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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지금은 IP 시대②] IP공룡의 탄생… 사들이거나 발굴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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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지금은 IP 시대②] IP공룡의 탄생… 사들이거나 발굴하거나

[글로벌이코노믹 신진섭 기자] 올해 국내 게임 업계의 흐름은 ‘IP(지적재산권)’ 한 글자로 요약 가능하다. 국내 매출 상위권 게임 대부분은 기존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해외 유명 IP를 수입하거나 유명 IP 게임을 퍼블리싱 하는 전략도 눈에 띈다. IP 몰두 현상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목격된다. 전 세계 게임업계가 IP에 집중하는 원인을 분석해 보고 효과적인 성공 전략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해외에서도 IP게임 열풍은 거세다. 전통적인 게임사 뿐 아니라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회사 등도 게임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거대 게임사는 막대한 자본을 활용해 유명 IP 수집에 나서고 있다.

겨울왕국 IP를 이용한 디즈니의 퍼즐게임 '프리 폴'. 간편한 게임성에도 수차례 구글 플레이와 iOS 인기순위에 올랐다.이미지 확대보기
겨울왕국 IP를 이용한 디즈니의 퍼즐게임 '프리 폴'. 간편한 게임성에도 수차례 구글 플레이와 iOS 인기순위에 올랐다.

◇OSMU(원소스멀티유즈) 전략으로 시너지 만드는 디즈니
디즈니는 2006년 74억 달러에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2009년 42억 달러에 마블 스튜디오를, 2012년 41억 달러에 루카스 필름을 인수하며 명실상부한 거대 IP공룡으로 자리잡았다. 게임사업을 담당하는 '디즈니 인터랙티브'를 통해 IP를 판매하거나 직접 게임 개발에 나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한국 콘텐츠진흥원은 7월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조사에서 "디즈니는 최근 자사의 여러 IP를 활용할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을 통해 저 연령층 이용자들을 확보했으며 새로운애니메이션이 개봉할 시 기존 모바일게임에 캐릭터를추가하거나 일러스트를 추가하는 등 꾸준한 유지 보수를통해 인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채로운 자사 IP를 활용할 수 있는 캐쥬얼 장르 위주의 라인업을 가져가고 영화, 애니메이션 등의 출시에 발맞춰 업데이트를 진행해 다양한 플랫폼 콘텐츠의 시너지를 노리는 것이 디즈니의 전략이다. 2015년 모바일게임 관련 컨설팅 기업인 ‘센서 타워 (Sensor Tower)’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화 ‘스타워즈:깨어난 포스’ 개봉 전후로 ‘스타워즈’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의 수익과 다운로드 수가 크게 증가했다.

텐센트 MOBA(적진점령게임) 왕자영요. 국내에는 '펜타스톰'이라는 이름으로 넷마블게임즈가 퍼블리싱하고 있다.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올해 전세계 게임 중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둬드린 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확대보기
텐센트 MOBA(적진점령게임) 왕자영요. 국내에는 '펜타스톰'이라는 이름으로 넷마블게임즈가 퍼블리싱하고 있다.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올해 전세계 게임 중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둬드린 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IP 사들이는 아시아 시총 1위 텐센트

중국의 '게임공룡' 텐센트는 유명 IP 소유 회사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텐센트의 시가 총액은 8일 기준 3조450억 홍콩달러(약 439조8200억원)으로 아시아 기업 중 시가총액 1위다.

텐센트는 2011년 4월 '리그오브레전드' 개발사 라이엇 게임즈를 약 4억 달러에 인수했다. 인기 게임 '클래시 로얄' 개발사 슈퍼셀도 텐센트의 소유다. 또 ‘오버워치’, ‘스타크래프트’ 등을 개발한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지분 약 12%를 확보한 상태다. 게임 엔진 '언리얼 엔진'을 개발한 에픽 게임즈의 지분 약 절반도 텐센트 소유다. 현재 텐센트는 '앵그리버드' 개발사 로미오의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자금은 약 30억 달러(약 3조4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텐센트가 개발한 모바일 MOBA(적진점령게임) '왕자영요'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모바일게임으로 꼽힌다. '왕자영요' 올해 1분기 매출은 최대 60억 위안(약 1조 원)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출시 당시 일각에서는 '리그오브레전드'와 게임성이 지나치게 흡사하다며 표절 시비가 있었지만 이미 라이엇게임즈를 소유한 텐센트에게는 의미없는 지적이었다.

자체 개발 게임 뿐 아니라 유명 IP게임을 퍼블리싱 하면서도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대한민국 개발사 스마일게이트에서 제작한 크로스파이어를 서비스하면서 연간 1조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다고 알려졌다. 이밖에 조이시티의 농구게임 ‘프리스타일’, 넥슨 ‘던전앤파이터’를 중국에 퍼블리싱 하며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다수 IP를 소유한 해외 거대 게임사에 국내 게임사들이 종속 관계에 놓일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명 IP를 소유하지 못한 게임사 입장에서는 IP 계약을 통해서 로열티를 지불하고 게임을 출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럴 경우 업데이트나 게임 콘텐츠 면에서 IP 소유자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체 IP를 개발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시장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소규모 개발사의 경우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