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지폐에 영국 여왕을 제외하고 처음 등장하는 여성은 18세기 과학자 메리 서머빌(1780∼1872)이다. 서머빌은 천왕성의 궤도를 방해하는 가상의 행성에 대한 논문을 써서 해왕성 발견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19세기 초 프랑스 파리로 건나간 메리 서머빌은 얼마 전에 상영된 영화 ‘미스터 터너’에서 화가 터너에게 실험으로 과학현상을 설명해주던 존경받는 여성과학자였다. 기록의 달인으로 불리는 서머빌은 19세기 초 당시 프랑스에서 만난 다양한 과학자들에 대한 생생한 기록을 남겼다.
게다가 일반 여성들에게 바치는 과학개론서 ‘물리학의 통일성에 대하여’를 남겨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기도 했다. 그녀의 위대한 과학적 업적은 그녀의 이름을 딴 옥스퍼드 대학교의 서머빌 칼리지에서도 확인된다.
서머빌 칼리지 출신으로 우선 중병에 걸린 영국을 치유한 총리로 존경받는 마거릿 대처를 비롯해 인도 최초의 여성 총리인 인디라 간디, 그리고 여성으로서는 세 번째로 노벨 화학상(1964년)을 수상한 도러시 호지킨, 맨부커상 수상자인 아이리스 머독이 있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