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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자신' 깨달아야 이성과 감성 조화된 성숙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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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자신' 깨달아야 이성과 감성 조화된 성숙한 삶

[심리학자 한성열의 힐링마음산책(102회)] 영화 '굿 윌 헌팅'과 조화로운 삶

마음의 문 굳게 닫는다면
성숙한 삶 살아갈 수 없어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열고 영감주는
'영혼의 짝'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 1997년 개봉해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준 영화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을 다시 보았다. 남자 주인공 윌을 연기하는 배우 맷 데이먼(Matt Damon) 자신이 하버드대학교에 재학할 시절 한 문학관련 과목을 수강하면서 과제로 제출했던 단편소설을 후에 절친한 친구인 벤 애플렛(Ben Affleck)과 함께 만든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벤 애플렉 자신도 영화에서 윌의 가장 친한 친구인 처키로 나온다. 두 사람은 이 영화로 각각 스타덤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하는 영광도 안았다.

널리 알려진 영화이기에 줄거리를 길게 소개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윌(Will)은 수재들만이 다닐 수 있다는 명문 MIT 교수와 학생들도 풀기 어려운 문제를 단숨에 풀어내는 천재적인 두뇌와 재능을 가졌다. 하지만 어렸을 때 양아버지로부터 너무 심한 학대를 받은 결과 사람을 믿지 못하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채 살아가고 있다. 수학자인 램보 교수는 어떻게 해서든지 윌의 재능을 현실에서 발휘하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한다. 하지만 윌은 그의 마음을 거부한다. 램보 교수는 할 수 없이 한때는 친구이자 경쟁자였지만 지금은 마음속으로 실패자라고 경멸하고 있는 친구인 상담자 숀 교수에게 윌을 설득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숀 교수는 첫 만남에서 윌에게는 ‘신뢰심’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그것은 어렸을 때 양부에게 심한 학대를 당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윌은 진심을 줬다가 내팽개쳐지는 것이 두려워 항상 일정 선에서 관계를 닫아버리곤 했다. 천재 청년 윌의 화려한 언술과 엄청난 지식 뒤편에는 두려움에 떨고 있던 연약한 어린아이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숀은 윌을 이해하지 못하는 램보 교수에게 “왜 현실을 회피하고 아무도 못 믿을까? 그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버림받았기 때문이야.” 하고 설명해준다.
이 두 교수 외에도 윌의 주위에는 진정으로 윌을 사랑하는 어릴 때부터의 친구 처키와 하버드대학교에 다니는 여자친구 스카일라가 있다. 처키는 자신들과는 다른 뛰어난 재능을 가진 윌이 건설현장에 막노동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항상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 마음을 다음의 말로 전한다. “매일 아침 너희 집에 들러 널 깨우고 같이 외출해서 한껏 취하며 웃는 것도 좋아. 하지만 내 생애 최고의 날이 언젠지 알아? 내가 너희 집 골목에 들어서서 네 집 문을 두드려도 네가 없을 때야. 안녕이란 말도 작별의 말도 없이 네가 떠났을 때라고. 적어도 그 순간만은 행복할 거야.”

정말 친구 윌을 아끼는 이 마음은 노크를 해도 나오지 않는 윌이 떠났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짓는 표정에서 잘 나타난다. 그 표정은 한편으로는 당황하고 애석해하지만 동시에 잘 됐다고 느끼며 정말 행복한 미소를 띤 얼굴이었다. 친구들에게 내뱉는 한 마디 “집에 없어”에 윌에 대한 애정과 기대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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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굿 윌 헌팅'의 주인공 윌 역의 맷 데이먼(왼쪽)과 그의 상담자 숀 맥과이어 교수 역의 로빈 윌리엄스.
여자친구 스카일라는 윌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미래를 함께 하기 바란다. 하지만 사람의 진심을 믿지 못하는 윌은 스카일라의 사랑을 믿지 못하고 결국 그녀가 떠날까봐 두려워한다. 오히려 그런 마음을 그녀가 결국 떠날 것이라고 단정하면서 스카일라를 몰아붙인다. 이때 그런 그를 보며 그녀는 “두려워하는 건 너면서 괜히 내게 퍼붓지 마! 날 두려워하잖아, 내가 사랑해주지 않을까봐서. 나도 두려워. 하지만 노력은 해보고 싶어!” 하고 설득한다. 하지만 결국 윌은 떠나지 말라고 울면서 매달리는 그녀에게 “너를 사랑하지 않아”라고 매몰차게 내뱉으며 옷도 다 입지 않은 채 성급하게 그녀 곁을 떠난다. 공항에서까지 혹시 그가 올지 모른다고 기대했던 스카일라는 쓸쓸히 캘리포니아에 있는 의과대학으로 떠난다.

먼저 이 영화는 ‘성숙한 삶이란 어떤 것일까?’라는 질문을 하고 있다. 이 질문에 적합한 대답은 아마도 인간의 본성에 가장 부합한 삶을 사는 것이리라. 인간의 본성은 크게 이성과 감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어느 것을 포기해도 그것은 성숙한 삶이 아니다. 마치 지성만을 추구하는 수학교수 램보가 성숙하지 않은 것처럼. 또한 감성에만 젖어 자신의 능력을 허비하고 있는 상담자 숀 교수도 역시 성숙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이다. 감성은 억압하고 지성만을 극대화한 윌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이 영화에서 친구 처키와 여자친구 스카일라가 제일 성숙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바로 이성과 감성이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가려져있던 마음속의 두려움을 떨쳐낸 윌은 여자친구와 만나 더욱 성숙한 삶을 살아갈 것이다. 윌은 사랑을 얻은 다음에는 더욱 더 안정된 심리적 상태에서 자신의 지적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것이다. 성숙한 삶은 이성과 감성이 조화된 삶이다. 그런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지금까지 감추어져 있던 ‘자신’을 진정으로 깨달아야 한다. 이 영화의 백미는 그런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숀 교수가 진심어린 말로 윌에게 해주었던 말 “네 잘못이 아니야”에 잘 나타나 있다. 숀은 윌에게 이 말을 10번이나 해준다. 숀이 윌에게 해주었던 말은 “네가 버림받은 것은 네 잘못이 아니야. 그래서 네가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영혼의 짝을 내친 것도 네 잘못이 아니야.” 마침내 윌은 숀의 품에 안겨 울음을 터트린다. 그리고 숀은 마지막 충고를 한다. “네 마음(heart)을 따라가렴. 그럼 잘 될거야.”

다음으로 이 영화는 그렇다면 ‘성숙하게 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려준다. 이 영화는 상담자 숀의 말을 빌어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신뢰(trust)’라고 알려준다. “신뢰는 남녀 관계에서처럼 상담자와 내담자 사이에서도 필요하다. 내담자가 상담자를 믿어야만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다. 신뢰가 없다면 상담도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우리 모두는 나름의 아픔을 가지고 있다. 어렸을 적 부모에게서 받는 것이든, 선생님에게 받은 것이든, 또는 친구에게서 배우자에게서 심지어는 자식에게서 받은 상처도 있을 것이다. 그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또 다시 상처를 받을 것이 두려워 마음의 문을 닫는다면 우리는 성숙한 삶을 살 수 없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를 진정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영혼의 짝(soul mate)’이 필요하다. 그 영혼의 짝은 피상적인 관계를 맺거나 책에서 읽은 지식으로 이해하는 관계가 아니다. 숀은 “영혼의 짝이란 네 마음을 열고 영감을 주는 존재야”라고 윌에게 설명한다. 왜냐하면 그 누구에게도 속 시원히 말할 수 없었던 상처를 드러내고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짝이 없다면 상처받을까 두려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익숙하고 편한 친구들 사이에서 시시닥거리며 재능에 걸맞지 않은 생활을 하게 된다. 이런 친구들은 자신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친구 처키는 이런 윌의 모습을 보면서 “하지만 넌 지금 당첨된 복권을 깔고 앉아있어. 너무 겁이 많아 돈으로 못 바꾸는 꼴이라고. 바보 같은 짓이지. 너만큼 재주를 가질 수 있다면 난 뭐든 할거야. 여기 친구들도 마찬가지야. 여기서 20년이나 썩는 건 우리에 대한 모욕이야.”라고 말하면서 윌의 재능을 살려주려고 한다. 비록 윌만한 재능은 없고 지식이 없다고는 해도 사실은 처키가 윌보다 더 성숙한 모습이다.

이 영화에서 성숙해지는 것은 비단 윌 만이 아니다. 학문적 업적이 뛰어난 수학교수 램보도 겉으로 나타난 지적 재능만이 중요한 것으로 보고 쉬지 않고 몰아붙여 사회적 명성을 얻는 것이 성공하는 것인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사람의 마음 속에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아품을 보는 것을 불필요하게 생각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볼 줄 몰랐다. 그렇기 때문에 숀이 실패자라고 단정하고 속으로 경멸하고 있었다. 하지만 숀이 윌의 아픔을 치료해준 후 윌이 진정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숀을 찾아와 사과하며 두 사람은 화해한다.

동시에 진정으로 사랑했던 아내, 윌에게 자신있게 “그때 말을 걸지 않았으면 난 평생 후회했을 거다. 낸시와의 18년 결혼 생활도, 아내가 아파 6년이나 일을 그만 두었던 것도, 또 병상을 지켰던 2년도 난 후회하지 않아.”라고 말했던 아내가 죽은 후 그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쇠락한 집에서 외롭게 살고 있던 숀도 자신의 남은 생을 다시 설계하기 위해 인도와 중국 등지로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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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한성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국내 긍정심리학계의 최고 권위자로 미국심리학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 심리학이 문화의 영향력을 경시하는 것을 비판하고 인간 행동에 미치는 문화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특히 한 교수는 심리학 전공자가 이론보다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기업체, 대학, 교회 등을 찾아다니며 몸 건강 못지 않게 마음의 건강이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명의 심리학』이 있으며, 역서로는 『성공적 삶의 심리학』 『노년기의 의미와 즐거움』 『남자 나이 마흔이 된다는 것』 등이 있다. 경시하는 것을 비판하고 인간 행동에 미치는 문화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특히 한 교수는 심리학 전공자가 이론보다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기업체, 대학, 교회 등을 찾아다니며 몸 건강 못지 않게 마음의 건강이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명의 심리학』이 있으며, 역서로는 『성공적 삶의 심리학』 『노년기의 의미와 즐거움』 『남자 나이 마흔이 된다는 것』 등이 있다.
한성열 고려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