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온라인'이란 알을 깨고 있는 엔씨소프트
이미지 확대보기그런 면에서 엔씨소프트의 최근 행보는 확실히 이상하다. 게임 개발이란 본래 영역을 넘어 e스포츠, 뮤지컬, 웹툰, 콘서트 등 문화 행사를 다채롭게 진행하고 있다.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수익성으로 돌아오는 사업 영역이 아니다. 하루에 60억원 이상을 벌어들인다는 효자 ‘리니지M’이 버티고 있는데 엔씨가 문화 행사에 몰두하는 이유는 뭘까.
엔씨의 행보를 읽는 열쇠말은 ‘즐거움’이다. 게임이란 콘텐츠의 한계와 온라인이란 플랫폼을 넘어 새로운 즐거움을 발굴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최근 엔씨의 사업방향은 블리자드 보다 마블이나 디즈니와 가까워 보인다. 자사 IP(지적재산권) 융성에 온 힘을 쏟고 있다는 뜻이다.
이미지 확대보기◇‘블레이드 소울’의 e스포츠화… 장기적 관점에서 IP강화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월드 챔피언십은 참가 지역이 작년 4개에서 올해 9개로 대폭 늘어나 더욱 치열한 국가대항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업계는 게임의 e스포츠화를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게임 생명력 확보 관점에서 접근하는 사업으로 평가한다. 엔씨의 ‘월드 챔피언십’도 블레이드소울 IP을 강화하기 위한 행사로 해석된다.
지난해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아이돌 가수인 EXO-CBX(엑소-첸백시)와 레드벨벳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게임 OST를 재해석한 ‘N-POP’을 발표했다. 또 지난 2015년에는 블레이드 소울 게임 캐릭터 진서연을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공연 ‘묵화마녀 진서연’을 선보였다.
이미지 확대보기◇엔씨 어벤저스 ‘MXM’에 웹툰까지… IP 강화 ‘되먹임구조’
엔씨 캐릭터들의 가치가 높아질수록 게임성이 좋아지고, MXM을 즐기는 유저들은 자연스럽게 엔씨의 캐릭터들에 관심을 갖게 되는 ‘되먹임구조’를 갖고 있다. 향후 ‘월드 챔피언십’ 라인업에 MXM이 추가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난 8월 엔씨는 MXM에 등장한 캐릭터를 활용한 모바일퍼즐게임 ‘아라미 퍼즐벤처’를 전 세계 140여개 국에 출시했다. ‘아라미’는 엔씨소프트 만화 플랫폼 엔씨코믹스 웹툰 ‘엄마, 나 그리고 꼬미’에 등장한 캐릭터다. 엔씨소프트는 웹툰을 세계 시장에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 엔씨코믹스 누적 페이지 뷰는 1억5000만회에 달한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팝 컬쳐 페스티벌 ‘코믹콘 서울 2017’에 부스를 열고 리니지 IP를 활용한 가상현실 만화 ‘데스나이트 VR’을 공개했다. 대형 데스나이트 피규어가 부스 방문객들을 반겼고 2층에는 ‘엄마, 나 그리고 꼬미’ 속 아라미의 방을 실제로 구현해 눈길을 끌었다. 길게 늘어선 줄에 엔씨소프트 관계자들도 ‘기대 이상’이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이미지 확대보기◇‘피버페스티벌’, 서울의 심장에서 문화왕국 엔씨를 알리다
월드 챔피언십 다음날인 오는 30일 엔씨소프트는 서울광장에서 문화공연 ‘피버페스티벌(FEVER FESTIVAL)’을 개최한다.
라인업은 그야말로 초호화다. 워너원, 레드벨벳, 하이라이트, 러블리즈, 싸이, 도끼&더 콰이엇, 넉살, 볼빨간 사춘기, 신현희와 김루트, 블랙핑크, 플루토 등 총 11팀의 아티스트가 참여한다. 참가 가수 개런티만 수십억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참가비는 무료다.
피버페스티벌은 엔씨소프트의 대중성 확보 전략의 정점에 있다. 게임에 친숙하지 않은 대중들에게 엔씨소프트를 알리고 ‘문화’의 향기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행사 현장에서는 아티스트(11팀 중 7팀)가 협력해 만든 ‘피버 뮤직’도 공개된다. 피버 뮤직은 ‘즐거움으로 세상을 연결한다’는 엔씨의 기업 이념으로 제작한 음원이다. 1985년 마이클잭슨 등 미국 팝스타 45명이 모여 부른 ‘우리는 세계’라는 곡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마이클잭슨이 노래로 세계평화를 말했듯이 엔씨는 문화왕국으로서의 부상을 노래로 표현할 것으로 보인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청춘의 방황과 고민을 담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의 한 구절이다. 문화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엔씨소프트의 시도는 분명 그동안 한국 게임기업에서 보기 어려웠던 것이다. 아브락사스는 다양한 가치를 융합하는 신성으로 해석된다. 과연 엔씨도 게임과 문화를 융합해 한국게임사(史)에 새 지평을 열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