. 결국 애니메이션 학과로 대학에 입학했다. 대학교 2학년 때 PC통신 하다가 알게 된 친구가 추천을 해서 가마소프트에 취직에 됐고 그 길로 대학을 중퇴했다. 열정페이를 받으면서 일했다.(웃음)

-그럼 ‘점핑랜드’ 일러스트레이트도 직접 그린 건가?
그렇다. ‘브레이브 존’ 때도 그랬다. 개발자이이면서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하다. 원래 그림으로 시작했으니까.

김석현 디렉터가 개발한 캐쥬얼 모바일 게임 '점핑랜드'.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원터치 형식의 간편한 조작감이 특징이다.이미지 확대보기
김석현 디렉터가 개발한 캐쥬얼 모바일 게임 '점핑랜드'.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원터치 형식의 간편한 조작감이 특징이다.

-‘점핑랜드’ 개발 기간 얼마 정도인가.
개발자체는 3개월 정도 인데 구상은 4년 전부터 해왔다. 당시 유니티 엔진 배우면서 프로토 타입 형태로 만들어 뒀다. 그런데 3개월도 추산치인 것이 회사에서 진행한 게 아니라 일 끝나고 집에 가서 (점핑랜드) 개발했다. 틈틈이 개발한 시간을 합치면 3~4개월 정도 되지 않을까. 본업이 개발이지만 취미도 개발이다. 스탯을 한 곳에만 몰아 찍었다. 완성은 사실 작년에 됐는데 당시 담당하던 게임이 있어서 출시가 미뤄졌다.

-일을 싸가지고 가는데 집에서 가만 있었나.
아내도 개발자기 때문에 그 정도는 양해를 해 주는 편이다.

-1인 개발 쉽지 않다고 들었다.
쉽지 않다. 일단 기술적 어려움이 크다. UI(유저 인터페이스), 엔진, 스토리 등 하나하나 공부해가면서 만들어야 하니까. 비공식 프로젝트다 보니까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히면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렵다. 원래 구상에서 빠진 아이템이나 캐릭터도 있다. 처음에는 아이템 종류가 아홉 가지였는데 출시 때는 네 가지로 줄였다. 배경, 플랫폼에 진입하지 못하면 홍보가 어려운 점도 있다. 요즘엔 유니티 엔진이 프로그램 짜는데 굉장히 편리하게 구성돼 있고 개인에게는 거의 무료로 제공된다. 코딩은 쉬워졌는데 그림을 쉽게 그리는 툴은 없어서 최근에는 1인개발을 하는 아티스트가 늘어나는 추세인 거 같다.

-개발비용은?
매일 저녁 값 7000원에 최저임금을 계산하면 대충 나올 것 같다.

-전작 ‘브레이브 존’에 이어서 이번 작품도 SD캐릭터에 2D 방식이다.
엔진의 한계가 있다. 2D나 탑뷰방식으로 만들 수 있는데 현재 방식이 가장 만들기가 쉽다. 다른 방식을 사용하면 다른 각도를 일일이 다 그려줘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데스티니 차일드’ 류의 길쭉길쭉한 캐릭터를 선호한다. 그런데 혼자 다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SD캐릭터를 사용하게 된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에 ‘런 게임’이 많이 나와있는데 ‘점핑랜드’는 어떤 차별점 두려고 했나.
게임성 자체가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점프로 뛰어넘는 조작을 중심에 둔 게임은 아직 많이 없었던 것 같다. 징검다리가 있고 게이지 조정해서 다리를 건너는 콘셉트가 가장 차별점이다.

-그런데 아기자기한 그래픽과는 달리 게임은 꽤 어렵다. 본인은 몇 점 받나.
사실 개발에 치여서 직접 게임을 해 볼 시간은 많지 않았다. 맨날 치트모드로만 해봐서. 한 700점은 받지 않을까 싶다.

-정확히 착지하지 않으면 추락하는 충돌 시스템이 유저들에게 너무 가혹한 것 아닌가. 특별히 이렇게 만든 이유가 있나?
슈퍼 마리오 시리즈를 굉장히 좋아한다. 접근하기는 쉬운데 마스터하기 어려운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오기가 생기게 하는 난이도가 좋다.

-추후 업데이트 예정은 없는지.
현재까진 없다. 몸이 한계인 것도 있고 영화처럼 게임에도 완결성을 중시하는 편이다.

-현재 즐기고 있는 게임이나 기대작이 있는지.
현재는 '캔디 크러쉬' 말고는 하는 게임이 없다. 기대하는 게임은 없는 거 같다. 시장 트렌드가 너무 상업화돼 있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 즐겼던 게임을 돌아보면 엔딩까지 깨면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 게임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게임 시장이 상업성 위주로 획일화되지 않냐는 안타까움이 있다. 저는 운 좋게도 성과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게임을 만들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사장님들이 제일 싫어하는 인재 아니겠느냐, 돈 못 버는 게임 만드는 사람.(웃음)

모바일게임 '브레이브존'에 깜짝 등장하는 개발자 캐릭터. 이정도면 거의 실사 수준?이미지 확대보기
모바일게임 '브레이브존'에 깜짝 등장하는 개발자 캐릭터. 이정도면 거의 실사 수준?

-계속 1인 개발 할 계획 있는지.
‘브레이브’ 시리즈 2탄을 계획 중이다. ‘브레이브 존’과는 다르게 3D 모델링 작업을 거칠 예정이다. 좀 규모있게. 제작기간은 2년 정도 잡고 있다. 이름은 아직 정해놓진 않았는데 캐릭터 생긴 게 딱 ‘철수’다. 브레이브 철수, 이런 느낌이다.

-과금방식은 어떻게 할 생각인지. ‘브레이브 존’의 경우는 게임 중간에 인앱으로 결제하는 방식이라 유저들이 당황하기도 했다.
1편은 실패한 과금 구조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유료 게임을 좋아한다. 깔끔하게 얼마를 지불하고 끝까지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2탄을 출시하려고 계획중이다. 한 때는 개인적으로 무료게임 자체를 안했다. 무료게임은 게임 중간에 인앱 결제 시스템이 들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점핑랜드’ 유저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기존에 없던 게임이고 새로운 유형의 게임이다. 많이들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