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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한화솔루션 2.4조 유상증자 제동…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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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한화솔루션 2.4조 유상증자 제동…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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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준범 기자
한화솔루션이 ‘자금 조달’이라는 명분 아래 단행한 2조 4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결국 최악의 악수(惡手)가 되어 돌아왔다.

금융감독원의 강력한 제동과 소액주주들의 유례없는 집단행동은 단순한 반발을 넘어, 현 경영진의 독단적 의사결정과 시장 소통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금감원은 9일 한화솔루션이 지난 26일 제출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공시했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 심사 결과 형식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거나 중요사항에 관한 기재가 누락·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판단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 ‘거짓 해명’과 ‘기습 증자’
사태의 발단은 주주 가치를 무시한 ‘기습 발표’였다. 채무 상환을 위해 주주들의 주머니를 털겠다고 공표한 날, 주가는 18.22% 폭락하며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경영진의 태도 역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원영 CFO는 분노한 주주들 앞에서 "금감원과 사전에 교감했다"며 위기를 모면하려다 당국으로부터 공식적인 ‘면박’을 당했다. 금감원이 "사전 조율은 전혀 없다"며 즉각 반박에 나선 것은 한화솔루션 경영진이 시장뿐만 아니라 감독 당국까지 기만하려 했음을 여실히 드러낸다.

■ 금감원의 ‘레드카드’

금감원이 내린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는 사실상 행정적인 절차를 넘어선 ‘레드카드’다. 신고서의 형식 요건 미비와 기재 누락을 이유로 들었지만, 본질은 "투자자에게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무리한 증자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다.

발행 절차 전반이 ‘올스톱’된 현 상황은 한화솔루션 경영진이 재무 구조 개선이라는 명분에만 매몰되어, 상장사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법적·윤리적 절차를 얼마나 경시했는지 보여준다.
■ "더는 못 참는다"…소액주주, 경영권 흔드는 ‘실력 행사’

이번 사태의 가장 뼈아픈 대목은 소액주주들의 ‘각성’이다. 과거처럼 주가 폭락을 보고만 있지 않고, 단기간에 결집률 3%를 확보하며 임시 주주총회 소집이라는 실력 행사에 나섰다.

이들이 추진하는 ‘사외이사 해임’과 ‘소액주주 측 임원 선임’은 단순한 항의가 아니라, 거수기로 전락한 이사회를 정조준하고 있다. "경영 실패에 따른 부채를 주주에게 전가하지 말라"는 이들의 외침은 한화솔루션이 직면한 가장 실존적인 위협이 되었다.

CFO 대기발령이라는 꼬리 자르기식 대응으로는 이미 돌아선 민심을 잡을 수 없다.

금감원의 정정 요구와 주주들의 집단 반발이 맞물린 현재, 한화솔루션이 선택할 길은 유상증자 규모의 대폭 축소나 철회 등 주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는 것뿐이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