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 아드리아노신전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해 에마누엘레에 M.에마누엘레 로마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수상증서를 받고, 기념강연과 시낭송을 함께 했다.
고은 시인은 아담 자가예프스키(Adam Zagajewski, 폴란드), 하코보 코르티네스(Jacobo Cortines, 스페인), 캐롤 앤 더피(Carol Ann Duffy, 영국)에 이어 네번째 수상자이자 아시아 시인으로는 최초의 수상자가 됐다.
고은 시인은 수상기념 강연을 통해 "영광에 대한 자세에는 천진난만이 들어있는지 모릅니다. 나는 그런 다섯 살 아이의 어떤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어 고은 시인은 "나의 시는 첩첩이 고난을 견뎌온 한국어 속에서 태어났고 한국어는 거의 기적처럼 연면(連綿)이 이어와서 오늘에 이르렀다"며 한국어의 소중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고은 시인은 한국의 암울했던 근현대사를 이야기한 뒤 자신의 삶과 시에 대해 담담하게 풀어내고 자전적인 시 '어느 전기'를 낭독하며 수상기념 강연을 마무리했다.
고은 시인은 매년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돼 왔다. 하지만 영미권과 유럽권으로 대표되는 세계 문학계에 한국인이 설 자리는 주어지지 않았다. 때문에 노벨문학상이 정치적인 상이라는 비아냥도 들린다.
고은 시인은 스웨덴 문학상(2006), 캐나다 그리핀 트러스트상(2008), 이탈리아 국제시문학상(2014), 마케도니아 국제 시축제 황금화관상(2014) 등을 수상하며 이미 세계적인 시인의 반열에 올랐다.
노정용 기자 noja@